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정부 승인으로 KDB생명 매각 작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 매각의 성패는 행정 절차가 아니라 가격과 자본에서 갈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을 누가 얼마나 나눠 갖느냐가 협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가 매각심의위원회를 열고 KDB생명 매각을 재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앞서 국무총리실도 관련 절차를 승인하면서,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작업이 사실상 첫 관문을 넘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지분 99.6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유재산 매각의 경우 총리실과 소관 부처의 사전재가가 필수적인데, 이번 승인으로 매각 추진 관련 제도적 걸림돌은 해소됐다.
산업은행은 빠르면 이달 중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는 그간 자문을 맡아온 삼일PwC가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 일곱 번째 도전…이번엔 무엇이 다른가
이번 매각은 산업은행이 2010년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한 이후 일곱 번째 시도다. 2014년 이후 여섯 차례 매각이 무산되면서 KDB생명은 대표적인 장기 매물로 남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출발 조건이 다르다. 산업은행이 대규모 자본 투입을 통해 재무구조를 손질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약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추가로 3000~5000억원 수준의 증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KDB생명 자기자본은 지난해 9월 말 –1017억원에서 연말 기준 4000억원대 수준으로 회복됐다.
형식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는 벗어난 셈이다.
겉으로 드러난 재무지표는 개선됐지만, 아직 질적인 건전성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조치 적용 후 200%를 웃돌지만,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은 71%로 금융당국 권고치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추가 자본 투입 없이는 인수 이후에도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곧 매각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누가, 얼마를 더 투입할 것인지에 따라 실제 인수 가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인수전 키는 한국투자금융지주?
현재 시장에선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보험 계열사가 없는 만큼 포트폴리오 확대 필요성이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한국투자금융지주와 꾸준히 접촉해왔고 이외 교보생명, 태광그룹 등과도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을 두고 ‘조건 협상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매각가는 물론 향후 자본 투입까지 포함한 총 부담이 협상의 핵심으로 언급된다.
나아가 이번 거래는 단순한 매각을 넘어 보험업권 재편 흐름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KDB생명 매각이 성사되면 롯데손해보험 등 다른 매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이번에도 무산될 경우 보험사 M&A 시장 전반이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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