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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칼럼] 인도차이나반도를 종단하다(6) - 20세기 베트남 역사의 산실

 

(조세금융신문=황준호여행작가)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찌민시의 전경은 도시를 관통하는 사이공 강을 따라 장방형으로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강변으로 늘어선 마천루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그리고 지류를 따라 프랑스풍의 낮고 밀집된 건물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고,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이 외곽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다. 얼핏 우리네 시골과 흡사해 보이지만 드문드문 야자나무 길게 늘어선 모습이 이색적이며 ‘남쪽 나라’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특히 저녁 무렵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도심의 야경은 가히 압권이다. 사이공 강에는 화려한 조명 깜빡이며 유람선이 쉴 새 없이 오가고, 거미줄처럼 이어진 도심의 가로등 불빛은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며 활주로 유도등처럼 오토바이와 차량, 그리고 사람들을 길라잡이하고 있다.

 

호찌민을 찾는 이들이 뜨거운 열도의 ‘남쪽 나라’에 와 있음을 실감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공항 게이트를 벗어나는 순간 호흡이 곤란할 만큼 뜨겁게 맞닥뜨리는 열기에 놀라고 공항을 벗어나면 도로에서 만나는 오토바이의 행렬에 베트남, 호찌민에 왔다는 것을 본격적으로 실감하게 된다.

 

바이크의 천국 호찌민

베트남은 바이크의 천국인 나라다. 베트남의 아침은 바이크 소리와 함께 시작되고 바이크 소리가 잦아들면 하루가 저문다. 그래서 바이크 소리는 베트남의 심장 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여만 명이 사는 호찌민의 바이크 울림은 상상을 초월한다.

 

호치민의 하루는 여섯 시면 시작된다. 노천카페도, 노천식당도 여섯 시면 문을 연다. 그리고 그 무렵 골목 골목에서 바이크 역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며 혈관 속을 질주하는 혈액처럼 종일 멈추지 않고 도시를 달린다. 바이크에서 나오는 엔진소리, 그리고 쉴 새 없이 눌러대는 경적은 마치 합주하듯 거대한 통 울림이 되어 종일 도시를 들썩거린다.

 

 

러시아워 시간에 바이크 뒷자리에 앉아 호찌민 대로 한복판에 갇혀 보시라. 사방에서 울리는 바이크 소리는 5.1채널 서라운드 못잖게 웅장하며 무분별한 즉흥연주다. 어디 그뿐인가! 빼곡히 서 있는 바이크들 사이를 헤집고 질주하는 모습은 게임 속 한 장면처럼 스펙터클 하다. 하지만 소음으로 들리던 바이크 소리와 경적이 이곳에 며칠 머물다 보면 아무렇지 않게 들린다. 익숙함이란 이렇듯 무서운 습관인 게다.

 

나라가 발전할수록 자동차가 늘고 바이크는 줄어들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 바이크는 최고의 이동수단이자 생활 자체이기 때문에 쉽게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듯 쉼 없이 오가는 바이크의 행렬은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이고 삶의 단면이다. 더운 지방 사람들의 게으름은 적어도 이곳 베트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들의 하루는 바쁘고 분주하다. 이들의 부지런함과 성실함, 그리고 끈질긴 민족성, 이러한 요소들은 나라를 성장시키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노천식당

호찌민 곳곳에서는 어둑해지면 길가 노천식당이 문을 연다. 일과를 마친 사람들은 이곳 노천식당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가볍게 술 한잔 나누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낸다. 메뉴도 조개 등을 이용한 해산물 요리부터 닭, 돼지, 타조, 악어요리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포장마차나 선술집 같은 이곳은 가격 면에서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호찌민 사람들에게는 휴식하기 좋은 쉼터다.

 

 

미니 테이블과 미니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현지 음식과 막대얼음 넣어주는 시원한 맥주 한잔 마셔보는 것, 호찌민 여행에서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여느 나라에서도 마찬가지 듯 이곳 역시 화려하고 훌륭한 고급식당이 즐비하지만 허름하면서도 생기발랄한 노천식당에서 소탈한 이곳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보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묘미가 되고도 남음이다.

 

볼거리

도시의 역사가 깊은 만큼 호찌민 시내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특히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 세워진 건축물들과 냉전 시대 아픈 상흔들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 그리고 다양한 시장 등을 둘러볼 만하다. 그 가운데 호찌민의 통일궁과 노트르담 대성당 건물은 베트남 역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건물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축조된 두 건축물 중 통일궁은 월맹군으로부터 통일이 되기 전까지 남부 베트남을 통치하였던 대통령의 집무실로 사용한 곳이며,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지배 시절 만들어진 건축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힌다.

 

두 건물 모두 베트남 근대사를 겪어온 곳으로써 특히 통일궁은 남부 베트남인들에게는 아픈 역사가 서려 있다. 통일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어느 쪽으로든 통일이 이뤄졌으니 다행일 수 있지만, 함락당한 지역의 국민은 많은 차별과 억압을 받아왔고, 오늘날에도 보이지 않는 차별이 빈번히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벤탄 시장과 사이공스퀘어는 중국 북경의 유명 짝퉁 시장인 수수가 시장과 견줄만한 베트남 최대의 짝퉁 시장이다.

 

호찌민을 찾는 배낭 여행가들이 반드시 들르는 여행자 거리(Bui Vien Walking Street) 노천카페에서 베트남산 커피 한 잔 마시며 유유자적하는 것도 해볼 만 하다.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남쪽 나라’ 베트남, 오랜 세월 중국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와 비슷한 유교 풍습이 남아 있어 낯설지가 않은 나라, 그 가운데 호찌민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국가 경제를 리드하는 도시이며 가장 활기 넘치고 여행하기 좋은 도시다. 이렇듯 호찌민의 모든 것들을 느끼고 익히며 함께 어울려 보는 것 자체가 힐링 받는 베트남 여행이 될 것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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