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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체납 전담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체납업무는 일반 세무행정과 다르다. 어떻게 보면, 경찰수사에 더 가깝다.

 

숨어 있는 체납자를 찾기 위해 24시간 잠복근무는 일상이요, 체납자로부터 욕설과 협박도 예사다. 일이 거칠다 보니 어지간한 각오가 아니고서는 이동을 꺼리는 부서다.

 

하지만 세무행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얼핏 세무조사 추징액이 체납징수금액보다 많을 거 같지만, 실제로는 연간 체납징수액이 세무조사 추징액의 2~3배에 달한다.

 

업무의 이질성과 중요도 때문에 과거 체납전담부서 신설 시도가 여럿 있었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고생하는 부서가 체납만 있느냐’란 비판과 ‘애써 만들어도 크게 나아지진 않을 것’이라는 회의주의 때문이었다.

 

그런 만큼 올해 들어 세무서 징세과 부활 등 체납전담부서 정식 직제화 움직임은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세무서 실무조직은 점차 현실화되는데 정작 컨트롤타워를 맡는 본청에는 체납전담부서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본청 징세송무국에서 체납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지만, 체납 외 내국세 추산, 결산 업무와 징수, 세외수입 관리와 징수 관련 민원, 질의회신 등 징수 관련 업무를 모두 맡고 있기에 과도한 업무량이 우려된다.

 

본청에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이 세무서 징세과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은 이해할 만 한다. 세무서 징세과는 기존 운영지원과를 전환하면 되지만, 본청에서는 새로운 과장 자리를 만들어야 하며,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의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납업무가 점차 영세 체납자 등 맞춤형 대응, 고액체납자 은닉재산 추적 중심으로 몰리는 등 고도화, 세분화 됨에 따라 전담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은 점차 높아질 것이다. 반면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길어질수록 세무서 체납전담조직의 실효성은 다소 약화될 수 있다. 

 

한 배에 두 명의 사공을 둘 필요는 없지만, 사공 한 명이 배 두 척을 이끌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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