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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폐자원으로 청정수소 만드는 녹색 섬 제주의 꿈

(조세금융신문=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지구촌 탄소 배출량은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 대유행의 여파로 줄었던 배출량이 반등해 전년 대비 6%가량 증가한 것이다.

 

‘탄소 다(多)배출 제조업 국가’인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탄소 배출량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임이 분명하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산업분야가 많은데다, 아직은 한계돌파형 탄소중립 핵심기술의 다수가 기술성숙도가 낮은 실증 또는 시연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수소에너지다. 에너지 운반체인 수소는 특히 수송 분야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생산방식에 따라 수소에는 그레이, 그린 등의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의 수증기와 반응시키는 개질수소와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말한다.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생산 공정에서 탄소를 다량 배출한다는 문제가 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전해 수소이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차세대 탄소중립 기술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문제는 수전해 수소는 생산원가가 높고 기술력이 앞선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기술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국내 기술로는 아직 수소를 양산할 수 없어 해외기술을 도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설비조달과 건설 발주 역시 원활하지 않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투입해 물을 분해하기 때문에 에너지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수전해 수소가 경쟁력을 갖추는 시점까지 다양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있지만 아직은 기초 연구단계로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실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는 지역 분산형 바이오가스 시설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이미 기술력과 경제성을 확보해 국내 여러 도시에서 채택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음식물 쓰레기와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그냥 버려질 경우 수질오염의 주범에 불과하지만 적절한 처리를 거치면 재생에너지인 바이오가스를 만들어낸다.

 

바이오가스는 정제할 경우 그린수소의 공급원이 될 수 있다. 국내에는 110여 개의 바이오가스화 시설이 운영 중인데, 이중 접근성이 좋은 대규모 하수처리장에서 생산된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한 뒤 현지에서 활용한다면 물류비를 대폭 줄어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제주도가 바이오가스 기반 그린수소 생산·공급 기지를 구축한다면 ‘2030 탄소 없는 섬’ 비전과 함께 지구촌의 대표적인 녹색 섬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바이오가스화 시설 3개소가 2026년까지 연차적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이 시설들이 정상 가동된다면 쓰레기를 하루 720톤 정도 처리하면서 약 4만8000m³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게 된다.

 

이 정도 양의 바이오가스를 전환하면 하루 약 5.9톤의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 이는 지난 10월 29일 발표한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도입할 계획인 수소 버스 300대와 청소차 200대가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이다. 

 

제주도는 2021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이 18.3%로 전국 1위이며,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에 인프라, 경험, 역량을 모두 갖춘 그린수소 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와 가축분뇨 등을 에너지로 만드는 그린수소 공급체계를 구축한다면 ‘오염물질의 에너지화’를 선도하는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제주에 부는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바람이 바이오가스 기반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안병옥 이사장 약력

▪ 환경부 차관 (2017. 06. ~ 2018. 08.)

▪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 (2019. 04. ~ 2021. 04.)
▪ 국회기후변화포럼 부설 기후변화정책연구소 소장 (‘2019. 02. ~ 2021. 08.)
▪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2021. 12. 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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