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4 (토)

  • 맑음강릉 20.3℃
기상청 제공

유엔 사무총장, 각국에 "석유회사 '횡재세' 걷어 취약층 도와줘라"

글로벌 횡재세 도입 논의에 가세…"괴물 같은 탐욕이 빈곤층 벌준다"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고유가를 기회로 어마어마한 이윤을 챙기는 석유회사들에 세금을 더 부과하라는 횡재세 목소리가 세계 각국에서 높아지는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가세해 전 세계가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석유·가스 회사들이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공동체들의 등 뒤에서 이번 에너지 위기로부터 기록적인 이익을 챙기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면서 "모든 나라 정부에 이러한 초과 이익에 대해 세금을 매겨 그 재원을 어려운 시기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대형 에너지 회사들의 합산 이익이 1천억달러에 육박한다며 횡재세 도입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주요 석유기업들의 초과 이윤은 전쟁 여파가 본격화한 2분기 훨씬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1∼5위 회사들의 합산 이익만 벌써 600억달러에 이를 정도다.

 

특히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석유기업들을 겨냥해 "이러한 괴물같은 탐욕은 우리의 유일한 집(지구)을 파괴하면서 가장 가난하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벌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환경 파괴의 대가로 시추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 덕분에 비싸게 팔아 천문학적 이익을 거두면서도 고유가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빈곤층을 돕는 데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정부가 에너지값 급등으로 혜택을 본 석유·가스업체에 세금을 더 걷기로 하는 등 유럽 일부 국가가 횡재세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관련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쟁으로 에너지뿐 아니라 식량 위기와 개발도상국 채무 위기 가능성도 커졌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빚더미에 질식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애를 먹는 많은 개발도상국이 벼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어떤 나라도 피해갈 수 없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격변의 위험 신호를 이미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또 연말까지 전 세계 82개국에서 3억4천500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일 수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이러한 취약계층이 4천700만 명 증가했다고  상기시켰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