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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TF-팩트체크] 활성산소 껴안고 체외로 탈출…수소는 논개인가?

— 부산 용호동 수소 카페 오하이에는 수소수로 내린 커피, 캔 수소수를 판다
— 본지가 직접 현장 체험해보니 ‘글쎄’?…전문가들,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부산 용호동에는 수소수(hydrogen water)로 내린 오하이(OHY) 커피숍이 있다. 소금빵과 각종 케익 등도 유명한 빵 카페다.

 

수개월째 수소를 취재해온 기자는 당연히 수소수가 궁금했다. 그래서 부산으로 달려가 오하이 커피숍을 찾았다.

 

 

막상 커피를 마셔보니 기분 탓인지 아메리카노 맛이 좀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캔에 담긴 수소수는 솔직히 일반 물과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오하이 커피숍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일반 물보다 입자가 고와 목 넘김이 다르고, 신체에도 잘 스며든다”고 설명했지만, 공감은 어려웠다.

 

수소수는 몸속 활성산소를 배출시켜 노화와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아토피 등 피부 문제를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확히는 수소수나 수소수 생성기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내세우는 광고 문구다. 일부 연예인들이 수소수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때 웰빙족들의 관심이 높기도 했다.

 

일반 물과 달리 수소수에는 수소 분자가 녹아들어 있는데 이것이 온몸을 순환하면서 유해한 활성산소와 결합해 물로 바뀌고, 소변이나 땀, 눈물 등으로 배출된다는 게 수소수 업계의 주장이다.

 

 

수소수는 물을 전기분해(수전해) 해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방식이나 물에 직접 수소를 주입하는 방식 등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런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우선 원소기호 1번으로 가장 가벼운 수소가 물에 잘 녹을 것이냐의 의문이 설득력을 얻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상온의 대기압에서 물 1ℓ에 녹을 수 있는 수소량은 1.6㎎을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수소수 업체들은 수소수 생성기를 통해 최대 1000ppb 농도의 수소수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1000ppb는 10억분의 1로, 물 1ℓ(1000g)에 1㎎(0.001g)의 수소가 녹아있는 셈이다. 최대 용해량인 1.6㎎에 못미치는 극히 미량의 수소다.

 

수소 에너지 전환에 대해 극도로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차례 표명했던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소수 섭취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올 수 있는 수소량은 효능을 바랄 수 없는 극미량”이라며 수소수가 상술이 빚어낸 ‘사이비 과학’이라고 일축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마신 수소수 속 미량의 수소가 몸속 세포로 침투, 활성산소와 결합한다는 주장에도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은 몸에 들어간 수소는 재빨리 다른 물질과 반응, 활성산소를 중화시킬 수소는 남아있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4년 수소수 생성기가 아토피 치료와 소화 촉진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를 거짓·과대광고로 규정해 적발하기도 했다.

 

한 수소 전문가에게 물었다. 그는 익명 보도를 전제로 “게르마늄 팔찌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게르마늄에서 방사되는 음이온이 인체에 이로운 효능을 가져온다고 알려졌었다. 최근까지도 일반인은 물론 운동선수들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음이온은 광물에 함유된 핵종이 방사선을 내뿜어 대기 중의 분자로 이온화되며 생기는데, 음이온이 방출되더라도 공기 중에서 매우 불안정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고 본다.

 

과학자들은 수소수나 게르마늄 팔찌의 효능을 일종의 ‘위약효과(placebo)’로 본다.

 

 

수소가 물에 녹아 몸에 좋은 기능을 할 것이라는 가설이 오래전부터 시험과 검증 대상이 돼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 때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의 이미지를 빌어온 화장품이 잘 팔렸듯, 수소 이미지 또한 왠진 건강할 것 같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11월 현재 부산 해운대 근처에는 과거 커피숍을 운영하던 장소에서 수소수 생성기, 수소수 캔제품 등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부산 용호동 수소수 카페 오하이 커피숍은 해운대 카페가 옮겨왔다는 얘기도 있지만, 확실치 않다.

 

수소수가 위약효과가 아닌 진짜 좋은 효능을 지녔다고 검증됐다면 어땠을까. 수소수 카페를 차려 건강한 수소수를 마시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 단계 높은 건강 수준으로 도약하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위약효과라도 뭐 나쁠 건 없다. ‘수소’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색상과 인테리어, 이미지는 싱그럽고 깨끗하다. 수소수로 내린 커피는 더 부드럽고, 수소수는 시원하고 부드럽게 몸에 착착 감긴다. 그거면 됐지 뭘 더 바라겠는가.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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