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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열 신임 회계사회장 “회계투명성 없는 기업밸류업 없어…상증세 개혁으로 이해 풀 것”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최운열 신임 회계사회장이 19일 “지배구조와 회계투명성은 한 몸이지 별개의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명목으로 주기적 지정제를 면제해주는 것은 밸류업이 아니라 밸류 다운이다”라고 말했다.

 

최 신임 회장은 이날 제70회 한국공인회계사회 정기총회에서 회계사회장으로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조건으로 주기적 지정제를 면제해주겠다는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 “회계투명성을 국제금융시장에선 더 우선시 한다”라며 “그 문제는 정부와 갈등을 갖는 한이 있더라도 이해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최 신임 회장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남북 분단과 지정학적 위치 ▲정치의 불확실성 ▲기업 지배구조의 후진성 ▲회계불투명성을 꼽는다며 지정학적 위치나 정치문제는 바로 손댈 수 없는 문제지만, 기업 지배구조나 회계불투명성은 우리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전했다.

 

최 신임 회장은 최중경 전전임 회장이 내세웠던 ‘회계가 바로 서야 경제가 바로 선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회계투명성이 올라갈 때 기업 가치도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신임 회장은 지난 정부에서 자신이 신 외감법 제정 심의 작업을 할 때 비용이 증가한다는 기업인들의 비판이 있었다며, 실제 외부감사 비용이 오르지만, 국제 금융시장 신인도 상승으로 인한 가치 상승은 그 갑절이 된다고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가려면 창업과 투자 활성화가 시급하고, 이를 위해선 규제완화가 필수적이지만, 회계가 불투명하여 사회적 단체들과 금융당국의 반대에 직면하게 된다며 창업‧투자 관련 규제 완화를 위해서라도 회계투명성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고승주 기자]
▲ [사진=고승주 기자]

 

정부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관련해 반대를 표명할 경우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회계사회와 (친기업을 표방하는) 정부 간 입장이 크게 상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친기업은 궁극적으로는 기업 가치 상승을 돕는 것이며,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 주주, 채권자, 정부당국까지 손해 볼 사람이 없다.

 

다만, 대주주만이 기업 가치 상승으로 상속세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정부와 함께 징벌적 상속증여세에 대해 해결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며, 이 문제만 잘 해결되면 회계사회와 정부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신임 회장은 공약으로 내건 회계기본법 제정과 관련해선 회계사회 내부에 TF를 가동하고, 회계학회와의 연구를 통해 진행하겠지만, 제정법인 이상 2~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한 건 불가피하다며, 정책부서와 감독당국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에는 타 직역에 의한 회계산업 잠식, 감독당국의 과도한 감리에 대한 회원들간의 합리적 해결방안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최 신임 회장은 “한국의 회계투명성이 세계 10위 경제권에 걸맞은 수준으로 갈 때까지 지속적인 관리가 있어야 한다”라며 “회계투명성이란 건 국가적 과제이며, 외감 비용은 단순 비용이 아니라 기업가치 올리는 투자라는 생각이 확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운열 신임 회장은 50년생으로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조지아대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제20대 국회의원으로 전·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을 지내면서 신외감법 제정을 주도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표준감사시간, 내부회계관리제도 등을 담은 신외감법은 한국 회계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이사회 여성 이사 할당제를 담은 자본시장법 대표발의. 비재무업무 배우자 회사 감사 관련한 직무제한 규정 개정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부총장을 지냈으며, 한국증권연구원 원장, 한국증권학회 회장, 한국금융학회 회장,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사외이사 등 자본시장 영역에서 활발한 대외활동에도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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