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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칼럼] 유임된 제25대 국세청장에게 거는 기대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본지 논설고문 겸 대기자) 윤석열 정부 제2기 내각이 부분 교체됐다. 지난해 12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은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6개 부처 장관을 새 얼굴로 바꿨다.

 

또 2차로 내각 일부 교체와 대통령실 직제개편과 관련해서 수석비서관 인사, 그리고 이어 일부 부처 차관급 인사까지 단행한다. 자리를 떠난 내각 인사는 오는 4월 10일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인 전방위 포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임 청장들에 비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만 김 청장의 1년 6개월 재임 기간이 경질설에 방점을 찍게 했고 세수 추계 오차에 따른 세수 부족 사태도 국세 수입 징수기관의 수장으로서 상당한 경질 사안으로 유추된 바 있다. 그러나 민감한 조세 행정임을 감안, 무난한 관리였다는 평가가 더 세게 작용, 유임시킨 핵심 팩트라는 전언이다.

 

국세청장이 바뀌면 거의 세정 쇄신이나 인사행정 개혁 문제가 취임 일성이 된다. 유임된 김창기 청장의 2024년 세정 운영 골격은 권선징악(勸善懲惡)형 업무 쇄신이 주를 이룬다. 민생 특히 납세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에 국세 행정 방향성을 맞추어 나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성실납세자는 전방위적 세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불성실자는 세무검증을 엄정히 집행, 따뜻한 세정의 온기가 고루 퍼져 대내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지금,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주자”고 강조한다. 또 국민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자성의 대변신을 함께 실행에 옮기자고 당부한 갑진년(甲辰年) 신년 메시지가 그리 읽힌다.

 

군부 출신이 주름잡았던 1~3대까지의 국세청장들은 나라 곳간 채우기에 온몸을 던지다시피했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맞물려, 재정지원을 위해서 세수 700억 목표달성을 이룬 이낙선 청장(초대)의 역동적인 국세 행정이 빛을 발한 세수 제일주의 시기다. 대중세 업무 혁신을 내세운 세정 쇄신 칼자루로 고재일 청장(제3대)은 사무관 이상 서기관급 115명을 일거에 퇴출해 버린다. 국세청 인사행정 사상 초유의 인사 개혁 칼바람이 휘몰아친 엄청난 숙정 인사 때문에 ‘철밥통 노른자위 자리’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내심(內心) 극비리 거사를 앞두고 있으면서도 세칭 단합 만찬 석상에서 “간부 여러분, 나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얘기를 들으셨겠지만 염려 마십시오. 여러분과 함께하려고 합니다. 잘 해나갑시다”하고 건배까지 했다. 다음 날 출근해 보니 퇴출자 명단이 쫙 뿌려졌으니, 어쩌면 좋아! 이구동성으로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수근거렸다는 후일담이 지금껏 귓전에 맴도는 까닭은 왜일까. 후유증 폭발로 곤욕을 겪기도 했지만, 세무비리 부정 파이프라인을 깨부수는 용단을 일깨워준 개청 초기의 국세청장의 과감성이 어찌나 초현실적인지, 또 다른 개혁 칼바람을 우려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인사 파동으로 일은 지각변동 끝에 민간 출신 청장 시대를 김수학 청장(제4대)이 활짝 열었고, 취임 5일 만에 장영자‧이철희 사건 관련 조세포탈혐의자 17명의 재산을 안무혁 청장(제5대)은 전격 압수 조치하며 사건을 마무리한다.

 

노태우-김영삼 2대 정권에 걸쳐 4년간 두 차례나 국세청장을 역임한 추경석 청장(제8-9대)은 국세청 내부 승진 첫 청장 자리에 승선해서 구성원들에게 큰 귀감을 준 ‘롤모델 청장’이 된다. DJP 연합정부의 첫 청장이 된 이건춘 청장(제11대)은 한국은행 등 40개 공기업 세무조사로 세수 확보를 강화했는데, 이로써 IMF 사태 때 ‘세수 단비’ 역할에 크게 일조하는 업적을 남긴다.

 

-AI 글로벌 무대에서 세정 운영 틀 정형화할 모형 만들기가 ‘과제’

-꽃보다 나무보다 더 소중한 것,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더라...

-김창기 유임 청장, 계층 간 소통 넓혀 신뢰 덕목 담아내야 할 ‘책무’

_“대내외 불확실성 시대 따뜻한 세정 온기 펴 민생 어려움 덜어줄 것”

 

역대 청장들이 그러하듯 아니나 다를까, 업무 쇄신이 단골 메뉴처럼 등장한다. 전임 청장들의 행정관리 카테고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한데, 따라하기라고 비아냥대지 말고 알짜배기 리모델링 비법 전수(傳受)라고 받아들여야 ‘국세 행정의 노하우’가 더욱 알차지게 된다고 확신한다. 그것이야말로 23명의 전임 청장들의 치적을 되짚어보듯, 그에 상응한 이유가 되고도 남기에 더 그러하다.

 

내(필자)가 1970년대 초 올챙이 기자 시절, 볼펜 잉크가 죄다 마르도록 취재 보도하던 ‘과세권과 납세자 신뢰 문제’가 아직도 풀고 가야 할 과제로 덩그러니 남아있으니 글로벌 세정 구축에 혹여 옥에 티나 다름없게 비추어질까 조마조마하다. 느려도 너무 느슨한 ‘밀린 숙제 풀기’와 똑 닮아서 망측할 따름이다.

 

지금 세계 경제 구도는 말할 것 없고 각계각층 모든 분야마다 변화의 속도가 가히 광속(光速)이다. 안타깝지만 빅 데이터 시스템으로는 완벽한 과학 세정이라고 자화자찬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살짝 모자란 듯한 느낌이 든다.

 

어느 순간, 생성형 AI(인공지능) 시대가 코앞에 바싹 다가와 자리하고 있고 챗GPT 실용화나 상용화에 전 세계가 앞다투어 불꽃 튀듯 선제공격하고 있는 판국이기 때문이다. 개별업체까지도 비상한 관심 속에 효율성 높이기에 사활을 걸다시피 뜀박질하고 있는 것만 봐도 하루가 여삼초(如三秒)인 듯 진화 중임을 실감케 한다.

 

이와 관련한 법률 개정에 선제적 참여나 제안, 그리고 행정제도화에 국세 당국도 시동을 걸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다만 세원관리를 비롯 세정 운영 기조의 틀이 어떤 모형으로 정형화돼야 옳은 것인지, 인공지능 AI 시대에 맞는 새 모형 만들기가 과제라면 과제다. 유임된 제25대 국세청장에게 바라고, 또 거는 기대가 그래서 더 크다.

 

노무현 정부의 첫 국세청장과 행안부장관, 그리고 퇴임 후 선출직인 광주광역시장까지 두루 섭렵한 이용섭 청장(제14대)은 “인사혁신 없는 혁신은 성공할 수 없다.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인사다”라는 인사관리 철학을 설파한 적이 있다.

 

꽃보다 나무보다 더 소중한 것,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라는 글귀가 문득 떠오른다. ‘1년을 두고 보려거든 꽃을 심어야 하고 10년을 두고 보려거든 나무를 심어야 하며 평생을 두고 보려거든 사람을 심어야 한다’는 구절이 아주 공감 간다. 그러나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사람 심고 가꾸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고 또 심어야 한다. 국세청 조직을 더 활기차게 살려 나가려면 그 누군가가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국세 공무원다운 참사람’을 생생하게, 그리고 촘촘하게 심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 한마디로 재정 역군이 될성부른 인재 육성에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이라서다. 국세청이 닮아가야 할 표상이다. 유임된 김창기 국세청장이 몸소 품어 담아내야 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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