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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전문가칼럼]신(新)동아시아 시대 출발은 화폐유통과 해상교역로에서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고대 동북아인들은 고대국가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육로와 해로를 따라서 교류하였다. 그들의 이동경로와 흔적은 다양한 유물과 유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대 국가가 형성되기 전에 사용한 화폐는 다량으로 출토되면서 가장 오래된 중요한 유물이 되고 있다. 화폐가 발견되는 지역은 고대 동아시아에서 교역이 이루어졌던 지역의 분포를 의미한다.

 

그 당시 화폐 주조가 산화되는 철전(鐵錢)이 아니라 오랫동안 녹슬지 않는 동전(銅錢)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따라서 청동기 유물은 현대에 가까운 철기시대의 유물보다 더 먼 시기이면서도 더 많이 존재한다. 화폐의 이동 경로에 나타난 중요한 유적지들을 통하여 고대 동아시아 지역을 서로 연결하면 육로와 해상로를 추정할 수 있다.

 

고대화폐의 유통지역과 이동 경로, 내몽고에서 큐슈까지

고대 한반도에서 중국 화폐가 고대 국가 체계를 형성하기 전에 먼저 유통되었고, 명도전(明刀錢), 반량전(半兩錢), 오수전(五銖錢) 및 화천(貨泉) 등이 발견되고 있다. 명도전(明刀錢)은 춘추전국시대(기원전 770~221년)의 청동 화폐로 명(明)과 흡사한 명문, 칼과 비슷한 형상이라서 도전(刀錢)이라 붙여서 만든 명칭이다. 연나라의 화폐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의 하북성 및 요녕성, 내몽고 자치구 일대, 한반도의 북부 일대, 그리고 일본의 오키나와에서 출토되었다.

 

 

반량전(半兩錢)은 중국 진(秦)나라 화폐로 원형에 사각형의 구멍이 뚫려 있고, 구멍의 양쪽 옆에 반량(半兩)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후 모든 중국이나 주변국의 화폐는 반량전의 형태를 따르면서 주조 화폐의 기본 형식이 되었다.

 

통일 정책의 일환으로 진나라의 시황제는 전국의 화폐를 반량전으로 단일화하였 다. 이 화폐는 한반도에서도 사용하여 경남 사천의 늑도, 제주도의 산지항 등에서 발견되었고 한반도와 중국 간 교류의 근거로 삼고 있다.

 

뒤를 이어서 사용된 오수전(五銖錢)은 반량전의 형태로 오수(五銖)가 새겨져 있는데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 사용되었다. 최초 발행된 이후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7세기인 수나라 때까지 약 900여 년간 사용하였다. 그 형태는 통일되지 않았고 초기에 동전(銅錢)이었으나 후대에 잠시 철전(鐵錢)도 발행하였다. 오수전은 동아시아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는데 낙랑지역인 평양주변, 백제지역, 가야지역, 큐슈지역, 또한 멀리 오키나와 에서도 발견되었다.

 

그리고 기원 전후 왕망(王莽)의 화천(貨泉)은 유통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출토된 지역은 옛 낙랑지역, 제주도 산지항과 김해 패총, 일본의 큐슈 등이다.

 

고대 동아시아 연안항로와 장보고네트워크의 형성

고대 화폐가 발견되는 지역을 서로 연결하면 고대의 교역로와 해상로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초기 육상과 해상을 연결하던 노선은 오늘날에도 가장 자연스럽게 거점지역의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고대의 네트워크는 대체로 요녕성, 평양, 부여, 청해진, 늑도, 김해, 큐슈, 그리고 오키나와 등을 따라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인식되지만 고대시대부터 해상교통의 요충지로서 중국, 한반도, 일본, 동남아 지역을 연결한 중계 지역이었다.

 

화폐가 발견되는 지역을 따라서 고대의 연안항로는 중국 동해안, 요동반도, 한반도 서해안, 그리고 남해안을 거쳐서 큐슈로 이어진다.

 

또한 이 항로는 절강성, 요동반도, 대동강유역과 서남해안 지방, 큐슈로 연결되는 청동기시대의 고인돌 분포로도 추정할 수 있다. 그 후 3세기까지 낙랑군과 대방군이 중국 대륙, 한반도와 일본열도를 연결하는 주요 운송로였고, 이 때 오수전도 함께 유통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4세기에 백제는 이 해상로를 이용하여 동중국 해안과 남해안, 큐슈, 캄보디아까지 갔고, 주로 산동반도, 등주성, 명주, 큐슈 등을 연결하면서 활동하였다. 660년에 소정방은 당나라의 수군을 이끌고 산동반도를 출발하여 덕적도를 거쳐서 금강 하구에 도달하기도 했다.

 

고대 화폐와 해상로를 따라서 신동북아 네트워크 구축

조선술이 발전하면서 더 이상 연안항로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졌다. 9세기에 장보고(張保皐) 상단은 직접 남양만에서 산동반도, 옹진반도에서 산동반도, 서남해지방에서 절강성지방 혹은 산동반도 등으로 가는 항로를 이용하였다.

 

장보고의 기록은 신당서, 일본의 입당구법순례행기, 일본후기, 속일본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청해진의 장도를 중심으로 840년에 교역사절인 회역사(回易使)를 일본에 파견하였고 큐슈에 지점을 설치하였다.

 

또한 당나라 산동 적산촌에 법화원을 세웠는데 항주만과 양주 등에서 활동하던 옛 백제인들의 네트워크가 활동의 토대였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승려인 엔닌은 풍랑을 만났을 때 장보고 선단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였다. 그 보답으로 그는 장보고의 목상을 새겨셔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다.

 

고대의 유물과 유적은 오랜 기간 축적된 역사의 빅데이터이다. 고대의 해상로는 중요한 교역지를 연결하면서 인적, 물적 이동의 중요한 네트워크로 소중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문물과 문화의 교류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고대 동아시아의 번영을 이어졌다. 화폐의 유통과 이동이 그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한반도 주변의 대립구도가 완화되면서 고대의 자유스런 왕래를 가능케 하는 시기로 다가오는 듯하다.

 

그 결과는 상호 협력을 통한 지역 내 통합으로 EU나 ASEAN처럼 항구적인 성장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고대 동북아인들이 뿌린 화폐의 교역로와 장보고의 해상로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다.

 

[프로필] 구 기 동
• 현) 신구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시민감시단

• 덕수상업고등학교, 경희대 경영학과, 경희대 경영학석사

• 고려대 통계학석사, 영국 리버풀대 MBA, 서강대 경영학박사

• 국민투자신탁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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