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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세관, 1370억 '환치기' 검거…해외 도박자금 '검은 고리' 철퇴

해외 도박자금 1150억원 캐리어에 담아 불법 반출
한국-필리핀 도박·관광자금 ‘환치기’ 조직
조한진 조사2국장 "민생범죄 자금 불법 유출 철저 차단"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서울본부세관(세관장 고석진)는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1370억원 상당의 거액을 불법으로 송금하고 수령한 '환치기'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오늘(21일) 서울세관 대강당에서 열린 브리핑 현장에서는 해외 원정 도박 자금이 어떻게 은밀하게 유통되는지 그 전말이 낱낱이 공개됐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조한진 서울세관 조사2국장은 현금 밀반출 수법을 공개했다. 조직원들은 마치 평범한 여행객처럼 위장해 캐리어에 돈뭉치를 숨겼다. 캐리어에 현금 다발을 가득 채우거나, 옷이나 수건 사이사이에 꼼꼼하게 끼워 넣는 방식으로 엑스레이 검색을 피했다. 이렇게 필리핀으로 밀반출된 현금은 무려 1155억원에 달했다.

 

 

조 국장은 범인들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기존 환치기 수법에서 현금 밀반출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최근 가상자산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거래 이득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적발된 환치기 조직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방향성’이다. 일반적인 환치기는 양국 간의 자금 흐름을 맞춰야 하지만, 이 조직은 도박 자금 조달이 주된 목적이어서 국내에서 필리핀으로 돈이 나가는 흐름만 존재했다.

 

도박으로 돈을 잃었기 때문에 국내로 회수할 자금이 없었고, 이로 인해 자금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현금을 밀반출해야 했던 것이다.

 

조직은 국내 계좌나 대면 거래로 고객에게서 원화를 받은 뒤, 필리핀 현지 카지노 '정켓방'을 통해 페소로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의 도박꾼들이 손쉽게 도박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로 필리핀에 체류 중인 총책 A씨는 카지노 에이전트와 연계해 페소를 판매하고, 이에 상응하는 원화 대금을 국내에 있는 아내를 통해 수령하기도 했다.

 

'정켓방(Junket Room)'은 카지노의 VIP룸을 임대해 운영하는 사설 도박장을 의미 하는 것으로 주로 해외 카지노에서 VIP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불법적인 돈의 흐름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세관은 환전소에서 특정인이 거액을 자주 환전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2023년 말부터 계좌 분석을 시작해 2024년 5월에 걸쳐 현금 흐름을 추적했으며, 2025년 초에 조직원 10명을 모두 검거했다.

 

 

브리핑 현장에는 실제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물들이 전시되었는데, 옷가지로 덮힌 얇은 봉투안에 달러 등이 범행의 실체를 보였다.

 

특히, 브리핑에서는 밀반출 수법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실제 캐리어와 옷가지, 그리고 현금 다발 모형을 사용해 은닉 방법을 재연하기도 했다.

 

이는 범행을 공항에서 직접 적발한 것은 아니지만, 범인들의 진술과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구성된 재연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관은 무등록 환전소와 도박 이용자들까지 낱낱이 파악할 수 있었다.

 

세관은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범죄 수익금을 추적하고 있다. 이들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으며, 향후 법원 판결에 따라 범죄 수익을 환수하거나 추징할 예정이다. 또한, 고액을 불법 환전한 도박 이용자들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고 도박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한진 조사2국장은 "이번 사건은 서울세관에서 입수한 정보를 근거로 착수했다"면서 "국내 계좌 수급만으로 해외 조각자금을 현지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불법 환치기와 이를 위한 외화 밀반입을 진행한 지속적 범죄 조직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국장은 "관세청 서울세관은 출국 여행자의 기타 수화물 정책을 담당하는 인천공항공사에 외환 밀반출 은닉 수법을 공유하고 검색강화를 요청했다"면서 "앞으로도 5대 민생범죄 중 하나로 설정한 민생범죄자금의 불법 유출"을 철저히 차단해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조 국장은 불법 환치기를 발견한 경우 관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불법외환거래 신고, 또는 국번없이 125번으로 신고 해 줄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미니 인터뷰] 신동혁 서울세관 외환조사1관 팀장

Q. 현금 밀반출은 어떻게 적발했습니까?

A. 공항에서 엑스레이로 100% 적발하기는 어렵습니다. 저희는 제보를 바탕으로 현금 흐름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ATM을 통해 소액으로 돈을 분산 인출하고, 100개가 넘는 대포통장을 사용했습니다. 계좌 분석을 통해 이들의 범죄 행적을 포착한 것입니다.

 

Q. 환치기에 연루된 환전소도 처벌을 받습니까?

A. 네, 이 조직에 불법 환전을 해준 환전소들도 조사했습니다. 이들은 무등록으로 환전하거나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영업 정지 등 처분을 내렸습니다.

 

Q. 검거된 조직원들과 이용자들은 어떤 처벌을 받습니까?

A. 총책과 운반책 등 주범들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검찰의 추가 조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형량이 결정될 것입니다. 또한, 불법 환치기를 이용해 고액을 거래한 도박꾼들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하고 도박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Q. 환치기 조직범들은 현금을 어떻게 필리핀으로 반출했나요?

A. 이들은 환치기 이용자들로부터 국내 계좌로 입금받거나 대면으로 수령한 자금을 명동·종로 소재 환전소에서 미화 100달러 지폐로 환전했습니다. 이후 이를 캐리어, 골프백 등 기탁 수하물에 은닉하여 세관 신고 없이 인천 공항을 통해 불법 반출해, 필리핀 현지에서 환치기 자금으로 사용했습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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