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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3대 특검에 부형청죄(負荊請罪)라는 말을 아시나요?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온 국민적 관심을 가진 3대 특검 “내란”, “김건희”, “채상병”이 가동되고 있다.

 

어제의 죄를 철저히 응징함으로써 미래에 일어날 범죄의 용기와 싹을 미연에 제거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다. 제 식구 감싸기나 외압 논란에 자유롭지 못한 정부 조직의 검찰을 제쳐두고 국회 의결을 통해 독립적인 변호사가 수사하고 기소하는 것이다.

 

이 특검에 배정된 예산이 400억 규모, 검사·수사관의 인력 수백 명, 관련 피의자·참고인 수백 명의 인력 투입에 따른 그 파생 규모는 가히 역대급 규모라 할 만큼 경제·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정의 실현을 위한 조치”와 “천문학적인 혈세 낭비와 정치 보복, 국민 분열을 호도”한다는 이중적 인식의 목소리가 들려옴은 사실이다.

 

이 국가적 비용과 사회적 부담이 가해지는 특검에 필자는 ‘부형청죄(負荊請罪)’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부형청죄는 스스로 매를 짊어지고 죄를 청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특검의 국가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들이지 않고 특검과 같은 동일한 효과를 주어 과거의 범죄에 응징을 주고 미래의 범죄를 방지하며, 동시에 모든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여 국민 대화합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이야말로 상책 중의 상책이라 하겠다. 죄형법정주의라는 현대 국가에는 어울리지 않은 고대의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를 읽는 현대인들에게는 자못 감동을 안겨줌은 사실이다.

 

필자가 중국 허베이성 한단에 출장 갔을 때, 거리에서 공연된 부형청죄의 연극을 보고 필자뿐만 아니라 관람한 많은 여행객들이 감동을 했고, 심지어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한단은 춘추전국시대 위나라 및 조나라의 수도였다. 당시 조나라의 최고 영웅은 주변의 강력한 진나라로부터 조국을 지킨 무인인 대장군 염파였다.

 

어느 날, 보잘 것 없는 문신인 인상여가 이웃 나라 진나라로부터 조국의 보물을 세치 혀로 지혜롭게 돌려받은 공로로 염파보다 높은 재상이 되었다. 하루아침에 전쟁이 아닌 외교로 높은 자리에 앉은 인상여에게 염파는 공개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를 안 인상여는 대립을 피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인상여는 항상 맞은편에서 오는 염파의 수레를 발견할 때는 재빨리 골목으로 숨어 도망다녔다. 주변에서는 인상여가 겁쟁이라고 웃었고, 염파는 이걸 큰 자부심으로 인상여를 깔봤다.

 

그러나 인상여는 염파가 두려워 골목으로 피한 게 아니라, 만일 마주쳐 적대심을 가진 염파가 공공연히 시비를 건다면 나라의 두 기둥이 서로 다투어 국론이 분열되고 조국이 위태로워질 것을 염려했기에 조국의 안녕을 위해 개인의 치욕을 꿋꿋이 견뎌낸 것이었다.

 

나중에 이를 안 염파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회초리를 어깨에 짊어지고 가서 인상여에게 회초리로 자신의 죄를 단죄해 줄 것을 청했다.

 

“제가 교만해 나라와 백성을 위한다는 높은 뜻을 몰랐습니다.”

“장군은 평생 조국을 위해 전쟁터에서 싸우셨는데 어찌 죄를 청하신다 말입니까?”

 

이후 두 사람은 조국의 안위를 위해 적극 협력하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는 여기서 대의를 위해 필요한 두 가지의 인성을 볼 수 있다. 인상여와 염파의 인성이다.

 

첫째, 인상여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치욕을 감내하는 융통성, 염파의 과오를 과감히 덮어주는 포용성이다. 둘째, 염파는 자신의 오만하였음을 빨리 깨달았다는 신속성, 자신의 과오에 대해 스스로 처벌을 원하는 대담성이다.

 

그러나 이런 조나라도 강력한 진나라의 천하통일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피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특검의 진행 과정을 보면 죄를 청하기는커녕, 정치적 셈법으로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속셈으로 가득하다.

 

죄를 가하려는 측, 죄를 피하려는 측, 양자가 모두 건곤일척의 상태에서 사생결단의 대결을 하고 있다. 부형청죄의 고사성어를 가슴에 되새겨 봤으면 한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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