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홍채린 기자) 관세청이 27일 무역기반 경제범죄 브리핑에서 사주일가가 수입 고가 조작을 통한 법인자금 편취를 한 혐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본부세관 10층 대강당에서 관세청 외환조사과 김재철 사무관이 4천 6백억원에 달하는 무역기반 경제범죄 적발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주요 단속 결과는 수출입 가격조작, 공공재정 편취, 해외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재산 국외 도피, 비밀계좌를 이용한 자금세탁 등 이었다.
김 사무관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수사 전담팀을 구성해 관세청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고 전했다.
무역기반 경제범죄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 경험 및 해외 직접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복잡해지고 있다. 또한 외환거래 자유화 및 수출입 통관절차가 간소화되면서 관계당국의 모니터링이 어려움을 악용해 한층 더 지능화된다는 것이다.
지난 해 관세청이 적발한 주요 범죄 중, 사주일가가 기존 수입거래에서 가격을 높혀 범인자금을 편취한 사례도 있었다.
◈ 수입가격 고가 조작을 통해 사주일가의 법인자금 편취해
C사 사주일가는 미국 해외제조사 등으로부터 식품원료를 수입했다. 구매단가는 100원이었다.
하지만 C사로 바로 수입하지 않고, 미국에 설립한 페이퍼컴퍼티 C'사를 경유하여 수입단가를 조작했다. 수입단가 100원에서 115원으로 고가 조작한 것이다.
고가조작 차액대금으로는 21억원 상당이 발생했다. 이를 미국 C'사 계좌로 빼돌리고 C'사 소속 직원 급여로 위장했다.
직원 급여로 위장한 돈은 사주가족의 해외 유학비용, 생활비, 부동산 구매 등으로 쓰였다.
◈ 수입 의류 임가공비도 고가조작
수입 의류 임가공비를 고가 조작한 범죄도 있었다. D사 대표 D씨는 위탁가공 수입거래에서 임가공비 및 원부자재 비용 등을 과다 지급하는 수법으로 수입가격을 고가 조작하여 수입신고 했다.
고가 조작된 수입대금을 대표 D씨는 지인 명의로 설립한 홍콩 페이퍼컴퍼니로 송금했다.
이 후 조작차액 42억 상당을 중국인 차명으로 설립한 중국 페이퍼컴퍼니로 재송금했다. 그리고 다시 국내 거주 중국인의 차명 계좌로 입금을 받고 사적 편취를 한 범죄였다.
◈ 수출가격 저가조작을 통한 법인자금 사적 편취
E사 대표 E씨는 실제가격보다 저가로 수출신고해 법인자금을 사적 편취했다.
의류 등을 영국 등 해외로 수출하면서 실제가격보다 낮춰 수출신고를 했다. 그리고 저가수출신고를 한 금액에서 차액 30억원이 발생한 것을 E사 대표 해외비밀계좌로 송금했다.
이 자금은 또 다시 미국 페이퍼컴퍼티 E'사로 이동했다. 이를 통해 미국 소재 부동산 등을 구매 및 매각을 하는 방법으로 범죄수익 자금을 세탁했다.
혹은 미국거주 지인 계좌에 은닉하기도 했으며, 귀금속 등을 구입해서 국내 밀반입 또는 차명계좌로 수취했다.
◈ 건강보험재정 편취 목적...수입가격 고가조작행위
특히, 관세청은 지난해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체결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국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 재정을 불법으로 편취하는 업체의 범죄를 밝혀낼 수 있었다.
이 업체들은 다국적기업들이었다. 이 업계에서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이었다.
이들 법인의 적발금액은 358억원이었다. 건강보험료로 환산하면 약 637억원 상당이다.
이들은 치료재료의 보험급여 상한금액이 수입원가의 1.78배 수준으로 결정하거나 조정이 된다는 건강보험제도를 악용했다.
본래 심사평가원에서는 정상적인 가격으로 보고 국내 마진 1.78배를 수준으로 결정하는데, 아예 수입 원가 자체를 올려 수입신고한 것이다.
해외 본사에서 수출하는 업체 F사, G사, H사는 허위의 마케팅 수수료 등 영수 또는 상계처리로 수입신고를 고가조작했다. 조작 신고 금액은 56원이었다.
보험급여 상한금액을 높게 유지시켜 건강보험재정을 편취할 목적으로 해외 본사로부터 치료 재료 등을 수입했다.
그리고 보험급여 상한금액에 맞춰 가격을 고가로 부풀려 신고했다. 고가조작 차액 상당은 허위의 채권(마케팅 수수료 등)을 발생시켜 이를 되돌려 받거나 회계 상 상계처리 한 것이다.
관세청은 관련 조사자료 등을 심사평가원에 통보함으로써 향후 부당이득 환수 등의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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