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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기자수첩] 금감원의 적극적 리스크관리 인정해야

금융감독원의 민간 경영개입, 관치 논란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금감원은 하나금융에 CEO리스크에 대한 견해를 전달했고, 이후 3연임이 유력하던 함영주 행장은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차기 은행장에는 지성규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이 내정됐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현재 금융업계는 불편한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함 행장의 형이 확정된 것이 아닌 상황에서 금감원이 과도하게 민간 회사의 경영에 개입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번 일을 ‘금융권 블랙리스트’ 사태로 명명하며 상임위원회에서 강력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현재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또 다른 금융사의 변호인 측도 공판 과정에서 금감원의 검사 범위에 채용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박한 바 있다. 리스크점검에 민간 경영 영역인 채용 과정 등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금감원 측은 감독당국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입장이다. 채용비리 연루자들이 연이어 실형을 받은 만큼 예상되는 CEO 법률리스크를 모른 척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시장건전성 등을 위해 채용비리 문제에 대한 감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모범규준’ 제 1장 1조에 따르면 금융그룹 감독은 금융그룹의 건전한 경영과 금융시장의 안정, 금융소비자 보호에 그 목적이 있다. 은행의 경우 금융소비자의 신뢰가 경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므로 금감원은 금융사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책임이 있다.

 

또한 ‘금융기관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제 4조 3항에 따르면 금감원장은 금융기관의 임직원과의 면담 등을 통해 금융기관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아울러 금융기관의 건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

 

실제로 지난 1월에도 금감원은 신한금융 이사진을 만나 조용병 회장 유고시 승계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하나금융 사외이사 면담도 금감원이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의무 중 하나일 뿐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심지어 해외 금융당국은 경영진 적격성 심사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 금융감독청(FSA)은 이사, CEO 등 주요 직책들에 대한 적격성 요건과 역할 등을 규정해 심사하고 선임을 승인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중요 임원이 만족해야 하는 적격성 요건으로는 ▲정직, 진실성, 평판 ▲업무 역량 ▲재무적 건전성 ▲직무수행에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경험 및 훈련 ▲직무 수행을 위해 투입하는 시간 등 다양하다.

 

호주와 홍콩, 싱가폴 등도 금융위기 이후 적격성 요건을 영국과 유사하게 분류해 심사하고 있다. 오히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금감원의 설립목적은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고 금융수요자를 보호,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관치금융' 또는 '블랙리스트'라는 말로 금감원의 본연의 역할을 폄하하거나 감독 기능을 현저히 저해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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