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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보험설계사들도 '휘청'

생보사, 확산 공포로 소비자 대면 영업 어려워
손보사, 자동차 손해율 개선 '반짝효과' 관측도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설계사 A씨는 오늘아침도 일어나자마자 들려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뉴스에 한숨이 나왔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에까지 번지면서 감염 공포증이 확산, 보험계약 모집을 위한 고객과의 만남을 좀처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

 

모집한 계약 건수가 곧 수입이 되는, 말 그대로 ‘시간이 돈인’ 설계사이기에 억지로 몸을 추스려 나선 A씨의 핸드폰에 모처럼 고객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일까? A씨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초등학교도 감염을 우려해 휴교하는데... 아무래도 보험 상담은 나중에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전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고객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설렘에 가득 찼던 A씨의 가슴도 덩달아 바람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다. 오늘 오전도 또 허탕이다.

 

‘미팅 펑크’는 비단 오늘만의 일은 아니었다. 외부인 접촉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매일 2~3번씩 고객을 모집했던 A씨의 스케줄도 덩달아 텅텅 비기 일쑤였다.

 

업무 특성상 병원을 자주 출입하는 A씨 스스로도 감염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매일 개척영업에 나서고 있으면서도 반복되는 미팅 무산에 A씨도 점차 지쳐가는 중이다.

 

설계사들 사이에서는 ‘우한폐렴’을 설계사가 전염시키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영업활동 자체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의 악몽과 판박이다.

 

어차피 고객을 만나기 쉽지 않은 상황, 하루 종일 허탕 친 A씨도 당분간은 개척활동을 중단하는 것을 고민하며 다시 집으로 향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우한 지방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속칭 ‘우한폐렴’이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번짐에 따라 보험설계사들이 영업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우한폐렴’ 확진환자가 매일 증가하면서 질병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외부활동을 자제, 설계사들을 만나주지 않고 있는 것.

 

보험설계사들의 영업은 기본적으로 지점을 찾는 고객들과 상담을 진행하거나 스스로 고객을 찾아가는 ‘개척영업’에 기반하고 있다.

 

일선 설계사들이 영업의 기본인 고객과의 만남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레 신계약은 줄어들고 설계사의 수입 역시 급감하고 있다며 울상을 짓고 있는 이유다.

 

보험설계사 A씨는 “질병이 계속 확산되고 확진환자가 매일 늘어가는 상황에서 외부 활동도 안하려는 소비자들이 보험 가입을 위해 설계사를 만나줄리가 없지 않느냐”며 “개척 영업을 하려고 해도 문전박대 받기 일쑤”라고 한숨을 쉬었다.

 

또다른 설계사 B씨 역시 “평소 주말이면 지점에 10여명의 고객은 찾아왔지만 중국 교포 격리 이슈가 있었던 이번 주말은 내방 고객이 거의 없었다”며 “현재로써는 전화 영업만이 돌파구”라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감염의 공포는 보험사 본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험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로비에 손세정제와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예방 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설계사들이 개척영업을 포기하거나 외부 활동 대신 전화영업 등으로 영업 방식을 바꾸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스스로 질병에 걸릴 수 있다는 공포감은 물론, 설계사 채널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질병 확산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무리한 영업 활동으로 설계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면 대중의 비난이 빗발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

 

당분간 개척 영업을 접은 설계사 C씨는 “설계사가 하루 실적으로 먹고사는 직업이라곤 하지만 실적에 쫒겨 무리하게 영업을 하다가 혹여 질병을 옮긴다면 그때부터 최소 수년은 아무도 설계사를 만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나기는 피해가라는 말처럼 당분간은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해 개척 영업을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보험사 판매채널에서 설계사 채널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을 만나지 못하는 설계사들이 모집하는 신계약은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과거 사스와 메르스 등 전염병들은 백신이 개발되는 6개월~1년까지 영업활동에 악영향을 미쳤던 바 있다. 이번 바이러스와 관련한 백신 개발은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각 보험사들의 실적 하락이 불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저금리와 저출산 등 악화된 시장 환경에 가뜩이나 어려웠던 보험사에 연초부터 ‘우한폐렴’이라는 악재가 겹친 셈이다.

 

다만 국민들의 외부 활동이 극도로 줄어들면서 일부 보험 상품 군에서는 손해율 개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운행이 줄어들면서 극도로 악화된 자동차손해율이 개선되고 전염 우려로 병원 입원 환자가 줄어들면서 ‘나이롱환자’가 줄어드는 ‘일회성 효과’로 보험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

 

실제로 메르스 확산 당시 생명보험협회가 12개 회원사의 보험금 지급 건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으로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하루 평균 2만 6940건에 달했던 보험금 지급 건수는 3개월 사이 29% 감소한 1만 9105건까지 줄어들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한폐렴과 관련해 본사 차원에서 설계사들에게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고객을 대면해야 하는 채널 특성상 영업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며 “신계약 확보 측면에서는 보험사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겠으나 손해율 측면에서는 예기치 않은 개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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