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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다극화] 유승경 연구위원 “달러 헤게모니의 변화 불가피…미국의 후계자 없다”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현재로서는 세계의 지배적 통화의 조달자로서 미국의 분명한 후계자는 없다”

 

4일 유승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수석연구위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무역결제통화 변화에 따른 달러 수요 변화와 원화 국제화 전망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은 달러를 세계의 패권통화로 삼음에 따라 일종의 ‘네덜란드 병’에 걸린 것과 같은 상태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 병은 자원부국이 자원의 수출로 인해 일시적으로 경제 호황을 누리지만 결국 통화가치의 상승으로 국내 제조업이 쇠퇴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미국은 자국의 화폐가 국제결제통화인 관계로 마치 막대한 자원을 가진 것과 같은 특권을 누린다. 하지만, 상품을 대외부문에 크게 의존함에 따라 국내 제조업이 쇠락하는 탈산업화 현상을 빚고 있다는 게 유 연구위원 설명이다.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미국 외부로 나간 달러는 미국의 자본시장으로 유입되어 미국 정부와 기업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조정한다. 다만 이 특권도 그에 상응해 국내 자본시장의 외국 자본 의존도를 높이는 대가를 치러야 할 뿐만 아니라 통화 강세를 유발한다는 게 유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현재 달러의 가치는 어느 때보다 우세해 보인다. 미국이 쇠퇴하는 강대국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연준과 전 세계 투자자들의 행동은 세계 경제에서 달러의 중심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연구위원은 “미국으로의 자본 유입은 달러의 강세를 부추김으로써 미국 제조업을 더욱 힘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달러 중심성은 미국에게도 부담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세계의 지배적 통화의 조달자로서 미국의 분명한 후계자는 없다는 게 유 연구위원 주장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 그 역할(미국)을 하려면 자본이 중국 안팎으로 자유롭게 흐르도록 허용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이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국가경제구조의 조정이 필요하다. 또 유로존이 수출주도성장과 이에 상응하는 자본 수출에 의존하는 한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 위원은 “확실한 후계자가 없다 할지라도 미국의 대내외적 사정 때문에 달러 헤게모니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지정학적 대립에 비춰볼 때 새로운 국제통화체제의 구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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