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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산업

[수소TF] 러·우 사태가 낳은 괴물, ‘공급망 불안’ 에너지안보 지킬 열쇠는 '수소'

 

(조세금융신문=권영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지역 특별군사작전은 ‘공급망 불안’이라는 괴물을 낳았다. 이 괴물의 등장으로 유가 상승에 이어 가스 가격까지 일제히 오르면서 기업뿐만 아니라 안 그래도 어려운 민생까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원자재값 폭등으로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커지자 지난 10월에는 1997년 외환위기(IMF)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났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정치·경제·학계 등에선 에너지안보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에너지안보, 말은 쉬워 보인다. 석탄·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이 나지 않는 좁디좁은 한반도에서 어떻게 에너지안보, 즉 에너지자립을 한다는 말인가? ‘에너지 빈국’인 한국이 어떻게 에너지자립을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 학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2020년 기준 한국은 전체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석유 37.7%, 석탄 24.7%, 액화천연가스(LNG) 18.8% 등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에 위배되는 화석연료 비중이 절대적인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에너지안보를 실현할 대안으로 ‘수소’를 통한 에너지 구조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소로 어떻게 에너지안보가 가능할까? 국회에서 열린 수소 관련 세미나에서 만난 조홍종 단 국대 교수와 이창호 가천대 교수는 이러한 일이 충분히 실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로 ‘공급망 불확실성’ 해결할 수 있다

 

이창호 가천대 교수는 수소가 저탄소 에너지라는 점과 우리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는 “지금껏 원자력과 석탄, 가스라는 세가지로 구성된 에너지 구조가 재생에너지로 변화하고 있다”며 “친환경 에너지인 풍력과 태양광, 그리고 수소가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강으로부터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대외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에너지위기를 피하자는 것이다.

 

그는 또 이러한 친환경 에너지가 저탄소 사회로 가는 ‘파이널 솔루션’이라고 설명하며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CHPS) 같은 법안이 갖고 있는 정신도 이와 같다고 말했다. CHPS는 기존 신재생에너지의 무공급제도(RPS)에서 수소발전을 분리, 나아가 기존 수소발전의무화제도(HPS)에서 청정수소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다만 CHPS를 시행하려면 ‘청정수소인증제’에서 규정하는 청정수소의 범위와 청정수소 의무 구매 할당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 교수는 “CHPS 등의 수소 관련 제도가 현재 세부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아직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수소 공급 목표를 국가 목표와 빠르게 연계시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를 만들기 전 반드시 시장에 미리 신호를 줘야 산업도 그에 맞춰 경쟁력을 확보해 그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제도 설계가 부실하면 훗날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는 우려 섞인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오일시대’ 저물고 ‘수소시대’ 온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수소 관련법을 전세계 최초로 도입한 국가인 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소경제 활성화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지금은 ‘오일(oil)경제’ 시대가 저물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소산업을 글로벌 비즈니스로 삼아 국가경제에 기여할 기회”라고 말했다. 지금의 대외적 문제에 허약한 에너지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 특히 수소를 통한 에너지안보를 꾀하고 경제를 회복하자는 것이다.

 

조 교수는 심각한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에너지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의 안보적 차원에서 에너지를 얼마나 잘 관리해야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은 ‘수소경제라’고 주장하며 국제에너지기구(IEA) 리포트 내용을 예로 들었다.

 

IEA는 2050년 인류가 활용하는 에너지의 3분의 1이 수소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해 “2050년이 되면 수소산업으로 1319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하고 일자리도 56만 개 이상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국가 경제의 새로운 잠재 성장력을 만드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소시대 앞당기려면 과감해져야

 

조홍종 교수는 지난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상향된 점과 탄소중립안이 발표된 점, 그리고 수소 관련 법을 한국이 최초로 마련한 점을 언급하며 “수소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수소발전 확대를 목적으로 CHPS 등을 도입하고 후속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조 교수는 “수소경제 에 대한 정부의 관심에 비해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 등의 움직임이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CHPS가 시행되면 조금 더 과감한 목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해외사례를 들었다. 조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수소 1kg당 값을 1달러로 책정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안에 엄 청난 세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심지어 지난 8월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수소 1kg당 3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하면서 국가 주도적으로 수소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과감한 수소정책을 펼치는 건 미국뿐만이 아니다. 조 교수는 “중국도 이에 만만치 않게 수소차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유럽 각국도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천연가스의 수급을 줄이고 수소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에너지안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두 교수의 말처럼 공급망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화석 연료 수입 비중을 지금 당장 0%로 만들자는 의미가 아니다. 에너지 대외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에너지 수입국과 에너지 종류를 다 변화하자는 것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하고 발전 효율이 높은 수소가 최선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제대로 검토해 보고 타당할 경우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과감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 공급망 불안과 기후위기는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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