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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성후의 미래경제 Talk] 헤어질 결심을 한 사과가 속삭이는 메시지(?)

 

 

(강성후 KDA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장) 

 

◇ 헤어질 결심을 한 국민 과일 사과

최근 한민족과 함께 애환을 같이 해 온 국민과일 사과가 우리들과 헤어질 결심을 한 것 같다.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색 과일은 서쪽에’라는 홍동백서(紅東白西)에 의해 명절이나 제사상에서 떡하니 윗자리를 차지하던 과일 중 으뜸인 사과, 아침 건강 지킴이로 유명한 과일이 사과였다.

 

하지만 최근 사과 하나 가격이 1만원이 훌쩍 넘는 귀족 과일로 자리매김하면서 사과는 자연스럽게 우리와 멀어지고 있다.

 

필자도 사과가 건강에 좋다기에 시장에 갈 때마다 사려고 하다가도 엄두가 나지 않아 그만두고 있다. 심지어 비상품 사과 속칭 못난이 사과마저도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사먹기가 쉽지 않을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코로나 펜데믹 영향으로 경기침체 역시 몇 년간 계속되는 가운데 금리와

물가 또한 고공행진하고 있어 서민들의 지갑은 달랑거릴 정도로 얇아지고 있으니 서민은 서민답게 살아야지 어찌 감히 귀족 과일인 사과에 욕심을 낼 수 있겠는가(?)

 

◇ 사과는 왜 우리와 헤어지려 하는가(?)

사과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호냉성(好冷性) 과일이다. 사과가 잘 자랄 수 있는 자연환경은 ▲ 연평균 기온 8∼10℃ ▲생육기 15∼18℃에 일교차가 큰 북반구 온대지방 기후로 그간 우리나라 기후에 아주 딱이어서 명절제사상을 비롯한 국민 과일로 자리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기후가 달라지면서 사과 부적지로 바뀌었다. 기후변화로 달라진 사과의 생육환경은 빨라진 사과 개화기에 기온이 급락하면서 사과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으며, 

 

사과 성숙기에는 낮 기온이 20∼25℃를 벗어나면서 사과가 제대로 여물지 못하고 있고 햇볕도 제대로 받지 못해서 빨깧게 물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 홍천의 사과 재배지에서도 개화기 4월 기온이 내려가면서 꽃들이 제대로 피지 못하고, 7월에는 집중호우로 일조량이 부족했으며, 한창 무르익을 시기에는 폭염과 탄저병이 돌았다.

 

게다가 태풍 볼라벤까지 겹치면서 그나마 잘 열리지 않은 사과밭이 초토화된 결과 이상기후 3종 세트에 의해 현재 사과값이 천정부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의해 사과 재배지도 북상하고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사과 주산지가 대구 경북에서 북상하고 북상하여 이제는 강원도 고랭지 과일로 바뀌었다.

 

지난 30년간 사과 재배면적이 대구경북은 44% 감소한 반면, 강원도는 247%나 증가했다.

 

그 결과 지방언론에서도 ▲경북에서는 ‘끝없이 추락하는 사과 주산지 명성’이라고 보도한 반면 ▲강원도에서는 ‘2018년 동계 올림픽 앞두고 고랭지 사과 재배 확대에 박차’라고 서로 상반된 기사들을 보도하고 있다.

 

한반도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사과는 ▲2050년대에는 강원도 산간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되다가 ▲2070년대에는 남한에서는 재배적지가 없어지면서 사과가 우리와 완전히 헤어지게 될 전망이다. 물론 남북이 통일된다면 북한에서 사과를 재배하면 되겠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또한 사과가 한반도에서는 사라지는 다른 원인은 지금 농촌에 살고 있는 60대 이후 농민들이 고령화되면서 농촌에 사과를 재배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사과와 헤어져야만 하게 되었다.

 

◇ 한국 콕 집어 직격탄 날린 ASML, 한국 반도체 초비상(?)

기후변화는 비단 사과에 그치지 않고 있다. 제주 앞바다 남태평양이 주산지였던 자리돔과 방어가 이제는 울릉도를 넘어 강원도 바다가 주산지가 되었다.

 

동태, 코다리, 북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명태가 우리 식탁에서 사라진데다 한국인들의 대표적인 술안주였던 오징어마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나마 국내에서 유통 중인 명태와 오징어들은 러시아 바다에서 잡아온 것들이다.

 

반면에 그간 우리 바다에서 보이지 않던 상어가 제주 바다를 넘어 동해와 서해에서도 나타면서 해녀와 같은 어업인들은 물론 해수욕객들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기후 변화 변화 영향은 한국의 대표적인 첨단산업인 반도체에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첨단 반도체 제조 필수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은 지난해 공개한 2022년 보고서에서 네덜란드와 미국에서는 100% 재생 에너지 사용을 달성했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여전히 목표에 미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SML이 최근 공개한 2023년 보고서에서는 탄소배출 감축에 대해 대만 기업들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은 여전히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ASML이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앞으로도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한국기업들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애플과 TSMC 등 글로벌 테크기업들 역시 강화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규칙을 지키라고 외국 거래기업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응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이들 기업들에게 제출해야 할 ESG와 관련해 어떤 자료를 모아야 할지, 기업의 손익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어떻게 계량화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나 경험이 없다.

 

◇ 일상화된 기후변화 도전에 대한 응전, 한국 미래 좌우

기후 변화는 ▲육지에서는 사과를 비롯한 다양한 농작물들을 통해서 ▲바다에서는 명태, 오징어, 자리돔, 방어, 상어 등을 통해 우리 일상 속에 현실이 되는 동시에 그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첨단산업 대명사인 반도체 산업과 조선산업을 비롯해 산업 전반에까지 그 영향이 태풍과 같은 현실로 닥치고 있다.

 

토인비는 그의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결과’로 규정하고 있다.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했던 민족은 오늘날에도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한 민족은 역사의 뒤안길로 소멸했다는 것을 동서고금 역사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 한족에 앞선 동이족 문화를 창출한 (고)조선,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고구려, 동아시아의 최강국 거란을 물리친 데 이어 거란의 소멸을 이뤄낸 고려, 풍전등화와 같은 조선을 구해낸 이순신 장군, 왜정시대에 조선은 독립할 능력도 없고 독립하더라도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는 로마 카톨릭의 평가를 뒤집고 독립한 나라, 2차 대전 후 세계 최빈국을 10대 경제강국으로 도약시킨 DNA를 갖고 있다.

 

현재의 문화는 도전에 대한 응전의 결과에 의해 살아남은 결과라고 했다. 이 땅에서 오랜 세월 우리와 애환을 같이 했던 사과들도 우리에게 ▲이제 미련 없이 헤어지자 ▲닥쳐오는 기후변화에 따른 도전을 이겨내도록 ‘서로 지혜를 모으고 행동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강성후 KDA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장은 기획재정부 국장(지역경제협력관)을 끝으로 공직을 마감한 이후 사)탐라금융포럼 이사장, 사)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사무총장 및 정책 위원장, 사)국제전기차엑스포 사무총장,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우주과학지원본부 디지털자산위원장⋅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특보단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한국핀테크학회 부회장, 한국디지털금융문화원 공정감시단장, NBN TV 디지털자산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공직에서 쌓은 정책적 노하우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 현안에 대한 정책화 및 제도화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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