2021.03.05 (금)

  • 맑음동두천 16.2℃
  • 맑음강릉 19.2℃
  • 맑음서울 15.6℃
  • 구름조금대전 16.1℃
  • 구름조금대구 18.4℃
  • 구름조금울산 15.9℃
  • 흐림광주 19.0℃
  • 구름조금부산 15.9℃
  • 구름많음고창 16.2℃
  • 구름많음제주 12.7℃
  • 맑음강화 12.2℃
  • 맑음보은 16.0℃
  • 구름조금금산 16.3℃
  • 구름많음강진군 18.3℃
  • 맑음경주시 19.1℃
  • 구름많음거제 17.2℃
기상청 제공

[김종봉의 좋은 稅上] 기형적 권력의 정상화

(조세금융신문=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드라이브를 좋아한다. 그녀와의 소소한 대화는 이때 이루어진다. 아이들·친구들 동정, 가끔은 주변 사람이 궁금해한다는 세금 이야기며 동네 소식까지 다양하다. 어두운 밤에도 종종 시동을 건다. ‘캄캄해서 보이지도 않는데 뭐하러 나가냐’고 해도 ‘눈에 보이는 것만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고 억지를 부리면서. 웃으며 나갔다가 언성을 높이고 돌아오기 일쑤라도 그랬다.

 

“빈정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 들어봤죠?” “세상이 항상 옳고 그름에 따라 돌아가는 건 아니거든요.” “지난 30여 년과는 달리 앞으로 30년간은 내 뜻대로 살고 싶네요.” “….” 불편한 침묵으로 대화는 이어진다. 부부간 수준 높은 교양과 품위를 유지하면서 대화하기가 그리 쉬운가. 어느 주말의 오후,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더해진다. 그저 정면을 응시한 채 차는 속력을 높였다.

 

30년간의 중심축은 변함이 없었다. 하루의 시작과 멈춤, 가정일과 바깥일, 아이들 뒷바라지며 교육, 주말 일정, 가사노동, 역할분담 등에 있어서 내가 하지 않는 것은 모두 그녀의 몫이었다. 달리 반발도 없었다. 제대로 권력을 행사한 셈이다.

 

‘권력은 내가 원하는 대로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며,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에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로버트 그린의 <권력의 법칙>에서)이라고 믿었으니까. 지구상에 중력이 존재한다면 인간 세상사에 권력이 있다. 뉴턴의 사과나무 중력에서부터 블랙홀에 이르는 4차원 구조의 아인 슈타인 중력이 있는 것처럼 권력 또한 국가나 직장은 물론이고 작은 가정에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실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영원한 권력은 없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이라고 했다. 스멀스멀 사라져 갈 수도 있지만, 변화의 시류를 거스르게 되면 30년간 유지한 권력도 일순간 잃을 수 있다.

 

공직을 퇴사하고 새로운 직장을 얻으면서 가정에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 경제적 여유는 삶의 여유를 가져왔다. 삶의 여유로 생각과 행동에 변화가 왔다. 호르몬의 영향인지 목소리와 행동은 당당해졌다. 활동반경도 넓어졌다. 변화의 시그널은 서서히 현실화되었다.

 

어릴 적부터 술을 싫어했다. 대학을 가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불가피하게 술을 마셨지만, 제한적이었다. 언제부턴가 그녀는 집에서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참다 못해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러자 ‘음식인데 왜 가려야 하는지, 과음하는 것도 아닌데’라고 반문한다. 그렇게 싫어했지만 원하는 대로 가지 않았다. 지금은 냉장고 문을 열면 다양한 맥주가 눈에 들어온다.

 

가끔, 가정경제에 대해 물었다. 직업 특성상 대화가 길어지면 즉답이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 어느 순간, “그러면 통장하고 다 줄 테니 애들 학비, 아파트 관리비, 이자비용 등 알아서 이체하고 당신이 살림 한번 해 볼래요?”라고 끝내버린다.

 

그 이후 몇 차례 유사한 일이 벌어졌지만, 지금은 금기어가 되었다. 낯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극도로 꺼렸지만, 지금은 함께하는 모임이 생겼다. 남편 퇴근시 전화만 받으면 집으로 간다고 동네에서 5분대기조라 놀렸던 분들은 사라졌다. 집 청소며 식사 후 예의범절(?)도 달라졌다. 예전 같으면, 식사가 끝나면 식탁에서 몸만 빠져 나왔다. 지금은 식사 후 빈 그릇을 세척기로 옮기고 식탁을 닦는다. 그리고 소파에 기대어 TV 시청하는 것이 매뉴얼이었다면 지금은 그 시간에 종종 청소기를 돌린다.

 

새해가 밝았다. 되돌아보니 지녀서 오히려 짐이 되었던 것을 내려놓고 보니 홀가분하다. 과거의 기형적 권력관계가 정상화되었음일까. 이후 대다수의 일이 순조로워졌다. 빈정이 세상을 지배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당신은 나보다 나은 사람이야, 그리고 당신 곁에 있으면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되지.”(영화 <The Family Man>에서).

 

[프로필]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 법무법인 율촌(조세그룹 팀장)
 ‧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윤석열 총장은 배궁사영인가, 배궁용영인가?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전대미문의 기현상이 벌어져 전 국민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다름 아닌 현 정권에서 선임한 현직의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후보의 상위 순위를 차지하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인이 아닌 공무원이다. 그것도 일반적 공무원이 아니라 불법비위를 색출해 죄과를 묻는 일개 검사이다. 평생을 뼈속 깊이 형벌을 담당하는 일개 검사로 살아온 그가 뜬금없이 갑자기 국민들의 대권지지를 받는 기묘한 현상은 지구상 어느 나라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필자는 이를 다음의 상황에서 연출된 프리즘 현상이라고 본다. 어느 빛이 정삼각형프리즘을 통과하면 여러 색깔을 띤 빛으로 스펙트럼이 생긴다. 빛의 굴절로 인해 다른 모양으로 나타난다. 어느 빛이란 현 정권에서 벌어진 권력측근들의 여러 가지 의혹과 살아있는 현 정권을 향해 수사의 칼을 빼든 것, 이에 대응해 권력차원의 수사에 대한 압박 등의 상황이 어우러져 권력과 검찰총장간의 대척이 기묘하게 국민들의 흥미와 관심을 집중했던 상황을 얘기한다. 권력과 그 권력이 임명한 검찰총장간의 정의를 둘러싼 공박은 한편의 기가 막힌 영화같은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초대석] 황성훈 제10대 세무대학세무사회장 “비대면 교류 시스템으로 소통과 화합”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세무대학세무사회(이하 세세회)에 아이언맨이 나타났다. 영화 얘기가 아니다. 철인3종경기를 취미로 하는 황성훈 신임회장이 그 장본인이다. 트라이애슬론이라 불리는 철인3종경기는 수영, 사이클, 마라톤 세 종목을 휴식 없이 연이어 실시하는 경기다. 다른 어떤 운동 종목보다도 극기와 인내를 요구하고, 인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초 지구력 운동이다. 수영 3.8km, 사이클 180.2km, 그리고 마라톤이 42.195km로 전 구간 거리가 무려 226.195km다. 한 가지 종목을 완주하는 것도 이루기 어려운 목표일 텐데, 세 종목을 모두 뛴다는 것은 그야말로 철인이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다. 황성훈 회장은 철인3종경기에 입문한 지 10년도 채 안 되었지만, 전국대회에 출전해 50대 초반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현재 서울시 철인3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런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모임이 잘 이뤄지지 못했던 세세회에 변화의 물결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구리시에 자리한 세무법인 한맥을 찾아 황성훈 회장을 만났다. Q. 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당선소감을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죠? A.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