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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중국집이 된 곰탕집도 가업?…어처구니 없는 가업상속공제

세법 개정으로 업종 변경 중분류→대분류 확대
21대 국회, 민주당‧국민의힘의 합작품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정부가 가업상속공제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가 말하는 가업이 진짜 가업이 맞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대분류까지 가업 변경을 허용해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곰탕집을 물려받았다가 중국집이나 프랜차이즈 햄버거 집으로 바꿔도 가업이다.

 

곰탕집의 경우 대분류상 숙박 및 음식점업(코드 55)에 속하는데 이중 음식점업(코드 561)에 대해선 자유로이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출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별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는 중소·중견기업의 해당 업종, 개정 2023. 2. 28.).

 

숙박 및 음식점업은 그나마 업종 제한을 받지만, 제조업(코드 10~34) 사이에서는 뭐든 가능하다.

 

기계 선반 만들다가 가구제조업을 해도 가업이고, 원단 공장이 화학품 공장이 돼도 가업이다.

 

정부는 기술 발달로 불가피하게 업종 코드를 바꿔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지만, 대분류상 변경이 필요한 자동차 엔진부품 제조와 범퍼나 차체를 만드는 금속 프레스(압형) 제조는 공정이 전혀 다르다.

 

이렇게 되면 통상적인 가업의 범주를 넘어서게 될 가능성이 큰데도 지난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은 업종 변경을 대분류로 바꿔 달라는 정부여당 요구를 들어준 바 있다.

 

하나 더 심각한 정부 정책은 가업상속 한도를 600억원에서 1200억원까지 올리겠다는 것이다.

 

가업상속공제는 국내 상속세에서 단일 공제가 가운데 가장 큰 공제다.

 

지금 수준만으로도 다른 일을 하던 자녀가 세금 공제 600억원을 벌기 위해 부모기업 경영에 뛰어들게 될 가능성이 큰데, 1200억원이 되면 안 뛰어들게 되기 어렵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기업에 대한 과도한 상속세 공제가 기업 밸류업은커녕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적으로 가장 최적의 상태는 서로 자신이 잘하는 일을 맡아서 하는 것인데 상속세 공제 때문에 경제활동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기업 상속세에 이렇게 편중된 이익을 주면 경영에 재능이 있든 없든 상속세 때문에라도 기업 경영을 맡는 자녀가 생기게 된다”라며 “만일 경영 능력이 부실한 자녀가 회사 경영을 주도할 경우 회사와 주주이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발생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어느 상속재산까지 세금을 물리고 물리지 않고를 간단히 정해야 하는 것이 올바르며, 세법에 자꾸 경우의 수를 두면 경제적 왜곡이 커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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