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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칼럼] 한려 해상의 중심 통영(1) - 통영의 삶과 문화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도깨비불을 보았다.
긴 꼬리를 단
가오리 모양을 하고 있었다.

 

비석 고개,
낮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뜨음했다.
시구문에는 유약국이 살았다.

 

그 집 둘째가 청마 유치환
行而不言(행이불언)이라
밤을 새워 말술을 푸되
산군처럼 그는 말이 없고

 

서느렇던 이마,
海底(해저) 터널 너머
해핑이로 가는 신작로 그 어디 길섶
푸르스름한 패랭이꽃

 

그리고 윤이상
각혈한 핏자국이 한참까지
지워지지 않았다.

 

늘 보는 바다
바다가 그날은 왜 그랬을까
뺨 비비며 나를 달래고
또 달래고 했다.

 

을유년 처서
조금 전의 어느 날.


_김춘수 시인의 詩  [통영읍]

 

통영만큼 여러 별칭을 가진 도시도 드물다. 한국의 나폴리, 한려수도의 심장, 바다의 땅이라고도 불린다. 이렇듯 통영을 다양하게 불리는 까닭은 통영이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남해에 보석처럼 촘촘히 박힌 150여 개의 섬을 품고 있으며, 그 섬들과 섬들을 이어주는 해상교통의 중심지이자 관문인 곳이 바로 통영이다.

 

역사적으로는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인 한산도대첩이 벌어진 격전지가 이곳 통영 앞바다였다. 또한 음악가 윤이상, 극작가 유치진, 소설가 박경리, 시인 유치환, 김춘수 등 걸출한 예술가를 배출한 문화예술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렇듯 통영은 빼어난 자연 지리적 환경과 다양한 역사유적, 그리고 따뜻한 기후 등으로 인해 사시사철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남해의 대표 관광지이다. 부둣가를 따라 이어져 있는 서호시장과 중앙시장에는 다양한 해산물이 넘쳐나고 강구안의 아늑함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한려해상 전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동피랑 마을과 미륵산 정상을 오른다.

 

통영의 아름다운 모습을 말로써 나열하기에는 부족할 따름이다. 이, 삼일쯤 통영에 머물며 보고 느끼고 맛보고 나면 그 이유를 확연히 느끼지 않을까. 3회에 걸쳐 통영과 통영의 섬들, 그리고 통영의 빼어난 명산을 둘러볼 예정이다.

 

 

 

달동네 마을 동피랑


비탈 지역을 일컫는 말이 벼랑이고 벼랑의 경상도 사투리가 비랑이다. 동쪽 비탈진 곳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곳이 바로 동피랑 마을이다. 마을은 강구안이 있는 중앙시장에서부터 비탈진 언덕 위까지 이어진다. 


오르는 골목길에는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어 그림을 따라 골목길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이곳은 서민들의 오랜 삶터로서 그들의 애환과 고단함 또한 그대로 묻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을 정상 언덕이 나타난다. 이곳에 올라서면 쉴 새 없이 오가는 배들과 그 배들을 맞이하는 강구안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구안과 중앙시장, 그리고 서호시장


강구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 가운데 한 곳이다. 항구 주변으로는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난전이 활기차며 유유자적 오가는 고깃배들의 모습 또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강구안 뒤쪽에 있는 중앙시장에서는 싱싱한 해산물과 건어물이 풍성하여 늘 사람들로 북적댄다. 서호시장은 오래전부터 통영의 대표적인 새벽시장으로 한려해상 많은 섬을 오가는 배들의 관문인 여객선 터미널 뒤쪽에 있다.  서호시장과 중앙시장은 시락국을 비롯하여 졸복탕, 도다리쑥국, 성게 비빔밥, 충무김밥 등 통영을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이 탄생한 곳이며 지금도 여전히 이곳에 오면 맛볼 수 있다.

 

적산 시설 해저터널


통영과 미륵도를 육로로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해저터널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시공된 적산 시설이다. 통영으로 이주해오는 일본 어민들이 늘어나자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터널로, 그 길이가 483m에 이르며 동양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해저터널로서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등록문화재로 등재되었다.

 

광복 후 충무교와 통영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해저터널은 미륵도와 통영을 오가는 육로로 이용되어 왔다. 터널 입구에는 한자로 ‘용문달양(龍門達陽)’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당시 터널 건설을 주도했던 일본인 군수 휘호로서 적산의 잔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빼놓을 수 없는 통영의 맛


통영에는 통영만의 이색적인 향토음식이 많다. 충무김밥이 그러하며, 시락국이 그러하다. 또한 봄철에만 내놓는 도다리쑥국을 비롯하여 성게 비빔밥, 졸복국 등도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밥만 넣어 만든 김밥에 양념한 오징어, 무, 어묵 등을 곁들여 먹는 충무김밥은 통영을 대표하는 전국적인 음식이다.

 

장어로 우려낸 육수에 된장을 풀고 시래기를 넣어 끓여 먹는 시락국은 이곳 시장 상인들과 어민들의 대표적인 아침 식사였다. 


봄철에 갓 올라온 쑥과 제철 생선인 도다리를 주재료로 하여 무를 넣고 끓여내는 도다리쑥국은 봄철에만 맛볼 수 있는 통영의 대표적 계절 음식으로 매년 3~5월이면 도다리쑥국을 맛보기 위해 서호시장을 찾는 이들로 북적댄다. 그 외 꿀빵을 비롯하여 말린 고구마로 죽을 쑤어 먹던 빼떼기죽도 통영의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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