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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현대건설, 회사채 흥행…목표의 5배 자금 몰린 배경은?

녹색채권 2000억 모집에 1조원 이상 주문 몰리기도
ESG·재무안정성·글로벌 에너지 포트폴리오가 신뢰 끌어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현대건설이 발행한 공모 회사채가 수요예측 단계에서 목표액의 5배가 넘는 주문이 몰리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최근 건설업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안정적 재무구조와 ESG 전략이 맞물리며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신호를 보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지난 26일 진행한 2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ESG채권) 수요예측에서 총 1조90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모집액의 5배를 웃돌며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트랜치별 세부 결과를 보면 ▲2년물 700억원 모집에 3800억원 ▲3년물 700억원에 5700억원 ▲5년물 600억원에 1400억원이 몰렸다. 모든 구간이 민간평가사 평균금리보다 낮은 수준(-11~-10bp, 민평 금리 대비 마이너스 스프레드)에서 확정되며, 안정적이면서도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발행됐다.

 

이번 발행은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등 7개사가 공동 대표주관사로 참여했고, 메리츠증권·한양증권·현대차증권이 인수단에 합류했다.

 

현대건설은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해 다수 증권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위험 분산을 꾀했다.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자 모집 과정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최근 국내 건설업계는 금리 인상·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규제 강화 등으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다. 실제로 상당수 중견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은 미매각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목표의 5배에 달하는 수요를 이끌어낸 것은, 단순한 채권 발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주관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흥행은 재무 안정성과 글로벌 에너지 전환 사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라며 “ESG 성과 역시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원전·태양광 등 에너지 인프라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국제적으로 에너지 안보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면서, 친환경·신재생 관련 투자는 장기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이형석 현대건설 재경본부장(CFO)은 “에너지 전환을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 전략이 이번 발행에 주효했다”며 “투자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기존 계획보다 증액 발행이 가능했고, 앞으로도 친환경 사업 기반의 채권 발행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행 자금은 친환경 건축 프로젝트는 물론, 미국 텍사스주 LUCY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현대건설이 단순 시공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개발 사업자로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ESG 채권은 이미 글로벌 자본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으며, 국내에서도 발행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건설업계의 경우 ESG 인증을 통한 발행이 아직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현대건설의 성과는 업계 선도적 의미가 있다.

 

특히 녹색채권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을 실제로 해외 태양광 발전 사업에 활용한다는 점은, ESG 평가 항목 중 ‘구체적 활용 계획의 신뢰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성공적 발행이 건설업계 전반의 자금 조달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서 재무적 안정성이 두드러진 특수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견사나 PF 리스크가 큰 기업들까지 긍정적 영향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금리 변동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ESG 채권이 자본시장에서 건설사의 조달 창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투명한 자금 사용’과 ‘구체적 성과 공개’가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의 이번 회사채 흥행은 단순한 자금 조달 성과를 넘어, 건설업계 전반이 처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재무 안정성과 ESG 전략이 결합하면 투자 신뢰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또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현대건설이 단순 시공사에서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흥행은 건설업 전반의 자금 조달 여건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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