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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봉의 좋은 稅上]봄 그리고 새로운 봄을 기다리며

(조세금융신문=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금년 봄만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실감 난적 있었던가.

 

벚꽃 구경 한 번 못 갔으니 기다리던 그 꽃잎도 목이 빠져 낙화했으리. 거리에서 차안에서 벚꽃song에 홀려 흥얼대던 기억마저 가물가물.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마음의 곁은 내어달란다. 행여 잊힐까 봐.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자위하며 마른 목을 축이는 사장님과 확진자보다는 확찐자(살이 확 찐 사람을 의미)가 차라리 낫다는 사람들 틈으로 시퍼렇게 멍이 든 봄이 간다.

 

펜데믹(Pandemic, 감염병의 대유행)으로 일상이 바뀌고 있다.

사스(2003년)에 이어 신종플루(2009년) 그리고 2015년에는 메르스가 왔다. 올해(2020년)는 코로나19가 우리 앞을 가로막고 섰다. 다음 5~6년 후에는 또 무슨 일이 생길지.

 

3월에는 공적마스크 판매가 시작됐다. 어느 날의 점심시간에 사무실 근처 약국 앞에 줄을 서서 공적마스크를 구매한 적이 있다. 긴 행렬 속 누군가가 “드디어 MSK(마스크)가 BTS를 이겼네.”라는 소리에 함께 있던 이들이 머쓱하게 웃는다.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 단절을 의미하는 ‘2주간 격리’라는 주문도 생겨났다.

 

격했던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 시절도 아닌데 전국의 대학은 한 달 늦게 문을 열었고, 비대면 동영상 강의라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우리는 ‘코로나 학번’이란다. 모든 대학이 사이버대학화 되어 앞으로 SKY사이버대학 등으로 불릴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수업에 온라인 예배, 온라인 콘서트와 온라인 소비, 무관중 스포츠, 용어마저 낯선 웨비나(webinar, 웹으로 진행하는 세미나) 등 펜데믹이 가져온 언택츄어(Untact + Culture, 비대면 문화)는 사회 전반에 걸쳐 예상치 못한 변화를 몰고 왔다. 새로운 일상이다(New Normal).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몰고 올 것으로 예견하는 학자들이 나타났다. 그들 중에는 ‘병에 걸려 죽거나 굶어죽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취약국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부의 선제적 대응 등으로 코로나 대처 모범국가로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만, 정부의 노력으로 인명피해는 최소화되더라도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무엇보다 실물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니 ‘business as usual’(예전의 상황으로)로 언제쯤 되돌아갈 수 있을지. 상당수 중소·영세 사업자들에게는 월세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향후 정상화가 돼도 충격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코로나로부터 세무사 업계도 자유롭지 못하다. 당장 금년 3월 법인세 세무조정료에도 영향을 주었다. 지난해 실적으로 보수가 산정됨에도 보수를 조정해달라는 고객요청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5월과 6월에 종합소득세 신고 후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설상가상 연말쯤 가면 휴업이나 폐업으로 고객이 줄어들 것이라고 불안해한다. 장부 기장료를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사회구조가 체계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보니 한쪽이 기울어지면 도미노처럼 전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한편, 경기침체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이 예견되는 실정에서 세입예산 조달의 최일선에 있는 과세당국의 처지가 녹록지 않다. 올해의 세수가 예산대비 얼마큼 결손이 발생할 것인지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수보다, 어려운 기업 세정지원 이야기가 많다. 사업자에게 세금납부 기한을 연장해 주고 세무조사의 면제나 유예를 추진할 뿐만 아니라 체납자에게조차 관용적 조치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한창일 때는 유통과정을 정상화하는데 팔을 걷고 나섰다.

 

나라가 안정되고 경제가 살아나면 세금징수도 원활해질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모두 어렵다고 할 때, 낙담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세상의 위기는 늘상 있었고, 그 과정을 거쳐 우리는 현재에 머무르고 있다. 천만관객을 돌파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에서 던진 메시지에 다시금 놀란다.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프랑스 사상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로맹 롤랑’도 그랬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이 꼭 흐린 낮을 예고하지는 않는다. 거듭되는 상처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좋은 선물이다. 상처는 곧 우리가 한 걸음 나아갔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다른 계절을 재촉하고 새로운 봄을 기다린다.

 

 

 

[프로필]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 법무법인 율촌(조세그룹 팀장)
 ‧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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