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1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정치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마땅히 걸어야 할 길을 버린 한 정치인과 우화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3월에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하여 국민들의 시선을 따갑게 받은 독특한 후보가 한 명 있어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그 정치인은 우리나라 정치의 오랜 폐단인 양당체제를 종식하고 다당체제의 정치개혁을 부르짖으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필사의 완주를 천하에 공언한 안철수다.

 

그 덕분에 양당의 혐오를 느낀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소기의 효과를 거두기도 하는 등, 사리사욕을 버리고 정치개혁을 위한 한 정치인의 진심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그 정치인은 그의 정치개혁을 지지하던 국민을 외면하고 한순간 그 가치를 헌신짝같이 버렸다. 정권교체, 통합정부를 위한 변명이었지만 이것이 정치개혁의 근본적인 그가 주장해온 가치를 무너뜨릴만한 대의명분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개인적인 합리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로 인해 그를 지지하던 국민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는 개인적인 합리성보다 국민적인 합리성을 추구해야할 절대적인 이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정치판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보고 예전에 들었던 호랑이동물의 우화가 생각나 소개하기로 한다.

 

숲에서 왕자로 군림하며 포효하여 온갖 동물을 떨게 했던 한 마리의 호랑이가 잡혀와 조련사에게 훈련을 받는다. 호랑이는 본연의 야수성으로 으르렁대며 끈질기게 창살을 물어뜯고 조련사에게 대든다. 이에 조련사는 호랑이에게 먹을 것을 일체 주지 않고 굶긴다. 얼마 후 호랑이는 배가 고파 기운이 빠진 채 고기를 달라고 연신 으르렁댄다.

 

조련사는 호랑이에게 조건을 건다. 으르렁 대신 고양이처럼 야옹한다면 고기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는 내가 호랑이인데 어찌 고양이가 될 수 있겠나하며 따르지 않는다. 며칠이 지나 너무 배가 고픈 호랑이는 고기를 먹기 위해 야옹하며 달라한다. 그럼에도 조련사는 고기를 주지 않고 이번에는 당나귀처럼 힝힝거려 보라고 한다. 호랑이는 내가 당나귀가 될 수 없다고 거절하지만 너무 배가 고파 결국 힝힝거리며 울었다.

 

이에 조련사는 고기가 아닌 건초를 던져준다. 왜냐하면 이제 호랑이는 더 이상 호랑이임을 잊어버리고 당나귀가 되어 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 호랑이는 건초를 입안에 씹다가 아무 저항도 힘도 없이 호랑이로서의 생애보다는 당나귀로서의 생애를 맞이한다는 얘기다. 그나마 당나귀로서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무릎을 꿇은 것이다.

 

모습은 호랑이지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마음은 당나귀이어야 한다는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의 전형적인 형태다. 그 정치인은 이 우화대로 처음에는 밀림의 숲속에서 천하를 호령하고 싶은 야망을 가지고 호랑이로서의 본연의 자세를 구현했다. 즉 다당체제의 정치개혁을 부르짖었다. 그 부르짖음은 호랑이처럼 으르렁대며 세상을 다소 떨게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국민들이 고기를 주지 않자 그는 고기를 받기 위해 고기를 주는 조련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그 조련사가 과연 호랑이를 호랑이로 키우려하는지 아니면 지시를 따르며 먹이를 먹는 당나귀로 키우려하는지는 오로지 조련사와 호랑이의 태도에 달린 것이다.

 

그리고 장차 어떤 모습으로 정치판에 나타날지는 오롯이 이를 심판하는 국민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정치에서 가장 존중받고 배려 받아야 할 부분은 국민이 대부분 공감하는 이데아인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시론] 이재명 vs 김문수, 조세정책의 길을 묻다
(조세금융신문=안경봉 국민대 명예교수,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조세정책은 단순한 세금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철학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세금은 사회계약의 이행 수단이며, 공공서비스의 재원일 뿐 아니라 미래세대와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각 후보의 조세 비전은 중요한 정책 선택의 기준이 된다. 이재명 후보는 ‘조세 정의’와 ‘보편 복지’를, 김문수 후보는 ‘감세와 시장 자율’을 중심 기조로 내세운다. 이처럼 상반된 철학이 세금 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유권자에게 실질적 판단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 분배 정의와 조세 환류 이재명 후보는 국토보유세, 금융소득 통합과세, 디지털세, 탄소세 등 자산과 환경에 기반한 새로운 세목의 신설 또는 기존 세목의 강화를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과세를 통해 형성된 세수를 ‘조세환급형 기본소득’ 형태로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환급함으로써, 소득 재분배와 소비 진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금융소득 통합과세는 기존의 분리과세 방식을 폐지하고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을 종합소득에 포함시켜 누진세를 적용함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