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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인물탐구] 윤종규 KB금융 회장, ‘고물가·저성장’ 위기 속 돌파구는?

2014년 회장직 올라 3연임 성공한 최장수 회장
리딩금융 타이틀 탈환-수성하며 외형 키우기
글로벌 진출과 ESG경영 강화로 성장동력 발굴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지주들의 ‘숨 고르기’가 한창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연달아 달성했으나, 최근 금리상승과 주가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금융지주들은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에 총력 대응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리딩금융’ 타이틀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KB금융지주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KB금융은 2020년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그룹의 취약점으로 꼽히던 생명보험 부문을 보강하며 신한금융지주에게서 리딩금융을 탈환하고 2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KB금융은 리딩금융 타이틀 수성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움직이는 중이다. 글로벌과 비금융 비중을 확대하고 마이데이터를 통한 디지털 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전통 금융사 경쟁력은 결국 고객으로부터

‘사람’에게서 답 찾는다

 

KB금융의 확장성은 2014년 KB금융지주 회장에 올라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업계 내 ‘최장수 회장’ 윤종규 회장이 강조해온 경영 방향에 영향을 받고 있다. 바로 ‘사람 중심 경영’이다.

 

KB금융을 이끄는 윤 회장은 항상 ‘사람 중심 경영’을 강조해왔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전통 금융사의 경쟁이 격화되고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전통 금융사의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해선 오랜시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경영을 펼쳐야 한다는 복안이다.

 

KB금융 내부에서의 윤 회장 이미지도 그가 펼쳐온 경영전략과 경영목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항상 ‘사람’이 먼저라는 말과 일치하는 모습이다. 임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거리낌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윤 회장은 권위적인 수장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집무실을 찾은 임직원들을 위해 항상 먼저 문 앞으로 나와 인사하며 악수를 청한다. 보고를 마치고 돌아가는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수많은 임직원들이 매일 윤 회장의 집무실을 찾지만 이런 태도는 항상 같다.

 

KB금융에서 2018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타운홀미팅’은 사람과 소통을 강조해온 윤 회장의 생각이 집약된 행사다. 대표와 직원들이 자유롭고 진솔한 토론과 이야기를 이어가는 시간으로, 회장이 미팅을 이끌지 않고 직원들과 회장의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질문하면 윤 회장의 즉답이 이어진다.

 

일례로 윤 회장은 타운홀미팅 중 KB금융 콜센터에서 근무중인 한 직원이 상담업무와 관련된 고민을 전하자, 비대면 채널이 확대될수록 콜센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근무환경 개선 노력을 통해 콜센터의 위상과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윤 회장은 타운홀미팅 이외에도 MZ세대 직원들과의 e-소통라이브, 점심 도시락 미팅 등을 통해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흙수저 신화에서 탄생해 최장수 회장으로 성장

타고난 두뇌와 성실함 바탕

 

윤 회장은 금융권 내 ‘흙수저 신화’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1955년생인 그는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고졸 행원으로 입행한 뒤 야간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다녔다. 입학 후 7년 만인 1982년에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야간 대학 생활을 병행하며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했으며 이후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로 활동했다.

 

회계사 업무를 시작한 다음 해인 1981년에는 행정고시에도 합격했다. 타고난 두뇌와 성실성을 증명한 이력이다. 다만 시위 전력이 있어 행정 관료로는 진출하지 못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부대표까지 오른 그를 2002년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삼고초려’로 스카우트했다. 국민은행 재무기획본부장(부행장)으로 업무를 시작한 그는 이후 재무·전략·영업 등을 두루 경험했다.

 

그러던 중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합병 관련해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의 문제로 2004년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물러났다. 국민은행에서 물러난 후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상임고문을 역임하다가 어윤대 전 KB 회장 시절인 2010년 KB금융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으로 복귀해 2013년까지 일했다. 그 뒤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을 다시 맡았고,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에 취임했다. KB국민은행 은행장도 겸임했다.

 

2017년 11월 KB금융 회장으로 연임했으나 은행장 자리에서는 물러났다. 2020년 11월 3연임에 성공했다. 윤 회장의 임기는 2023년까지로, 총 9년간 KB금융을 이끄는 셈이다.

 

2년째 리딩금융 타이틀 지켜내

재무‧비재무, 전 부문 합격점

 

윤 회장은 부행장 시절부터 다른 직원들과의 소통에 공을 들여왔다. 항상 낮은 자세로 직원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권위보다는 따뜻한 인상을 풍기는 선배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처럼 사람 냄새 풍기며 친근한 이미지인 윤 회장은 수치로 확인되는 경영 성과에서도 확실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리딩금융 타이틀을 지켜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1조4531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ROE는 2020년 8.79%에서 1.43%p 상승한 10.22%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5.94% 증가한 14조4836억원을 기록했다. 핵심이익이 꾸준하게 증가한데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으로 이익기반이 더욱 탄탄해진 덕분이다.

 

자산 건전성 또한 철저히 방어했다.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실질NPL비율은 총여신 대비 자산건전성 분류가 고정이하(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인 여신의 비율인데, 지난해 총 여신잔액 401조9000억원 중 고정이하여신은 2조4000억원으로 실질NPL비율은 0.60%였다. 전년도 0.78%대비 0.18%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KB금융은 최고경영자(CEO)의 성과 평가 시 재무적 요소와 비재무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재무적 요소 중 단기지표에는 수익성(ROE, 총영업이익),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실질 NPL 비율, Tier 비율, RAROC), 효율성(C/I Ratio) 등이 포함된다. 장기지표로는 상대적주주수익률, 주당순이익, 실질연체율 등 자산의 질, 비은행부문 이익 등이 활용된다.

 

비재무 성과지표 항목에는 핵심경쟁력 강화, 글로벌과 신성장동력 확장, 금융플랫폼 혁신, 건전성‧ESG‧내부통제 등 지속가능 경영 선도, 인재양성 및 개방적‧창의적 조직 등이 있다.

 

해당 기준에 비춰볼 때 윤 회장은 재무적 요소에서 합격점에 준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키워 신성장 동력 확보

IT전문가 급파한 윤 회장의 복심

 

윤 회장은 최근 재무적 요소에서 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에서의 성과도 활발하게 내놓고 있다. 은행은 물론 비은행 부문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쓰고 있으며, 글로벌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인수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은 최근 2년간 2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낸 곳이다. KB부코핀은행은 올해 들어 현지 점포 30여개의 문을 닫았다. 사측은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단 입장이나, 금융권에선 해당 조치를 두고 비용 절감을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앞서 KB국민은행은 2018년 신남방 국가 진출을 위해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매입하며 2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가 자국 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 보유 한도를 40%로 규제하고 있어서다. 국민은행은 2020년 마침내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의 특별 승인을 이끌어 내며 추가로 3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67%를 획득, 최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민간은행 중 자산 규모 19위권에 해당하는 중대형 은행인 KB부코핀 은행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관광업이 어려워지면서 소매 금융 부실이 확대됐고, 결국 소상공인을 주 고객으로 삼아온 KB부코핀은행은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KB부코핀은행의 적자 폭은 2020년 기준 290억원이었고 2021년에는 6배 이상 늘어난 1825억원이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측은 지점 운영 효율화와 모바일 뱅킹 앱 출시 등을 통해 KB부코핀은행의 실적 개선을 도모하겠단 입장이다.

 

이런 전략에 맞춰 윤 회장은 IT전문가인 이우열 KB금융지주 전략총괄(CSO) 부사장을 KB부코핀은행장으로 급파했다. 부코핀은행의 디지털화를 도모하고, 나아가 실적 개선을 끌어내겠다는 의지가 선명하게 반영된 결정이다.

 

이 부사장은 KB금융 CSO는 물론 최고인사책임자(CHO), KB국민은행 IT그룹 등을 역임했다. 그는 KB금융의 IT사업을 총괄한 인물로 평가된다. 내년 초 완료 목표로 진행 중인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IT통합 업무도 주도해왔다. 한 마디로 IT 전문가인 셈이다. 어려운 시기 이 부사장을 KB부코핀은행 수장으로 급파한 윤 회장의 결정을 두고 적절한 선택이었단 평가가 KB금융 내외부에서 모두 나오고 있다.

 

지속가능경영 위한 숨가쁜 행보

전 계열사 ESG 강화 박차

 

윤 회장은 ESG 관련 활동도 강조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6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Net Zero S.T.A.R’를 선언했고, 국내기업 최초로 아시아 지역 금융회사와 ‘탄소감축 목표’에 대한 SBTi (Science Based Target initiatives)의 승인도 획득했다.

 

또 금융그룹 최초로 재생에너지 전환 글로벌 캠페인인 ‘RE100 (Renewable Energy 100)’에 가입하는 등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KB금융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도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금융자문과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 다수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차입자에게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 주선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성장금융펀드와 기술금융 투자 등을 통해 중소, 중견기업의 성장지원으로 안정적 생태계 조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KB국민카드 역시 친환경 금융 실천을 위해 그린카드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에코머니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대중교통이용 할인 특약과 친환경부품사용 특약 등을 상품에 적용했다. KB자산운용은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지난해 1월에는 운용사 최초로 채권형 ESG 사모펀드도 출시했다.

 

KB생명보험 또난 내년 강원세계산림엑스포와 연계한 ‘탄소상쇄 숲’을 조성해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고물가 속 저성장 기조 뚜렷

신성장 동력 확보로 위기 타파 ‘고민’

 

CEO 성과 평가에서 준수한 성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윤 회장이지만, 고민은 여전히 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심화,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파장 등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대비해 기술금융을 키우며 해외진출을 늘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경영을 강화하는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윤 회장은 앞으로 닥칠 험로를 어떻게 타파할까.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KB금융의 청사진은 신성장동력 발굴에 맞닿아 있다. 윤 회장이 지금껏 보여준 과감한 투자 결정력과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십은 그가 남은 임기 동안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을 모두 잡고 미래 성장 동력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하는 자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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