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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칼럼] 달천강 맑은 물 그곳, 민물매운탕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산지가 70%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깊은 산중까지 들어가지 않더라도 산굽이 몇 번만 돌아들면 첩첩산중의 풍경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바다가 없는 충청북도 역시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괴산은 속리산, 칠보산, 도명산 등 소백산맥 줄기가 지나가는 험준한 지형 속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괴산은 충청도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데다, 철도 노선조차 없어 교통이 불편한 지역으로 오랫동안 외부와의 교류가 적었던 곳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립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오염되지 않은 청정 자연을 간직하게 해주었고, 오늘날 괴산은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는 대표적인 산골 관광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괴산을 가로지르는 달천강은 충북 보은군 속리산(海拔 1,058m)에서 발원하여 괴산군을 지나 충주시 서쪽에서 남한강에 합류하며 긴 여정을 이어가는 강이다. 이 강은 괴산군의 생태계와 농업의 근간을 이루는 물줄기로, 화양구곡, 산막이옛길, 수주팔봉 등 수려한 경관을 거느리며 흐른다. 지역 주민들은 달천을 ‘괴강(槐江)’이라 친근하게 부른다. 옛날 강가 주변에 회화나무(槐木)가 많았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 한다.

 

괴강이 사랑받는 이유는 단지 경치 때문만은 아니다. 괴강은 풍부한 생태자원을 품고 있어, 주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소중한 식재료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 강에서 잡히는 쏘가리, 빠가사리, 메기 등 민물고기는 지역의 대표 음식인 민물매운탕으로 재탄생한다. 여기에 올갱이를 푹 고아 만든 올갱이해장국도 괴산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이다. 한 숟갈 국물에 진하게 스며든 민물 본연의 맛은 괴강을 품은 괴산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괴강을 따라가다 보면, 괴산읍 대덕리에 자리한 오래된 매운탕집을 만나게 된다. ‘오십년할머니집’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식당은 이름 그대로 반세기가 넘도록 민물매운탕을 끓여온 곳이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신선한 민물고기에 직접 담근 보리고추장을 넣어 깊고 칼칼한 맛을 낸다. 한 수저 국물만 떠먹어도 왜 괴산 사람들이 “물맛이 곧 국맛”이라 말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지금은 3대째 손자가 할머니의 비법을 이어받아 그 맛을 지키고 있다.

 

‘할머니집’ 외에도 괴강 주변으로는 오래도록 자리 잡은 매운탕집과 올갱이해장국 식당들이 여럿 있다. 어느 집을 가도 평균 이상의 맛은 기본, 괴강의 맑은 물과 그 속 생명들이 만든 깊은 국물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충북 괴산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내륙 산간 지역이지만, 그만큼 외부의 손이 덜 타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이다. 속리산과 칠보산, 화양계곡을 비롯한 산악 트레킹 코스는 사계절 내내 탐방객의 발길을 끌고, 산막이옛길 같은 수변 생태길은 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괴산은 ‘물 좋고 공기 맑은 청정 식도락 여행지’로 손꼽힌다. 맑은 달천강(괴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여낸 민물매운탕, 다슬기를 우려낸 올갱이해장국, 그리고 이 지역 고랭지에서 자란 절임배추와 고추, 대학찰옥수수 등도 여행객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맛으로 괴산을 기억하게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괴산은 단순히 자연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자연이 품은 먹거리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고장이다. 충청도 특유의 정감 어린 손맛과 청정 환경이 어우러진 괴산은 도시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몸이 쉬는 여행’을 찾는 이들에게 분명 추천할 만한 목적지다.

 

괴산 둘러볼 만한 곳

 

 

산막이옛길

괴강을 따라 조성된 산막이옛길은 총 길이 약 3.1km로, 괴산을 대표하는 힐링 산책로다. 과거에는 배를 타야만 닿을 수 있었던 산막이마을로 향하던 옛길을 복원해 만든 이 길은 데크와 흙길, 출렁다리, 쉼터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다. 길 옆으로는 괴강이 유유히 흐르고, 곳곳엔 괴산의 역사와 설화를 담은 안내판이 있어 자연과 이야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가을 단풍철이면 걷는 즐거움이 절정에 이른다.

 

화양구곡

속리산 자락에 자리한 화양계곡은 괴산 8경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명소다. 조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며 머물렀던 곳으로, 계곡 주변엔 만학초당, 암서재, 첨성대 등 문화유적이 남아 있고, 맑은 계류와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봄엔 신록, 여름엔 계곡 물놀이, 가을엔 단풍 명소로 이름이 높다. 계곡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산책길도 잘 정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부담 없는 코스다.

 

 

수옥폭포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 위치한 수옥폭포는 괴산을 대표하는 명승 중 하나로, ‘옥같이 맑은 물이 떨어진다’ 하여 ‘수옥(秀玉)’이란 이름이 붙었다. 높이 20m에 달하는 절벽 위에서 쏟아지는 폭포수는 여름철이면 시원한 물안개를 일으키며 장관을 연출한다. 폭포 아래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회동굴인 ‘수옥정(秀玉亭) 석굴’이 자리해 함께 관람하기 좋으며, 이 일대는 한여름 피서지로도 인기가 높다. 울창한 숲과 물소리가 어우러져 계절마다 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고, 주차장과 야영장 등 관광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은 물론, 자연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괴산의 숨은 보석이다.

 

[프로필] 황준호(필명: 黃河)

•여행작가

•브런치 [황하와 떠나는 달팽이 여행] 작가

•블로그 | 지구별 여행자 운영자

•스튜디오팝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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