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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 강남권 최대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압구정2구역 시공사 선정이 현대건설 단독 입찰로 사실상 굳어졌다. 삼성물산이 입찰을 철회하면서 경쟁 구도가 무산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결국 조합이 스스로 협상력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수의 정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 입찰을 최종 포기했다. 현대건설이 약 1년 반 전부터 별도의 ‘압구정형 갤러리’를 조성하고, 조합원과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장기적 설득 작업을 벌여온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사전에 신뢰도를 충분히 쌓아 대의원 80% 이상을 우군으로 만든 상황에서, 삼성 입장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는 당초 한남4구역에서처럼 대안설계와 금융 기법을 결합해 ‘역전 전략’을 시도할 계획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압구정2구역에서는 조합 측이 대안설계나 금융 기법을 도입하면 사업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이러한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정도의 제안이라면, 삼성으로서도 경쟁 없는 구조에서 입찰을 강행해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조합이 경쟁을 스스로 차단해 결과적으로 이익을 더 얻지 못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에서 대안설계와 금융 패키지 전략으로 현대건설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으며, 신당1구역에서도 GS건설과 HDC현산이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삼성의 참여 의향만으로도 경쟁 분위기가 형성된 사례가 있다.
이번 압구정2구역의 경우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하면서, 예정 가격과 조건을 변경해 재입찰을 받거나, 유찰 시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실제 수의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조합 총회 의결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
현대건설은 이번 단독 입찰에서도 최고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홍보팀 관계자는 “삼성이 빠졌다고 조건을 낮추는 일은 없다”며 “압구정 현대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설계, 금융, 조합원 혜택 등 모든 측면에서 최고 수준의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참여 유무와 관계없이 처음부터 최고의 제안을 하겠다는 내부 방침이 있었다”며 “내년으로 예상되는 압구정3구역 역시 각 구역 특성에 맞춰 최선의 조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앞서 래미안 원베일리, 디에이치 한남 등 초고가 사업장에서도 디자인과 금융 패키지를 결합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왔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다른 건설사들에겐 부담스러운 경쟁 상대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시공사 조건을 상향 조정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처럼 경쟁이 사라지면, 시공사가 제시하는 조건을 그대로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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