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박형준 기자) 미국 행정부의 경제 제재 강화 조처에 직면한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노동절인 5월 1일 대규모 군중집회 및 행진이 펼쳐졌다.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혁명광장 일대에서는 수십만 명의 시민이 쿠바 국기를 흔들며 혁명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는 군중집회와 행진을 벌였다고 로이터통신과 관영 그란마가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전 공산당 총서기도 나란히 참석했으며, 사회관계망 서비스에는 이들이 라울의 형인 '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의 사진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이 공유되기도 했다.
정부에서 주도하는 이 행사는 공산국가 쿠바의 상징적 이벤트 중 하나로, 해마다 5월 1일이면 아바나 시민들이 혁명광장에 모여 1959년 쿠바 혁명의 의미를 기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020년과 2021년에는 대규모 행진 없이 조용한 노동절을 보냈고, 2023년엔 심각한 연료난으로 인해 행사를 취소했다. 올해 행진은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 개념을 제시한 25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로 진행되었다.
인구 1천100만 명의 쿠바는 최근 수십 년간 극심한 경제난에 신음하고 있으며,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인한 정전과 식량 부족 사태도 다반사다. 2021년 7월에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고, 육로나 바다를 건너 미국과 멕시코 등지로 가려는 이들의 행렬이 계속되기도 했다. 쿠바는 지난 1월 미국에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복원된 미국의 경제 제재로 더 큰 시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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