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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슈체크] 영끌쪽 패닉바잉…강화된 DSR규제, 가계부채 잡을까

5대 은행 가계대출, 8월 26일~30일 2조7451억원 증가
금감원, 대출 급증에 “더 세게 개입” 경고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가산금리를 높여 대출한도를 줄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이달부터 시행된 가운데 그 직전인 지난달 말 ‘영끌족’이 크게 늘며 가계대출 잔액 증가가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막차 수요’가 쏟아진 결과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공포감이 조성되면서 너도나도 빚을 내 주택을 매수하고 나서는 ‘영끌 패닉바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지난달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폭이 관리 수준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 개입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바 있으나 증가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 말 대비 9조6259억원 늘어난 725조36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월간 최대 증가 폭이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4월 4조4346억원을 시작으로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 7월 7조166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증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해당 기간 주담대가 전월 대비 8조9115억원 증가하며 568조6616억원을 기록했다.

 

 

◇ 아파트값 뛰자 관망하던 수요 패닉바잉

 

대출 수요가 급증한 배경에는 이달 DSR 규제가 강화되기 직전 그간 아파트값 변동 추이를 관망하던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매수 행렬이 이어진 것이 꼽힌다.

 

통상적으로 7~8월은 장마, 폭염, 휴가 등이 겹치는 시기인 만큼 분양시장에서는 계절적 비수기로 인식되는데 최근 분양 시장에는 훈풍이 불었다.

 

국토교통부의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주택매매거래(신고일 기준)는 전달 대비 40.6% 증가한 1만2783건을 기록했다. 이처럼 서울 주택 거래량이 1만건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 1만1051건을 기록한 이후 2년 11개월만이다.

 

특히 아파트의 거래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7월 서울 아파트 매매는 전달 대비 54.8% 늘어난 9518건으로 이는 2019년 9월 9684건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전고점에 육박하는 등 1년 넘게 상승세가 이어지자 이를 관망하던 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영끌 패닉바잉’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 서울 아파트 값은 23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 투기 수요 잠재울 대책 시급

 

금융당국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은행권을 대상으로 강한 압박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까진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지난 8월 이복현 금감원장이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은행에) 강하게 개입하겠다”는 경고성 발언을 한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가계대출 증가세는 잡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되려 막차 수요가 집중됐다.

 

이 원장이 지난달 25일 해당 방송에서 가계대출 정책 관련 발언을 한 이후인 지난달 26일부터 30일 사이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조7451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8월 전체 가계대출 잔액 증가액의 29.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더 이상 과열되지 않도록 투기 수요를 잠재울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침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가 시행된 만큼 조기에 새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단계 적용 대상은 은행권 주담대였는데 2단계에서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가 새로 포함됐다.

 

현재 금감원은 은행권을 향해 실수요자 불편을 최소화시키면서 불요불급한 대출은 억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연초에 세운 가계대출 총량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은행 개별적으로 준수해야 할 평균 DSR 목표치를 기존보다 더 강화할 방침이다. 사실상 은행들이 연간 수립하는 대출총량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금감원의 고강도 기조에 따라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대추를 제한하고 한도를 축소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수도권 소재 주담대 최장 대출기간을 30년으로 줄이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 역시 1억원으로 제한했다. 일부 주담대의 거치기간을 폐지하고 신규 주담대의 모기지보험(MCI·MCG) 취급도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MCI·MCG 취급을 중단했다. 우리은행도 유주택자 대상 수도권 주담대 및 전세대출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이제 관심은 9월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힐지 여부에 집중된다.

 

이미 주택 거래량과 주담대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된 만큼 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으면, 금융당국은 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로썬 DSR 범위에서 제외된 전세대출과 정책대출을 포함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개별은행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어 감독당국의 미시적 연착륙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계부채가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재무건전성 및 금융시장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있고 소비자보호 문제 등도 우려되기 때문에 감독당국의 규율이 필요하다.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은행별 경영계획 수립 및 관리 등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주요 감독당국도 필요시 시스템 리스크가 큰 금융회사(부문)에 대해선 관련법에 따라 상시적인 지도 및 감독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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