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6 (월)

  • 흐림동두천 -4.6℃
  • 흐림강릉 0.8℃
  • 흐림서울 -3.3℃
  • 흐림대전 -2.0℃
  • 흐림대구 1.2℃
  • 흐림울산 1.8℃
  • 흐림광주 -0.6℃
  • 흐림부산 3.1℃
  • 구름조금고창 -2.3℃
  • 제주 3.6℃
  • 흐림강화 -6.3℃
  • 흐림보은 -2.3℃
  • 흐림금산 -2.3℃
  • 흐림강진군 0.4℃
  • 흐림경주시 1.5℃
  • 흐림거제 3.6℃
기상청 제공

[이슈체크-상속세 감세] 부모찬스가 기업경쟁력? 尹대통령이 말하지 않는 점<上>

혈통경영주의, 어느 학문에서도 인증된 바 없는 속설
독일 가업승계, 혈통세습이 아닌 지역발전 정책…한국은 혈통세습만 강화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토론회에서 상속세 완화를 시사한 후 대통령실이 18일 “현재 따로 상속세 관련 정책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재계와 언론에서는 상속세 완화 필요성에 대한 요구를 봇물터지듯 쏟아내고 있다. 

 

세금은 고여 있는 돈을 꺼내 필요한 곳에 돌리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저축은 미래에 대한 대비지만, 과도하게 고인 돈은 경제를 썩게 한다.

 

한국 대기업들은 역대급 성장의 과실을 축적하고 있으며, 늘어나는 기업 자산은 공급이 수요를 유인한다는 장 바티스트 세의 법칙을 위반한다.

 

회사의 고인 돈을 꺼내는 방법은 투자 그리고 임금과 배당이다. 이명박 정부는 동반성장을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는 기업소득환류세를 도입했다. 문재인 정부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란 이름으로 제도를 정비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돈이 더욱 고이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투자상생협력촉진세를 폐지하려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저지로 무산되자 재계와 더불어 상속세 감세 전선을 전개하고 있다.

 

 

◇ 만세일계(萬世一系)의 우수 혈통은 존재하는가

 

“소액주주는 회사의 주식이 제대로 평가받아서 주가가 올라가야 자산을 형성할 수 있지만,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너무 오르면 나중에 상속세를 많이 내고 할증세를 내야 한다. 재벌기업·대기업이 아니더라도 가업승계가 불가능해지고, 기업의 기술도 승계발전이 어려워 독일같은 강소기업이 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말에는 ▲혈통세습이 어려우면 기업이 발전하지 못한다(경영 혈통주의) ▲상속세는 세습을 막는다는 두 가지 뜻이 겹쳐 있다.

 

혈통경영주의자들은 가족경영이 우수하다며 주요국 대기업 중에도 가족경영 기업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혈통이란 특질 하나가 성공을 보장한다는 연구는 없으며, 장래 급속도로 변화하는 다양한 경영환경에 적합한 유전형질이 있다는 연구도 없다.

 

가족경영기업이 많은 것은 창업자의 자연스러운 세습욕구에서 발현되는 현상적 특질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진화생물학 대신 우생학이 생물학계 주류학문이 돼야 할 것이며, 인류를 지배하는 하나의 혈통이 있어야 할 것이다.

 

현대 경영학에서는 혈통적 수직적 조직체계를 권고하지 않는다.

 

외환위기 이후 맥쿼리 등 해외 유수의 컨설팅 기업들은 국내 대기업들에게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를 해소하고 네트워크식 수평적 구조로 재편할 것을 자문했다. 정부에서 주사-주사보-서기-서기보, 일부 대기업에서 부장-차장-과장-주임-대리 등 직급 명칭들이 사라진 것이 그 흔적이다.

 

혈통경영주의에서 나아가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체계가 미래 한국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한국은 고도성장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관치금융을 활용해 재벌 중심의 경제계를 구성했다. 장점도 있었지만, 원‧하청구조란 치명적 단점도 있었다. 이는 계층 고착화를 가속했으며, 세계 최저의 출산율이란 필연적 저주를 낳았다.

 

 

◇ 독일 강소기업은 상속세 감세가 낳지 않았다

 

독일의 가업승계 정책(강소기업 상속세 감세정책)은 혈통세습을 위한 제도가 결단코 아니라 지역 발전정책 및 지역민 고용까지 포괄한 다같이 잘 사는 정책으로 기획됐다.

 

독일의 가업승계제도는 작은 동네 기업에 적용한다. 이 기업에 채용되는 사람들도 주로 경영자 자녀들과 함께 같은 지역에서 사는 동네 사람들이다. 독일은 상속세 감세를 대가로 일정 기간 지역 고용을 의무화한다. 지역민이 해당 지역에서 먹고 살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독일은 강소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래 전부터 산별노조 체계를 운영해왔다. 동네 기업 종사자와 대기업 종사자가 함께 목소리를 내기에 독일 중소기업은 쉽게 노동자를 착취할 수 없다.

 

같은 시기 독일은 임시직 활용을 늘리는 하르츠 개혁을 추진했지만, 가업승계 제도는 해고를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이었고, 독일은 해고가 발생해도 생계를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이 갖추고 있었다.

 

반면 한국의 가업승계 정책(상속세 감세 정책)은 혈통세습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국 가업승계 정책은 처음에는 동네 기업에 하다가 정부를 거듭해가며 대형 기업들까지 확대했고, 세금 감면액도 수백억원까지 늘려놨다. 아직 노동자 고용을 의무화하고는 있지만, 이 역시 정부를 거듭해가며 의무 고용기간을 줄여왔다.

 

윤석열 정부는 부정수급을 막는다는 것을 명분으로 실업급여 제도를 위축시켰으며, 상대적으로 한국은 노동권 보호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나라다. 국제노총의 세계 노동권 지수에서 한국은 변함없이 5등급 꼴등 국가다. 반면 독일은 1등급 최우수 노동권 국가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소기업을 말하긴 했지만, 대기업 상속세 감세는 안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윤석열 정부는 상속세율 상한선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며, 고자산가들에게 부여하는 주식 할증과세를 겨냥하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국세청 개혁, 이제는 ‘행정 과제’가 아니라 ‘국정 과제’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아 26일 대대적인 세정 개혁을 선언했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대전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하나같이 국세청 내부 차원의 개선을 넘어, 정무·정책 판단 없이는 실행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언을 더 이상 국세청의 ‘업무계획’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세청은 징수기관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적극행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바로 답해야 한다”, “성실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는 세정이 조세정의의 출발점이다”, “AI 전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세행정을 만들겠다.” 이는 수사가 아니라, 국세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이 선언이 국세청 내부 결의로 끝나느냐, 국정 운영 원칙으로 격상되느냐다. 지금 국세행정은 단순한 징수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 신뢰, 부동산 안정, 조세 형평, 국가 재정 건전성, 민생 회복까지 모두 관통한다. 국세청이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져도, 정치·정책 라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번번이 중간에서 멈춰왔던 영역이다. 역외탈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