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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사회의 양극화, 오랜 토지의 세습과 특권 지역의 발생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지속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는 정의롭고 공정한 기회를 통하여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할 경우 불평등을 인식하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중산층이 줄고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였다.

국가경제가 발전하면서 극단적인 최상층을 제외하고 개인별 소득 격차를 세금으로 조정하기 때문에 엄청난 차이를 인식하기 어렵다.

다수의 인식은 근로소득에 관계없이 부동산을 보유한 규모나 위치하는 지역에 따른 가치의 절대평가액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보유하는 부동산의 규모와 위치가 계층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는데 보유하게 된 원천과 지역적인 가격차별의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편집자주

 

고대부터 이뤄진 토지의 세습

 

고대 사회는 대가족에 의한 개별 경작의 발전으로 경작지의 상속을 통하여 소규모의 개별 경작이 성립하였다. 정전제(井田制)는 주나라에서 정방형의 토지를 우물(井)모양으로 9등분하여 중앙을 제외한 바깥 8군데를 사전(私田)으로 경작하였다.

 

중앙의 토지는 공전(公田)으로 경작하여 그 수확물을 세금으로 바쳤다. 이 과정에서 세습되는 토지가 발생하였는데 귀족이나 호족 세력들에 대한 특권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고대의 우리나라는 중국의 경기지역 운영방식과 달리 도성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중심지와 토지제도가 발전하였다. 신라의 식읍(食邑)과 녹읍(祿邑)은 토지를 소유했던 지방의 족장(族長)이나 호족에게 세습적인 지배권을 인정하였다.

 

또한 신라의 귀족층은 직할지를 중심으로 광대한 토지를 경영하였고, 9세기 후반에 사찰도 큰 토지를 소유하였다. 고려의 공음전(功蔭田)은 경종(977)때 개국공신 및 향의·귀순성주 등에게 토지를 주었고, 현종(1021) 때 상속을 인정하였다.

 

고려 말 개혁파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 직후에 주로 친원계 권력자들이 소유한 사전(私田)에 대한 개혁을 단행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국가를 형성하였지만 조선시대에도 고려와 별차이 없이 지주의 상속이 허용되었다. 조선후기에 전쟁에 의한 사회적 혼란과 화폐경제의 발전이 빈부의 격차를 심화시켜서 소수의 기존 지주에게 토지 소유가 더욱 집중되었다.

 

러일전쟁 후에 일본은 1905년 토지조사를 실시하고, 1906년 토지가옥의 거래에 대한 증명제도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강제 합방 직후인 1912년 8월에 ‘토지조사령’을 반포하여 1918년 11월까지 토지조사사업을 실시하였다. 토지를 신고한 경우 배타적 토지지배권을 획득하였지만 대다수 농민은 그 동안 보장된 경작권마저 박탈당하였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지주는 그 소유권을 인정받았고, 일본인은 소유권자가 없던 도시 근교나 비옥한 농토를 소유하였다.

 

특권 지역의 발생, 경기지역

 

고대 국가의 중심지는 경기지역(도성과 직할지)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도성은 국내의 반란을 진압하기 쉬우면서 외적의 침입에도 항거하기에 좋아야 했다. 도성은 정치와 경제에서 월등한 힘을 가진 지역단위를 형성하여 타 지역을 통제할 근거지로 만드는데 있었다. 그리고 도성 주변의 직할지가 방사형 도시를 형성하여 도성을 보호하고 지원하였다. 대표적인 중국의 도성인 장안은 자연 지형의 분지형이고, 개봉은 사방이 공개된 평원형이었다.

 

경기지역 중심의 장안은 사방에 관문을 가진 천혜의 ‘산하의 험’을 가진 직할지 평야의 중앙에 위치하였다. 직할지를 육성하여 다른 지역보다 힘의 우위를 확보하고, 지방 통제와 방어의 근거지로 활용했다. 도성의 이전은 지역적인 한계로 늘어난 인구를 부양할 생산력이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백제의 한성과 조선의 한양으로 1000년간 도성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넓은 들판의 직할지를 갖추고 있었다.

 

경기지역은 일자리가 풍부했기 때문에 인력이 몰렸다. 지방에 본관을 둔 성씨들이 경기지역으로 몰렸다가 흩어지면서 도성으로 온 본관일수록 상대적으로 전국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어떤 성씨의 본관지역이 도성(개성, 한양)에서 멀수록 전국적으로 성씨가 분포하고 도성의 근교인 경기지역일수록 전국적인 확산이 크지 않았다.

 

현대의 세습지역과 특권지역

 

일제강점기를 종식시키고 정부가 신한공사(新韓公社)를 설립하여 일본인 소유의 농지를 관리하였고, 해당 농지를 경작하던 소작인에게 매각(전체의 87%)하였다. 농지개혁법이 1949년 제정되어 1950년 3월 개정안이 공포하고 농민에게 재분배하였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도 고대부터 세습된 토지소유을 인정하였고, 바로 196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특권지역(경기지역과 다른)이 발생하였다.

 

 

국내의 29개 국립공원의 토지소유 현황에서 사찰지의 비율이 높은 곳은 주로 사찰의 토지 세습이 이루어진 신라시대의 사찰이 분포하는 지역이다. 국립공원내 사찰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인 곳은 가야산, 내장산, 오대산, 계룡산, 속리산, 설악산이다. 대부분 특정 사찰이 보유한 토지로 해인사외 37.5%, 월정사외 17.8%,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 15.4%, 신흥사외 10.2%, 법주사외 11.4% 등이다. 설악산 외설악의 경우 전체가 신흥사 소유의 토지로 되어 있다.

 

 

외설악 신흥사 토지현황

 

한편, 토지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이용관리법·도시계획법·산업기지개발촉진법·택지개발촉진법·농지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토지구획정리사업법 등)이 ‘토지이용의 효율성’과 ‘토지관리의 능률화’라는 정책 속에서 특권 지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원래의 의도와 달리 정책의 시행에 따라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발생시켰고,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특정 지역이 나타나면서 토지의 화폐화 현상(인플레이션 발생)도 발생하였다. 국내 토지간 불균형은 소득 구조의 왜곡과 계층간 불화에 의한 사회 양극화 현상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토지제도의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정책을 진행하면서 사회적인 혼란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너무 오랜 기간 고착화된 사회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쉽게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개인의 노력과 성공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사회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개선점과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가야 한다.

 

과거 지향적인 정책은 반발을 일으키고, 미래 지향적인 개혁은 모든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해 나가야 한다.

 

 

[프로필] 구기동 신구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과, 경희대 경영학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영국 리버풀대 경영학석사(MBA), 서강대 경영학박사, 경희대 노화의학박사과정

•국민투자신탁 애널리스트, 동부증권 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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