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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슈체크] 금융권 강타한 ‘ESG’ 바람…"중장기 로드맵 도입돼야"

은행‧카드‧보험‧제2금융권 전반서 주목
소비자 이미지↑…해외 사업서 필수 요소로 통해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 내내 국내외 경제가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한 투자처가 있다.

 

바로 메가 트랜드로 꼽히며 급성장 중인 ESG채권 투자다.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이뤄지던 것이 최근 국내 기업들에도 많은 관심을 받는 중이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어우르는 말이다. 과거 기업들에는 이윤 추구가 유일한 목적이었으나,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향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나서 ESG 경영을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요소로 꼽으면서,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 대한 필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과 지주사들이 이사회 내 관련 위원회를 잇달아 신설하는 행보를 보였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ESG채권 발행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은행, 카드사 등 금융권의 2020년 연간 ESG채권 발행 규모인 7조원의 약 30%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벌써 올해 ESG채권 발행 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은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다.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ESG 채권 발행 주체 역시 공공기관과 국책은행, 정부 중심에서 은행, 카드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 수요 급증, 당분간 지속될 전망

 

ESG채권은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 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으로 분류된다.

 

그간 금융권은 ‘친환경’ 테마의 녹색채권 발행에만 집중해왔으나, 최근 사회적 채권과 지속가능 채권 발행에도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 채권’의 발행세에 이목이 쏠린다. 지속가능채권은 녹색채권과 사회적 채권이라는 키워드를 모두 담은 채권이다.

 

ESG채권의 특성은 각각의 사업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지속가능채권의 경우 모든 ESG요소를 두루 아울러 다양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녹색채권에 대한 관심도 높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은 물론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녹색경제’에서만 봐도 알 수 있듯 국내외에서 국가 차원의 어젠다로 ‘친환경’을 꼽고 있다.

 

이같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을 고려한다면 녹색채권 발행 수요 또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 전 금융권 강타…선택 아닌 필수?

 

이러한 움직임은 은행과 지주사들뿐만 아니라 카드사, 제2금융권, 보험사 등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업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국내 카드사 중 가장 선도적으로 ESG채권을 발행해왔다. 지난 3월 신한카드는 코로나 피해 고객 등 금융 취약계층 지원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2000억원 규모 ESG 채권을 발행했다. 신한카드 ESG채권 누적 발행액은 2019년 이후 총 1조2090억원에 달한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2월 총 15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조달된 자금은 중소 가맹점의 신용판매대금 조기 지급에 사용됐다. 하나카드는 그룹 ESG 경영 강화에 발맞춰 1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우리카드도 지난 3월 중소·영세 가맹점 금융지원을 위해 미화 2억달러(한화 기준 약 2277억 원) 규모의 해외 ESG 채권을 발행했다. 조달된 자금으로 코로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영세 가맹점에 대한 카드결제대금 지급 시기를 앞당겨 정산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제2금융권인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ESG 경영의 목적으로 친환경 자동차 금리 우대 프로그램을 내놨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 자사 모바일뱅킹앱인 키위뱅크에 KB금융그룹의 ESG 경영 기조를 담은 친환경금융 정책을 포함시켰다. 타사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전환대출시 기존에는 금융거래확인서나 완납증명서를 모바일에 업로드하는 등 서류제출이 필요했으나 이를 전면 자동화했다.

 

한화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월 한화그룹 금융사열사들과 함께 탈석탄금융을 선언했다.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참여하지 않으며 관련 채권도 인수하지 않는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는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보험사들의 ESG 경영에 대한 관심도 높다. KB손해보험은 계약 체결부터 사후 관리 및 보험금 청구까지 보험서비스 제공의 전과정에 걸쳐 종이가 필요 없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체계 구축을 통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달 중순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각종 ESG 경영과 관련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B손해보험 또한 지난달 말 ESG 경영을 총괄하는 ESG 위원회를 조직하며 ESG 경영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중순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구축했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통해 ESG 경영을 장기적 관점의 전략 실행이 가능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를 충실히 관리할 수 있는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금융당국도 “경영실태 평가 시 인센티브로 반영”

 

이같이 국내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ESG경영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고, 국내외 대기업과 거래할 때 필수 고려 요소로 ESG활동이나 지수가 거론되는 분위기가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행보도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는데 한몫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4월 초 한국재무관리학회, 한국재무학회, 한국파생상품학회가 공동 개최한 ‘ESG 생태계의 현황과 과제’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며 “금융감독원 입장에서도 ESG는 중요한 감독목표 중 하나다. 2050 탄소 중립과 그린뉴딜 등 범정부적인 노력에 발맞춰 감독업무에 기후금융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월 말 개최된 ‘보험산업 ESG 경영 선포식’에서 “최근 확산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보험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며 “(ESG 관련) 경영과 투자에 대한 노력을 경영실태 평가 시 인센티브로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분위기 속 해를 거듭할수록 ESG 채권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ESG 채권은 약 60조원 가량 신규 발행됐다. 2019년(26조원)대비 약 230% 증가한 수준이다.

 

◇ 투자자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돼야

 

ESG채권 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시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SG채권의 정확한 기준이나 투자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등 정부가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또한 ESG채권 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적합한 평가기관을 설치해 철저한 사후 검증이 의무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라며 ”투자자 인식을 고취하고 발행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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