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1 (월)

  • 흐림동두천 9.0℃
  • 흐림강릉 10.6℃
  • 서울 12.2℃
  • 구름많음대전 13.8℃
  • 구름많음대구 12.1℃
  • 연무울산 11.1℃
  • 광주 13.9℃
  • 흐림부산 13.7℃
  • 흐림고창 10.2℃
  • 제주 16.2℃
  • 흐림강화 9.7℃
  • 흐림보은 12.5℃
  • 흐림금산 13.1℃
  • 흐림강진군 13.6℃
  • 흐림경주시 8.2℃
  • 흐림거제 13.6℃
기상청 제공

문화

[여행칼럼] 남도 봄나들이(2) 만화방창(萬化方暢)

여수야경-향일암-돌산도-오동도-낙안읍성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만화방창(萬化方暢)계절이 따뜻하여 만물이 소생하니

이러함이 만화방창(萬化方暢) 아니면 그 무엇이겠는가!”

 

여수 밤바다

 

조용하고 아늑한 작은 항구였던 여수가 언제부턴가 밤이 없는 도시로 탈바꿈이 되었다. 어느 도시가 짧은 시간 내에 이처럼 변화무쌍해진 곳이 있을까? 여수를 대표하는 음식 게장백반으로 든든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여수 밤거리로 나선다.

 

 

거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돌산대교며 거북선대교, 그리고 여수항 인근 전체가 화려한 조명으로 밤을 밝히고 있다. 말 그대로 불야성, 예전에는 이른 저녁이면 벌써 파장 분위기였던 수산시장도 불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산시장을 둘러보고 낭만포차거리는 스쳐 지나간다. 발 디딜 팀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드라이브하듯 한적한 곳을 찾아 봄바람 일렁이는 여수 밤 풍경을 돌아본다. 요란함에 휩쓸리지 않아도 마음은 어느덧 동요되어 콧노래 흥얼거리며 발걸음조차 사뿐하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여수 밤거리, 밤풍경의 모습이다.

 

해를 향해 자리 잡은 향일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곳 가운데 여수 돌산도 끝자락에 있는 향일암을 최고로 손꼽는다. 향일암은 말 그대로 해를 향해 자리 잡은 암자다. 그 옛날 이 절을 세운 선사는 분명 웅장하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대오각성을 하기 위해 이곳에 암자를 세웠을 거다. 풍광이 너무 빼어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보니 오늘날에는 사시사철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이에 절에서는 작심한 듯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대시설들을 경내 곳곳에 설치해 놓았다. 보기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겠지만 수행을 중시하는 사람들 눈에는 저절로 눈살 찌푸리게끔 한다.

 

돌산도, 돌산 갓김치

 

금오도가 방풍나물 주산지로 섬 전체가 방풍나물 천지였듯 돌산도는 섬 전체가 갓 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탈밭이나 벼농사 시작 전 논이나 갓들로 넘쳐난다. 갓은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는 식물이다. 그 가운데 특히 돌산 갓은 솜털이 없이 매끈하며 연하고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그래서 돌산 갓김치를 고를 때는 강한 양념으로 버무린 것보다는 심심해 보일 정도로 대충 버무린듯한 김치를 고르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야 돌산 갓만의 특유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돌산에서 자생한 품종은 아니지만 돌산 갓은 이곳에서 재배되며 돌산의 기후와 토양에 고착화된 식물이다. 향일암 가는 굽이길 한적한 곳에 덩그러니 있는 갓김치 가게, 들어서니 대뜸 밥을 퍼서 갓김치를 쭉 찢어 맛보라고 내놓는다. 알싸하면서도 시원한 맛, 돌산의 봄맛이다.

 

동백 꽃섬, 오동도

 

오동도를 빼놓고 여수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섬에 오동나무가 많아 오동도라 부르게 되었다는데, 지금은 오동나무보다 동백나무가 더 많은 군락을 이룬 섬이다. 섬이라고는 하지만 일제시대 만들어진 방파제로 인해 십여 분이면 걸어서 건너갈 수 있는 섬 아닌 섬이다.

 

 

 

작은 섬이지만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 해안 등 섬 전체가 절경이다. 봄소식을 가장 빨리 알린다는 동백꽃이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동백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섬을 돌아서 처음 출발했던 제자리로 나오게 된다. 연인이 되었든 좋은 인연의 사람들과 오동도를 걷는다는 것은 분명 아름답고 기억에 오래 담아둘 만한 여행이 될 게 분명하다.

 

저녁놀 내린 낙안읍성

 

석양이 붉은 빛을 띌 무렵 낙안읍성에 도착한다. 왜구의 침입을 막고자 조선 초기에 조성한 낙안읍성은 요즘으로 따지자면 계획적으로 건설한 계획도시라 할 수 있다. 건설 초기에는 흙으로 성곽을 쌓았으나 이후 석축으로 다시 조성을 하였다고 한다.

 

 

 

성 안에는 현재에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 유적들도 보전 상태가 양호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곳 역시 관광지화가 되면서 아늑하고 정감 어렸던, 불과 몇 년 전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여기저기서 호객하는 소리가 귓전을 불편하게 한다.

 

그래도 호객소리 요란한 입구를 벗어나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적당히 쌓아 올린 담장 너머로 남의 집 살림살이를 엿보기도 한다. 담벼락 따라 도랑물 흐르는 소리가 선명하다. 봄 소리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까지 마을을 서성거려 본다. 돌아서 나오는 길, 성 밖에서 쪼그려 앉아 봄나물을 다듬던 할머니에게서 고들빼기나물 한 봉지를 샀다. 인심 좋은 할머니께서는 떨이라며 통째로 한아름 안겨준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단식(斷食), 배고픔의 고통을 이기는 힘과 경영지혜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모 정치인이 갑작스레 단식을 이어가 많은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 역사상 단식은 많은 사례가 있어 왔다. 단식(斷食)은 실타래 같이 이어져 있는 생명의 유지를 위한 음식공급망을 의식적으로 빠르게 끊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서서히 섭취를 줄이는 절식(節食)과는 다르게 그 배고픔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이 크고 생물의 본능을 공격하는 것이라 정신과 육체 모두를 원시상태로 되돌리는 극기의 인내를 감수해야만 가능하다. 필자에게도 단식경험이 있다. 60년대 우리나라는 전쟁후유증으로 인한 궁핍한 경제로 국민학생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생각나는 그때, 워낙 가난한 사정 때문에 하루에 한 끼도 못 채우고 수돗물로 배 채울 정도로 배고픔을 참아가며 열심히 공부해 항상 우등생 반열에 올랐던 절친이 있었다. 필자는 그 친구의 상황을 공감하기 위해 똑같이 하루에 한 끼로 하며 빈 배를 수돗물로 채우는 과정을 동반 체험해봤다. 결국 3일을 넘기지 못했다. 그 배고픔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필자는 배고픔을 수돗물로 채우고도 끝끝내 강한 의지로 항상 공부를 잘했던 그 친구를 정말 존경했고 후일 그 친
[인터뷰] ‘벌써 1년!’ 이석정 한국세무사고시회장 "실천으로 증명하는 회원 중심! 행동하는 고시회"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지난해 11월 이석정 회장이 제26대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고시회는 지난 11월 10일 광주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제53회 정기총회 및 회원의 밤’ 행사를 열고 결속을 다졌다. 지난 1년간 회원 사업 현장의 어려움 을 해소하고 세무사의 위상 제고를 위해 “회원 중심! 행동하는 고시회”라는 모토로 열심히 달려온 고시회의 이석정 회장을 만나 커가는 위상에 걸맞은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고시회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석정 회장께서 한국세무사고시회를 이끌어 오신 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이후 쉴 틈 없이 달려왔고 지금도 정신없이 달리는 중입니다. 2022년 11월 회장 취임 시 다짐했던 공약을 차근차근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시회의 전통적 사업은 더욱 충실하게 내실을 다졌으며 신규사업은 좌초되지 않고 앞으로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새로운 튼튼한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신규사업들은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고시회 임원들께서 헌신적으로 기획 및 봉사해 주셔서 첫발을 내딛게 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