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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칼럼] 신년에 일출도 보고 겨울 별미 ‘곰치국’ 맛도 보고 -경북 울진 죽변항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곰치, 못생겼지만 맛은 일품

 

곰치라는 생선이 있다. 생김새가 곰을 닮았다 하여 ‘물곰’이라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해안 전역에서 서식하며, 지역에 따라 동해에서는 물곰, 곰치, 미거지, 남해에서는 물메기, 서해에서는 물텀벙이라 불린다. 모두 곰칫과에 속하지만, 세부적으로는 10여 종으로 분류될 정도로 크기와 생김새가 서식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과거 곰치는 못생긴 데다 살이 물러 천대받던 생선이었다. 그물에 걸려도 버려질 만큼 홀대받던 곰치는, 묵은지를 넣어 얼큰하게 끓인 국물 요리로 변신하면서 뱃사람들의 해장국으로 사랑받기 시작했다. 시원하고 깊은 국물 맛 덕분에 이제는 ‘못생겨도 맛은 좋다’는 평가와 함께 귀한 생선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동해안의 항구 곳곳에는 곰치국 전문점이 즐비하며, 지역별로 유명한 곰치국 맛집이 꼭 한두 군데씩 있다.

 

 

 

영화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진 동해안의 대표 관광 항구, 죽변항에도 곰치국 잘 끓이는 집들이 여럿 있다. 다만, 서울에서 접근성이 떨어지고 대중교통도 발달하지 않아 목적 없이 찾기 쉽지 않은 곳이다. 하여 죽변항을 방문할 일정이 생기면 가장 먼저 무엇을 먹고 어디를 둘러볼지 계획 먼저 짜는데, 그 일 순위로 꼽는 것이 바로 곰치국이다.

 

하지만 대부분 곰치국은 1인분씩 판매하지 않아 혼자서는 군침만 삼키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때로는 지인을 설득해 동행하기도 한다. 곰치국 한 그릇에 그럴 것까지야 하겠지만, 곰치국 맛을 익히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는다.

 

곰치국은 묵은지를 넣어 끓이기 때문에 김치의 맛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물이 아닌 곰치는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선한 생물을 사용해야 한다. 곰치국에 쓰이는 김치는 개운하고 시원한 맛을 내도록 젓갈 등 재료에 특히 신경 써 담가야 한다. 김치와 생선 덩어리를 넣고 끓이는 모습이 단순해 보이지만, 실상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곰치국은 찬 바람 부는 겨울철이 제격이다. 특히, 전날 동해바다 싱싱한 활어회와 함께 소주 한 잔을 즐긴 뒤라면 아침 곰치국으로 해장하는 것은 불문율이다. 밤새 차가운 바람과 파도와 싸우며 조업을 마친 어부들에게 곰치국은 대포 한 잔과 함께 몸을 녹이는 따뜻한 한 끼가 되고, 낯선 곳에서 여흥을 즐긴 여행객들에게는 속을 풀어주는 해장이 된다.

 

죽변항 주변 식당 대부분에서 곰치국을 맛볼 수 있으며, 그중 곰치국으로 유명한 식당으로는 이곳에서 곰치국을 처음 선보였다는 우정식당, 나란히 위치한 대성식당, 그리고 60년 넘게 대를 이어가며 아침 6시 반부터 문을 여는 유정식당 등이 있다.

 

울진의 별미와 볼거리

 

울진에서 곰치국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울진 대게다. 대게 역시 겨울이 제철이다. 울진의 겨울 여행은 대게와 곰치국을 아우르는 식도락 여행으로 제격이다. 후포항에서 대게를 맛보고 장엄한 새해 일출을 감상한 뒤, 죽변항에서 곰치국과 싱싱한 활어로 속을 든든히 채워보자. 이후 죽변 스카이레일에 올라 청량한 동해를 감상하거나, 신비로운 성류굴을 탐방하고, 겨울 산사 불영사와 금강송 숲길을 거닐며 힐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둘러볼 만한 곳

 

후포항 대게축제

 

매년 2월에 열리는 울진의 대표 해산물 축제로, 대게 잡기 체험, 요리 경연, 문화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축제 동안 신선한 대게를 평소보다 저렴하게 맛볼 수 있어 대개 미식가들에게 큰 인기를 끈다.

 

 

죽변항 스카이레일

 

동해를 따라 해안 절벽 위로 운행되는 모노레일이다. 약 2km 구간에서 탁 트인 동해와 죽변항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 커플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근처에는 등대와 드라마 촬영지, 맛집이 있어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성류굴

 

2억 5천만 년의 역사를 간직한 천연 석회암 동굴로, 석순, 종유석 등 독특한 동굴 생성물이 가득하다. 약 500m의 탐방로를 따라 신비로운 지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으며, 내부 조명과 어우러진 경관이 감탄을 자아낸다.

 

 

 

불영사와 금강송 숲길

 

불영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부처님의 그림자가 물에 비친다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불영사 계곡은 울진 8경 중 하나로,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금강송 숲길은 수령 500년 이상의 금강송이 빽빽이 들어선 곳으로, 천천히 걸으며 맑은 공기와 피톤치드를 만끽할 수 있는 힐링 명소다.

 

 

덕구온천

 

울진 여행의 마무리는 자연 속에서 온전히 힐링할 수 있는 덕구온천에서의 온천욕으로 완성된다.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 온천인 덕구온천은 맑고 깨끗한 물로 여행에서 쌓인 피로를 풀어주며,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기에 충분하다.

 

 

[프로필] 황준호(필명: 黃河)

•여행작가

•브런치 [황하와 떠나는 달팽이 여행] 작가

•블로그 | 지구별 여행자 운영자

•스튜디오팝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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