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박형준 기자) 영국의 고대 로마 유적지에서 검투사 추정 유골에서 사자 이빨 자국이 발견되었다. 이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묘사된 검투사와 동물 간의 싸움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최초의 물리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아일랜드 메이누스대학 팀 톰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을 통해 유골에서 대형 육식동물에게 물린 자국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로마 시대의 잔혹한 오락 행위의 증거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된 유골은 영국 요크 지역의 고대 로마 도시 에보라쿰 근처 드리필드 테르스 공동묘지에서 발굴된 것으로, 매장 시기는 2~3세기로 추정된다. 이 지역은 3~4세기경 로마 제국의 도시로, 원주민인 켈트인들을 몰아내고 1~5세기에 영국 땅을 점령한 상태였다. 해당 묘지는 세계에서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검투사 묘지 중 하나로, 2004년부터 상태가 좋은 젊은 남성의 유골 80여 구가 잇따라 발견되었다.
유골의 치아 법랑질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매장된 사람들은 로마 제국의 다양한 지방에서 모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유골에 남아 있는 자국들을 3차원으로 스캔하여 현대 동물학 표본 등을 이용해 여러 동물에게 물린 자국과 비교했다. 그 결과 엉덩이뼈 등에 남아 있는 자국들이 사자 같은 고양잇과 동물의 이빨 자국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검투사의 사망 당시 나이는 26~35세로 물린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 결국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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