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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MBK 변제약속 사실상 거짓말”

“4000억원 변제할 돈 있었으면 회생절차 필요 없었어”
삼부토건 주가 조작 사건 4월 마무리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향해 홈플러스 ‘카드 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에 대한 변제 의지가 사실상 보이지 않는다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26일 이 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MBK파트너스를 믿을 수 없다. 4000억원 규모의 ABSTB 원금을 전액 변제하겠다고 했으나 지금 변제하겠다는 건지, 10년 뒤에 변제하겠다는 건지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MBK가 ABSTB 원금 변제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제가 보기엔 거짓말 같다”고 되짚었다.

 

이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채권자들이 제한된 자원을 갖고 싸우게 되는데 MBK의 고통 분담이 없으면 결국은 ‘언 발에 오줌 누기’로 그때그때 거짓말을 하는 것밖에 안된다”며 “ABSTB 4000억원 규모의 원금을 보장할 유동성이 있다면 애초에 회생 신청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장에서는 ABSTB를 상거래 채권으로 취급하겠다는 것을 이른 시간 안에 변제해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데, 재원이나 시기에 대해 약속할 수 없다면 사실상 의미를 숨긴 거짓말에 가깝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 원장은 삼부토건 관련 조사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가급적 4월 중 처리하려고 욕심내고 있다. 금감원 차원에서 사건을 정리하게 되면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와 조정하고 패스트트랙 넘어가면 검찰과도 협의하는데 아직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그런 절차를 밟고 있거나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김건희 여사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건 연관성에 대해선 “김 여사나 원 장관, 이종호 씨 등과 관련된 계좌나 연관성 분석을 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직접 허위 정보를 유포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본인 계좌로 이익을 본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삼부토건 조사 대상자에 김 여사나 원 장관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발언했던 것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이 원장은 “조사가 마무리돼야 말할 수 있는데 지금 단계에서 어떤지를 계속 물어보셔서 한 말”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도입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 섞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4월 2일 상호 관세 이슈가 불거질 것이고 4월 초에 또 정치적 불안정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거부권(정부의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정부의 주주가치 보호 의지를 의심받을 것이고 이는 주식 및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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