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관세청이 올해 1분기에만 420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대규모 마약을 국경 단계에서 차단했다. 특히 단속이 엄격해진 국제우편 대신 여행자가 마약을 몸에 숨겨 들어오는 방식이 급증하는 등 밀수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는 가운데 거둔 성과여서 눈길을 끈다.
◇ ‘소량·다변화’ 양상 뚜렷…1분기 시가 132억 원어치 적발
이명구 관세청장은 6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2026년 1분기 동안 국경 단계에서 총 302건, 180kg의 마약류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관세청이 밝힌 2026년 1/4분기 마약밀수 단속 현황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발 건수는 13% 늘어난 수치다. 적발 중량은 전년 대비 5% 소폭 감소했으나, 424만 명이 1회 투약할 수 있는 막대한 규모(시가 132억 원)다.
이번 적발에서 주목할 점은 품목의 다변화다. 캐나다발 특송화물(24kg)과 태국발 여행자(16kg)를 통한 대형 필로폰 밀수가 여전한 가운데, 지난 2024년 이후 적발 실적이 없었던 ‘헤로인’이 국내 체류 영국인의 국제우편에서 발견되며 방역 당국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 “우편 막히자 몸에 숨겨온다” 여행자 밀수 128% 폭증
밀수 경로별 분석에 따르면, 국제우편을 통한 밀수는 다소 주춤해진 반면 여행자 경로는 적발 건수가 전년 대비 128%, 중량은 78%나 폭증했다.
이 청장은 이에 대해 “특수 화물과 국제우편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이를 피하려는 ‘풍선효과’가 일부 나타났을 수 있다"라면서 “여행자들이 마약을 몸에 지니고 들어오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여행객 수 자체가 증가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발 밀수 증가가 눈에 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에티오피아발 항공 여행자가 각각 4kg, 3kg의 필로폰을 운반하다 적발되면서 아프리카발 적발량이 유럽을 추월했다. 또한, 태국발 마약의 대명사였던 ‘야바(YABA)’ 24kg이 베트남발 화물에서 적발되는 등 제3국을 경유한 우회 밀반입 시도도 포착됐다.
◇ ‘Landing 125’ 2터미널 확대…“내륙까지 2중 저지선 구축”
관세청은 이러한 밀수 수법 고도화에 대응해 국경 감시망을 더욱 촘촘히 짤 계획이다.
우선 여행자 분야에서는 우범 항공편이 착륙하는 즉시 입국심사 전 여행자의 신변과 기내 수하물을 일제 검사하는 ‘Landing 125’ 제도를 현재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오는 7월부터 제2터미널까지 전격 확대한다. 6월까지 시범 운영되는 마약전담 검사대 역시 현장의 보완 의견을 반영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특송화물 판독 시간도 대폭 늘린다. 인력을 추가 확보해 화물당 최소 7초 이상의 판독 시간을 보장하고, 고경력 판독관을 전면 배치해 정확성을 높일 방침이다.
관세청은 현재 특송화물 분야에서 우범국발 화물의 집중판독제를 운영 중이며, 100% 엑스선(X-Ray) 검사와 함께 마약 탐지견 교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4월 1일부터는 동서울, 부천 등 전국 5개 주요 우편집중국에 ‘2차 저지선’을 구축했다. 공항만에서 1차 검사를 마친 우편물이라도 내륙 물류 거점에서 다시 한번 정밀 세관검사를 거쳐 마약 차단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편, 이날 마약밀수 단속 현황을 발표한 뒤 관세청에서는 마약철결 대응본부 회의도 개최했다.
마약척결 대응본부는 통관·감시·수사 등 각 업무 구분의 한계를 넘어 전국 세관의 마약단속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청장 직속의 마약단속 지휘 본부로, 올해 1월 출범한 이후 매주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전국 세관 현장의 통관·감시·수사과장들이 참석해 1/4분기 마약단속 적발 동향을 공유하고, 지난 12월에 발표한 마약단속 종합대책 중 여행자·특송·우편 등 주요 밀반입 경로별 단속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이날 회의에서 전국 세관 직원들에게 “마약범죄는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반드시 국경에서 한발 앞서 마약을 차단해야 한다”며 “관세청은 단순한 단속기관을 넘어 국민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다는 사명감을 가져 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관세청은 적발 즉시 수사에 착수하고, 신속한 통제배달로 이어지는 마약 수사의 강점을 보유한 만큼, 사법개혁 등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업무에 임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국민에게도 마약의 폐해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마약밀수 신고(125번)등 마약범죄 근절에 동참할 것을 부탁했다.
앞으로도 관세청 마약척결 대응본부는 매주 마약 적발 동향을 공유하고, 마약단속 종합대책의 추진 성과를 상시 점검, 미진한 부분은 즉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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