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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Before I die I want to ___________’의 공란에 누군가는 “Stay awake”라고 썼다.

 

언제부턴가 한 사람을 통해 또 다른 사람이 데자뷔되어 다가왔다. 이 지구상에 너무 일찍 와서 세상의 홀대 속에 홀연히 사라진 ‘빈센트 반 고흐’ 그리고 ‘이상’(본명 김해경). 그들이 죽기 전에 바랐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형형하게 맑은 날카로운 눈과 빳빳하게 잘 선 콧대와 단단하고 가지런한 단호한 이빨과 타고난 사치한 피부, 그런 것들의 바닥 위에 인상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도 추한 느낌을 주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위 첫 번째 문단은 누군가의 얼굴을 표현한 글이며, 두 번째 문단은 내면의 심리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누구일까? 이 글의 끝자락에서 확인하기로 한다.

 

살아생전, 기구하고 불운한 천재 작가 ‘고흐’(1853~1890)와 ‘이상’(1910~1937), 그들의 삶은 전반적으로 피폐했다. 몽환적 느낌에 고뇌와 슬픔, 고독 그리고 우울증이 뒤따른다. 한편으로는 낭만과 자유를 마음껏 즐기려는 시도가 있었다. 나르시시즘에 고집스럽기도 하다. ‘고흐’는 간질과 우울증에, ‘이상’은 폐결핵에 시달렸다. ‘고흐’는 전도사에서 화가로, ‘이상’은 건축가에서 작가로 탈바꿈한다.

 

두 사람은 <자화상>이라는 작품을 남겼다. ‘고흐’는 생전 800여 점의 작품 중 단 한 점만이 팔렸고, ‘이상’의 다양한 작품은 이단아처럼 취급받기도 했는데, 특히, <오감도>는 일부 독자의 모욕적 비난에 연재가 중단됐다.

 

네덜란드인 ‘고흐’는 프랑스에서 권총으로 자살한다. ‘이상’은 일본(동경)에서 불령선인(사상불온 혐의)으로 체포되었다가 폐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때가 ‘고흐’는 37세, ‘이상’은 27세였다. 짧은 생에 반해 오늘날 그들은 꺼지지 않는 스타로 살아 숨 쉬고 있으니 다행이다. 천재는 또 미완성이라고 했던가.

 

‘고흐’에게 ‘폴 고갱’이 있었다면 ‘이상’에게는 ‘금홍’(본명 연심이)이 있다. 절친이었던 고갱과 프랑스 아를에서의 동거와 불화는, 자신의 귀를 자르고 마침내 요양원에 입원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불후의 걸작 “별이 빛나는 밤”이 탄생한다.

 

‘이상’은 황해도 온천에 요양차 들렀다 만난 기생 금홍에게 연정을 느껴 서울에서 다방 ‘제비’를 차리고 동거를 했지만, ‘금홍’의 이유 모를 손찌검에 아파하고 무능력한 ‘이상’에 실망한 사이로 전락하고 만다. 자신의 삶을 거울로 비추어 소설 “날개”로 회생시켰다.

 

고갱과 금홍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고흐’와 ‘이상’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과의 만남이 운명이었다면 그것은 악연이기도 하다. 그들과의 이별이 세상과의 작별을 재촉하는 단초가 되었으니.

 

죽어서는, ‘고흐’는 프랑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동생 ‘테오’와 나란히 누워있으나, ‘이상’이 묻힌 미아리 공동묘지는 6·25동란으로 유실됐다. ‘고흐’의 유작은 수백억에 거래되고 있지만, ‘이상’의 작품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고흐’를 다룬 영화는 많다. <열정의 랩소디>(1956년), <빈센트와 테오>(1990년), <반 고흐>(1991년),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1999년) 그리고 최근 <러빙 빈센트>(2017년)에 이르기까지.

 

또한, 돈 맥클린의 <빈센트>, 김창완이 부른 <해바라기가 있는 정물>, 김종서의 <starry night> 등 그를 소재로 한 노래도 적지 않다. ‘이상’의 경우 영화로는 1968년 <이상의 날개>로 개봉된 적이 있고 노래는 <봉별기(逢別記)>를 다룬 인디밴드 '가을방학'의 <속아도 꿈결> 정도다.

 

앞에서의 얼굴 이야기는 시인 서정주가 쓴 <그리운 그 이름, 이상>에서 인용했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한 글은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일부이다.

 

두 천재가 살아있다면 그들은 ‘Before I die I want to ______ ’의 공란에 무엇으로 채웠을까? ‘고흐’는 나의 작품을 본 사람들이 “고흐는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로 기억되길 원했다. 이상은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며 새로운 세계를 갈망하고 있었다.

 

세금이라는 딱딱하고 무거운 일을 하는 우리는, 때로는 일상에서 벗어나 ‘푸르른 날’(서정주)을 흥얼거리면서 더 많은 사람을 그리워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Before I die I want to miss you”라고 쓴다.

 

 

[프로필]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 법무법인 율촌(조세그룹 팀장)
 ‧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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