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꽃 / 곽철재
등꽃이 상쾌하게 드리워진 벤치에선
보이지 않았습니다
길가에 핀 민들레꽃
빨간 줄장미를 따라 걸을 때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날도 바람에 흔들렸을
길가에 핀 민들레꽃
까닭 없이 허전하여 종일을 헤매다가
나는 보았습니다
마을이 끝나는 곳에
홀로 서 있는 민들레꽃
푸석해진 개똥 옆에
참 노랗게도 피었습니다
느티나무 잎을 훑어내리던 비바람이
한바탕 길을 휩쓸고 간 후에
나는 알았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 단단히 뿌리 내린
키 작은 연민 하나
다시는 캐낼 수 없음을
[시인] 곽철재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등단(2014)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 정회원
순우리말 글짓기 공모전 금상 수상 (2015)
대한문인협회 향토문학상 수상(2016)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3회)
대한문인협회 좋은 시 선정
공저 <2017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시감상] 박영애
주변에 흔히 피어 있는 민들레꽃 그러나 관심 있게 보지 않으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꽃이기도 하다. 향기 진하고 예쁜 화려한 꽃들 속에서 밀려나 외면당하기도 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그리고 척박한 땅에서도 단단한 시멘트 틈새 사이로도 포기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피워내는 꽃이다. 삶의 무게가 힘들어 하늘을 쳐다볼 수 없을 때, 자꾸 고개가 숙여지는 어느 순간 문득 화자의 눈에 들어온 노란 민들레꽃이었다. 그 자리에 늘 있었음에도 보지 못했던 꽃이다. 그 꽃이 어찌나 노랗고 예쁜지 마음의 위안을 얻고 돌아보지 못했던 깊은 마음속 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면서 가슴 깊이 뿌리처럼 스며든 사랑을 깨닫는다. 다시는 그 마음에서 캐낼 수 없음을….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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