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5 (일)

  • 맑음동두천 -5.0℃
  • 맑음강릉 -0.6℃
  • 맑음서울 -3.8℃
  • 맑음대전 0.9℃
  • 맑음대구 2.1℃
  • 맑음울산 2.7℃
  • 구름조금광주 1.8℃
  • 맑음부산 4.0℃
  • 구름조금고창 0.4℃
  • 구름조금제주 6.7℃
  • 맑음강화 -4.7℃
  • 맑음보은 -1.4℃
  • 맑음금산 0.3℃
  • 구름조금강진군 3.1℃
  • 맑음경주시 2.5℃
  • 맑음거제 2.9℃
기상청 제공

문화

[여행칼럼] 이베리아반도를 횡단하다(3) 헤밍웨이가 사랑한 도시- 론다(Ronda)

(조세금융신문=황준호여행작가) 스페인은 세계 최대의 올리브 생산국가이다. 콜레스테롤 제거와 암 예방에 좋다는 올레익산(Oleic acid)과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 방지에 좋다는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돼 있어 ‘신이 내린 선물’이라 불리는 올리브는 전 세계 생산량의 30%가 스페인에서 재배되고 있고 특히 이곳 안달루시아 지방이 스페인에서도 최대 재배지라고 한다.

 

연평균 강수량이 1000mm 이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산들은 건조하고 숲이 별로 없는 민둥산이 대부분이다. 올리브나무는 다행히도 비가 적고 건조한 지역에서 잘 재배되기 때문에 이 지역에 가장 적합한 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게다.

 

그라나다에서 론다 가는 길, 끝없이 이어지는 메마른 땅에 그나마 올리브 나무마저 없었으면 고비사막이나 몽골의 대평원처럼 삭막한 풍경으로 인해 지쳐 몸서리치지는 않았을까.

 

론다, 작지만 볼 것 많은 알찬 도시

 

론다는 해발 739m의 절벽 위에 있는 작은 도시로 인구 역시 4만여 명이 채 안 된다. 우리나라에는 몇 년 전 TV에서 방송되었던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으로 인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라나다에서 세비야로 또는 세비야에서 그라나다로 여행하는 한국인 여행객들이라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되었다. 이처럼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과는 달리 다른 나라 여행객들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스페인 여행의 필수 코스처럼 들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투우의 발상지 론다, 그리고 최고의 투우장 플라사 데 토로스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투우’이다. 오늘날에도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전국의 아레나(Arena)에서 투우 경기가 열리고 있다. 이런 스페인 근대 투우의 발상지가 론다이고, 현재 가장 오래된 투우장이 이곳 론다에 있다.

 

1754년에 착공하여 1784년에 완공한 론다 투우장은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로 360도 2층 원형에 동시에 6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으며 가장 아름다운 투우장으로 손꼽힌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투우 경기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 즐기기 위해 동물을 그 유희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 내키지 않아 둘러보는 내내 불편함을 지울 수 없다. 투우장이라는 사실을 잊고 건축물만 감상했더라면 정교하고 섬세한 그 건축 기법에 여러 번 감탄사를 연발하고도 남았을 텐데 말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산책로

 

자리를 피하듯 투우장을 빠져나와 대문호 헤밍웨이가 이곳에 머물며 산책하던 산책로로 이내 접어들었다. 오랜 기간 종군기자를 지낸 헤밍웨이는 그의 나이 37세에 스페인 내전 종군기자로 참전하게 된다. 헤밍웨이는 이곳 론다에 머물며 스페인 내전의 참전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집필을 시작한다.

 

훗날 이 작품은 영화로도 널리 알려졌으며 ‘노인과 바다’와 더불어 헤밍웨이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결정적 작품이 되기도 한다. 산책로를 따라 난간을 걸으며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에 나오던 장면을 떠올려 본다.

 

산책로 정점에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론다라는 도시가 꽤 높은 곳에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또한 눈앞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투우장에서 불편했던 생각을 단숨에 잊게 해줄 만큼 시원하고 아름답다. 론다 최고의 전망 포인트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이곳은 낮 풍경뿐만 아니라 해질 무렵 산 능선 너머로 내려앉는 낙조 또한 일품이다.

 

론다의 상징, 누에보다리

 

론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두고 깊이 120여 미터에 이르는 기암절벽의 협곡이 있고 그 협곡 아래로 과다레빈강이 흐르고 있다. 내려보기에도 아찔한 이곳에 돌을 쌓아 만든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가 바로 론다의 상징 ‘누에보다리’이다.

 

 

론다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누에보다리는 1751년에 착공하여 34년 만에 완성하였다. 아치형다리 중간에는 방이 있는데 스페인 내전 당시에는 감옥과 고문 장소로도 사용되었고 지금은 다리 홍보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헤밍웨이 산책로에서 보이는 누에보다리 풍경은 천혜의 자연과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구조물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극치를 이룬다. 어디 그뿐인가. 다리 위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풍경 역시 압권이다. 계곡 언덕을 따라 그림처럼 밀집된 하얀 집들과 그 너머로 켜켜이 펼쳐지는 산 능선 역시 어우러짐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많은 여행자는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 투우장, 산책길, 누에보다리 등을 둘러보고 반나절 만에 훌쩍 론다를 떠나고 만다. 하지만 그렇게 둘러보기에는 아쉬운 곳이 론다다. “사랑하는 사람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라 말한 헤밍웨이의 추천이 아니라도 하루쯤 이곳에 머물며 론다의 내밀한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도 색다른 매력일 게다.

 

산책로 전망대에서 산 능선 너머로 내려앉는 저녁놀도 감상하고 누에보다리가 빤히 보이는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망중한도 즐겨볼 일이다. 절벽 아래까지 내려가 밤이 되면 환상적인 조명으로 수놓는 누에보다리를 우러러보는 것도, 오밀조밀한 골목 작은 가게들을 둘러보다 적당한 바(Bar)에 들러 간단한 타파스(Tapas)에 맥주 한잔 곁들이는 것도 론다에서 머물며 해볼 만한 일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보름달과 떡볶이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나는 아직도 하늘보다 땅을 먼저 떠올린다. 살던 마을의 흙길, 그 흙냄새, 그리고 흙이 묻은 엄마의 손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 하교 길에는 늘 엄마의 등이 있었다. 남의 밭에서 품앗이로 파를 캐시던 엄마는 흙 묻은 장갑을 벗을 새도 없이 나를 불러 세웠다. 작은 비닐봉지 하나를 내밀며 “먹어라.” 하시던 그 숨결이 지금도 귀에 선하다. 그 안에는 한 개의 보름달 빵이 들어 있었다. 반은 내가 먹고, 반은 집 강아지에게 주며 해맑게 웃던 날들이 있었다. 누나는 자기 몫이 없다며 종종 투덜댔지만, 나는 달콤함에 빠져 그 말도 흘려들었다. 세월이 꽤 흐른 뒤에야 알았다. 그 빵은 엄마가 간식으로 받은 것 중 스스로 드시지 않고 남겨두신 ‘내 몫’이었다는 사실을. 그걸 알고 난 뒤로 보름달 빵을 쉽게 먹지 못했다. 입에 넣으면 미안함이 먼저 차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마음의 모양도 조금씩 변한다. 지금은 보름달을 떠올리면 미안함보다도 어머니가 남겨주신 ‘둥근 마음’이 먼저 떠오른다. 그 마음이 나를 오늘 이 자리까지 데려왔다고 생각하면, 보름달은 늘 감사의 모양이다. 어린 시절의 음식은 뭐든지 다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