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구름많음동두천 -7.6℃
  • 구름많음강릉 -2.4℃
  • 구름많음서울 -5.5℃
  • 구름많음대전 -4.2℃
  • 구름많음대구 2.6℃
  • 구름많음울산 3.6℃
  • 흐림광주 -1.8℃
  • 맑음부산 6.4℃
  • 흐림고창 -3.5℃
  • 흐림제주 3.3℃
  • 구름많음강화 -7.8℃
  • 흐림보은 -3.1℃
  • 흐림금산 -1.4℃
  • 흐림강진군 -1.3℃
  • 구름많음경주시 2.9℃
  • 구름많음거제 4.0℃
기상청 제공

[예규·판례] 대법 "'코마' 남편 대신 아내가 '처벌불원' 할 수 없어"

"처벌불원의사는 피해자 본인만 가능…성년후견인 대리 안 돼"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코마(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남편을 대신해 성년후견인인 아내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처벌불원' 의사 표명은 원칙적으로 피해자 본인만 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A씨는 고등학생이던 2018년 11월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 앞에 가던 60대 보행자를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보행자는 뇌가 손상돼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피해자의 아내는 남편의 성년후견인 자격으로 A씨와 합의하고 법원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 측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면 법원은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

 

그러나 1·2심 법원은 A씨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년후견인이 피해자를 대신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더라도 이를 반의사불벌의 요건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리고 17일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의사무능력자인 피해자를 대리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결정하거나 처벌 희망 의사 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권 범위에 통상적인 소송행위가 포함돼 있거나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었더라도 마찬가지"라면서 다만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정화·민유숙·이동원·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피해자가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 성년후견인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남겼다.

 

이들은 "형사소송법에 성년후견인의 대리를 허용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지만 이를 금지하는 규정도 없다"며 "의사 무능력이라는 이유로 신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봉쇄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나 행복추구권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의사는 원칙적으로 피해자 본인만 가능하고 성년후견인에 의한 대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