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최근 불안정한 중동 정세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관세청이 캐나다산 원유 도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관세 문제를 해결하며 에너지 안보 강화에 나섰다.
관세청(청장 이명구)은 현지 시간 4월 20일,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앨버타 주정부(수상 다니엘 스미스)와 '캐나다산 앨버타 원유에 대한 원산지 증빙서류 간소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그간 사실상 포기 상태였던 한-캐나다 FTA 특혜세율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3%에 달하던 관세 장벽이 사라지게 됐다.
'서류 한 장'이 가로막았던 무관세 혜택
캐나다는 세계 3위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에너지 강국이지만, 국내 정유사들에게 캐나다산 원유는 '그림의 떡'과 같았다. 광활한 지역에서 생산된 원유가 송유관을 통해 운반되는 과정에서 여러 생산자의 물량이 섞이는 특성상, FTA 혜택을 받기 위한 '개별 생산자별 원산지 입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로 인해 현지 공급업체들은 서류 발급을 기피해 왔고, 우리 기업들은 FTA 체결국임에도 불구하고 3%의 관세를 지불하며 원유를 들여와야 했다. 이는 곧 수입선 다변화를 가로막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다.
관세청의 발상 전환, ‘주정부 검증’으로 난제 해결
관세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관행을 깨는 '수요자 중심 규제 혁신'을 단행했다. 생산자가 직접 건별로 증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앨버타 주정부가 지역 내 원유 생산 및 혼입 통계를 총괄 검증하고 발행한 '공식 확인서'를 원산지 증빙 서류로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우리 정유사들은 복잡한 입증 과정 없이 주정부의 확인서만으로도 0%의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에너지 안보의 새 물꼬…연간 3,300만 배럴 수입 확대 기대
이번 조치는 중동에 편중된 국내 원유 수입선을 북미로 다변화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태평양 항로를 통해 들어오는 캐나다산 원유는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정부 수상은 이날 선언식에서 “원산지 간소화 특례를 통해 한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연간 최대 3,300만 배럴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이번 성명은 앨버타 주정부와 직접 협력해 구조적 난제를 해결한 대표적인 규제 혁신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가 자원 안보에 필수적인 핵심 품목을 발굴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세 장벽 제거로 캐나다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었다”며,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국내 에너지 비용 절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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