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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국제화·겸업화 한계로 금융지주사체제 발전 힘들다

금융지주 문제 지배구조 문제에서 비롯

 

(조세금융신문) 국제화와 겸업화의 한계를 갖고 있는 우리 금융산업의 특징으로 인해, 지주회사체제가 발전하기 힘든 근본적인 제약조건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금융지주회사의 문제는 상당 부분이 지배구조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김문호)이 2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금융지주회사체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금융지주회사체제 이대로 괜찮은가?” 공동으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임수강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계속 끌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연구가 필요한 단계에 현재 들어섰기 때문에, 정부가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발전을 목적으로 한 강력한 규제완화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연구위원은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발전을 제약하는 요소들을 점진적으로 제거하고, 금융지주회사 체제에서 파생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과)는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의 제도적 문제점’을 다룬 발표에서 하나금융지주회사의 외환은행인수과정, KB금융지주 지주회장과 은행장의 알력 등 최근 금융지주회사의 문제는 상당 부분이 지배구조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금융지주회사의 정의, 자회사 편입, 자회사 경영관리 등 금융지주회사법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에 대한 소유 및 지배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10대 과제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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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지주회사제도는 금융산업의 겸업화와 대형화라는 국제적 추세에 따라 2010년 도입되었다.

 
제도 도입의 취지와 명분은 금융회사의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금융지주회사가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서로 다른 금융 업무를 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계열사 간 동반성장과 자본시장 활성화로 금융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고 우리 금융 산업의 대내외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금융지주회사의 사업은 표면적으로 다양화되었으나 금융지주영업 중 은행비중이 여전히 80%를 넘고 있어 사실상 시너지효과는 미미하다. 또한 낙하산으로 임명된 지주회장의 권한이 막강하여 자회사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면서도 막상 금융사고 시 그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도입과 성과’에 대한 발제를 맡은 이시연 연구원(한국금융연구원)은 2000년 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 이후 13개의 금융지주회사가 국내에 설립되었고,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자회사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금융지주회사가 국내 금융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2%(2013년말 기준)까지 늘어나 금융산업 내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전체 발표를 마친 후 이어질 토론의 사회는 김상조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학교)가 맡아 진행한다.


제1발제(금융지주회사 체제의 도입과 성과)의 지정토론자로는 이동걸 동국대 경영대 초빙교수, 제2발제(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의 제도적 문제점) 토론자는 성낙조 kb금융노조위원장과 이재용 금융감독원 금융지주팀장, 제3발제(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변화와 방향)의 지정토론자로는 손영채 금융위원회 금융제도팀장이 각각 참여할 예정이다. 


오늘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김기식 의원은 “지주회사 도입으로 달성하고자 했던 목적은 퇴색한 지 오래이다.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크게 갖는 현행 지주회사체제의 기형적 구조는 자리만들기를 위한 옥상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의원은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여겨 왔던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성과와 한계를 이제라도 냉정히 평가하고, 발전 방향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공동주최자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김문호 위원장은 “지주회사체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낙하산 인사 문화가 사라지고, 금융지주회사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민주적 지배구조, 정보공개와 회계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며 “한국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기 위해 팔을 억지로 비틀면서 끼워 입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 사회에 맞는 지배구조를 찾을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지주회사체제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토론회는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현행 법제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 바람직한 개선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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