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수)

  • 흐림동두천 -2.1℃
  • 맑음강릉 3.7℃
  • 구름많음서울 1.2℃
  • 구름많음대전 0.3℃
  • 구름조금대구 3.1℃
  • 구름많음울산 2.4℃
  • 흐림광주 2.2℃
  • 흐림부산 4.4℃
  • 흐림고창 -0.9℃
  • 구름많음제주 3.8℃
  • 맑음강화 -3.0℃
  • 구름많음보은 -3.1℃
  • 흐림금산 -1.2℃
  • 흐림강진군 0.4℃
  • 구름많음경주시 2.9℃
  • 흐림거제 2.5℃
기상청 제공

[전문가 칼럼] 황성필 변리사의 스타트업 이야기 - 센쉐이브(SENSHAVE)

정성우 대표, 매일 나를 정리하는 루틴입니다

 

(조세금융신문=황성필 변리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 빠른 반복과 민첩한 피드백으로 움직인다면,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첫걸음부터 무겁다. 개발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회로 하나, 플라스틱 곡면 하나가 수백 개의 공정과 직결된다. 자금도, 시간도, 공간도 모두 선(先)투입이다. ‘코드 몇 줄’로 회귀할 수 없는 구조에서, 실행은 언제나 비용이 된다.

 

그래서 더 어렵고, 그래서 더 의미 있다. 실물 기반의 문제 해결은 여전히 가장 직관적이고, 가장 설득력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하드웨어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물리적 제품은 사람의 일상과 공간에 직접 닿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알고리즘으로는 바꿀 수 없는 체험, 손에 쥐는 실체로 전달되는 사용성.

 

이 점에서 하드웨어는 여전히 가장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해결책이 된다. 게다가, 점점 더 많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디자인‧기능‧경험을 통합한 제품 전략으로 브랜드 자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 제조가 아니라, 루틴을 바꾸고 습관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설득한다. 실행이 곧 전략이 되는 구조. 어렵지만, 그래서 더 단단한 창업의 형태다.

 

당연히 인공지능이나 바이오 등 딥테크와 관련된 ‘뭔가 있어 보이는’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고 액셀러레이팅하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사소할 수 있으나 우리 일상을 책임질 소비재 등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직관적이면서 바로 필요한 소비재라면 우리에게 더 큰 기쁨을 신속하게 줄 수 있지 않을까? 8년째 민머리로 살아온 디자이너 출신 창업가 정성우 대표는 반복되는 불편함에서 출발해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했다. “이건 그냥 털을 미는 도구가 아닙니다. 매일 나를 정리하는 루틴입니다”라고 그는 자신의 제품을 설명한다.

 

한국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런던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한 그는 이후 두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건명원에서 철학‧경영‧사회에 대한 통합적 탐구를 이어갔다. 드디어 그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을 준비가 된 것 같다. 그의 브랜드 ‘센쉐이브(SENSHAVE)’는 일반 면도기와는 명확히 차별화된 방향을 택했다. 수염이 아닌, 두피 및 전신 체모 관리를 위한 전용 셀프케어 제품군을 지향한다.

 

제품 구조부터 다른 접근

 

센쉐이브의 첫 제품명은 ‘볼드 앤 볼즈(Bald and Balls)’. 이름부터 타깃이 명확하다. 일단 대머리를 위한 것이긴 한데, 꼭 그렇지도 않다. 이 제품은 360도 회전 헤드, 인체공학적 그립, 원터치 교체형 카트리지를 갖춘 전신 밀착형 면도기로, 두피, 겨드랑이, 팔, 다리 등 곡면 피부에 특화된 설계를 특징으로 한다. 정 대표는 매일 직접 면도하면서 느낀 기존 제품의 구조적 한계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번째, 곡면 밀착력 부족, 두번째, 세척의 불편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용도별 그립 최적화 미흡이라고 한다. 센쉐이브는 이 세 가지 문제를 해소하는 데 제품 설계의 초점을 맞췄다. 단순한 기능적 개선이 아니라, 반복적 사용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제거하고 루틴 최적화를 제품 콘셉트의 중심에 둔 셈이다.

 

 

 

브랜드의 방향: 매일 쓰는 사람이 만든 루틴 도구

 

센쉐이브는 쉐이빙 바(고체형 면도 비누), 면도날 클리너, 위생 거치대 등 부속 제품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단일 제품’보다는 일상 루틴에 최적화된 셀프케어 툴의 시스템화를 염두에 두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출시는 2025년 9월,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단기 목표는 단순 판매보다는, 민머리‧체모 관리 사용자층 중심의 커뮤니티 형성에 있다. 이후 자사몰과 아마존을 기반으로 MVP(최소 기능 제품) 판매를 시작하고, 사용자 리뷰 500건 이상 확보를 1차 지표로 설정하고 있다.

 

 

마케팅 및 자금 전략: 실사용 기반 설득력

 

마케팅 전략은 대규모 광고보다는 리뷰 중심으로 설계됐다. “수천 만원짜리 광고보다, 써본 사람 한 명의 리뷰가 더 설득력 있다”는 판단 하에, 인플루언서 체험단 운영, 백커 리뷰 확보 등을 중심으로 초기 신뢰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자금은 정부의 초기창업패키지와 일부 개인 자금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미 한국 디자인권 등록을 마친 상태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 지식재산권 출원을 진행 중이다. 투자 유치는 시장 반응과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뒤, 실행 데이터를 근거로 Pre-A 라운드 투자를 검토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다.

 

정성우 대표는 혼자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다. 기획, 디자인, 일정 등 핵심 업무까지 모두 직접 수행 중이다. 반복 작업 및 문서 정리는 AI 툴을 통해 자동화하고 있으며, 필요 시 외주 및 단기 협업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고객 응대 및 물류를 중심으로 실무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그는 “빠르게 가는 것보다, 맞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올해의 핵심 목표는 킥스타터 펀딩 성공이며, 이후 팬덤 기반 커뮤니티 확보와 제품 라인업 확장을 통해 민머리 및 체모 관리 분야에서의 독자적 브랜드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이 중장기 전략이다. 센쉐이브의 사례는 단순히 제품 하나를 잘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던질 수 있을까?

 

‘사용자 루틴’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설계하고, 시장 진입 전부터 리뷰 기반 전략, 실행 데이터 중심 자금 조달, 글로벌 IP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은 창업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 참고할 만한 좋은 모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프로필] 황성필  만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

•(현)이엠컨설팅 대표

•(현)디자이노블, 임펙트에아이아, 피터팬랩, 온누리아이코리아, 딥다이브, 코자아, 작가컴퍼니, 종로학원, 쿠스프레딩 자문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