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0.1℃
  • 흐림강릉 5.7℃
  • 흐림서울 2.1℃
  • 흐림대전 1.1℃
  • 맑음대구 -0.1℃
  • 맑음울산 2.2℃
  • 맑음광주 2.3℃
  • 맑음부산 5.5℃
  • 흐림고창 0.4℃
  • 구름많음제주 6.7℃
  • 구름조금강화 1.5℃
  • 구름조금보은 -2.0℃
  • 맑음금산 -0.9℃
  • 맑음강진군 -0.6℃
  • 맑음경주시 -2.2℃
  • 맑음거제 1.6℃
기상청 제공

금융

회계법인 CEO들 만난 이찬진 금감원장…“고의 분식회계 무관용”

감사 품질이 곧 경쟁력…AI·빅데이터 활용한 디지털 감사 혁신 주문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고의적 분식회계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함께 감사 품질 중심의 시장 질서 확립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린 ‘금감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고의적 분식회계에 가담하거나 이를 묵인, 방조하면 엄정한 제재로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며 “회계법인의 진정한 경쟁력은 단기적 이익보다 감사 품질을 통한 장기적 신뢰를 통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분식회계 관련 과징금이 421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이는 고의적이거나 금액이 중대한 회계 위반이 늘고 있다는 경고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의, 장기적 회계부정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대폭 상향하고, 경미한 위반이 반복될 경우 내부통제 개선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감사 품질이 우수한 회계법인에 대한 제도적 인센티브 강화 방침도 내놨다. 그는 “감리 주기를 차등화하고 감사인 지정 시 우대하는 등 감사 품질 중심의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보수 경쟁 위주의 시장 구조는 감사 인력과 투입 시간이 줄어들어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건전한 지배구조와 감사 독립성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내부통제 기구를 마련하고, 네트워크 회계법인이 수행하는 비감사용역으로 감사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회계법인의 지배구조 관련 공시를 확대하고, 기업의 비감사용역 공시 대상도 네트워크 회계법인까지 넓힐 방침이다.

 

이 원장은 투자자와 금융소비자의 신뢰 확보를 위한 감사 혁신도 당부했다. 그는 “감사보고서는 기업과 자본시장을 잇는 창구인 만큼 핵심감사사항(KAM)을 충실히 기재하고 주요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플랫폼, 가상자산 등 신산업 분야의 회계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더욱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I(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감사 혁신도 주문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감사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데이터보안과 인적자원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경우 현재 ‘디지털 감사기술 도입지원 TF’를 운영하며 제도 기반을 정비 중이다.

 

이 원장은 끝으로 “자본시장 신뢰의 바탕이 되는 회계정보는 감사인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진정한 힘을 갖는다”며 “회계법인이 전문성과 윤리의식으로 감사품질을 높여 투명한 자본시장의 버팀목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