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이 최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답한 기업이 31%로 조사됐다. [사진출처=연합뉴스]](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50310/art_17412230110366_d0b6de.jpg)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국내 대기업 10곳 중 3곳이 올해 자금 사정이 작년에 비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업종별로는 건설·토목, 금속, 석유화학 등에서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공기업·금융기업 제외, 100개사 응답)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올해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31%로 집계됐다.
이는 호전됐다고 응답한 비율 11%보다 3배 많은 수준이다. 나머지 58%는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토목(50%), 금속(철강 등, 45.5%), 석유화학·제품(33.3%) 순으로 전년 대비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중이 높았다.
한경협은 이들 업종이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중국산 저가 공세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과잉 영향으로 장기 부진을 겪고 있어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은 자금사정 악화에 ‘환율 상승(24.3%)’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꼽았다. 다음으로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23.0%)’, ‘높은 차입 금리(17.7%)’,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부진·수익성 악화(16.7%)’,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조달조건 악화(12.3%)’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대상 기업 중 36%는 올해 자금수요가 전년에 비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반해 전년보다 자금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은 11%에 불과했다.
주로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원자재·부품 매입(39.7%)’, ‘설비 투자(21.3%)’, ‘차입금 상환(14.3%)’, ‘인건비·관리비(14.0%)’ 순이었다.
또 이번 조사에서 기업 5곳 중 1곳(20%)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에서 2.75%로 0.25%p 인하했으나 국내 기업 중 20%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조사대상 기업 중 14%는 기준금리가 2.5% 수준이 돼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 4%는 기준금리 2.5%를. 2%는 기준금리 2%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금리 수준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조사대상 기업 중 절반이 넘는 58%는 올해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 최고점이 1500원에 근접(1495.8원, 응답 기업 평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1475원에서 1500원대 구간이라고 예측한 비율이 28%로 가장 많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황이 심한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의 기업 중심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당국은 환율 변동성을 축소해 기업들의 외환 리스크를 완화하고 정책금융·임시투자세액공제 확대 등 금융·세제지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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