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어떤 악기로 연주해도 예쁜 선율.
고섹(Gossec)의 가보트(Gavotte)를 소개해드립니다.
이 곡은 ‘가보트’라는 형식을 갖춘 곡 중에서 가장 유명하며, 오늘날 작곡가 ‘고섹’을 대표하는 대표곡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섹은 원래 가보트를 1786년의 오페라 <Rosine, ou L’épouse abandonnée>의 삽입곡으로 작곡할 때, 피아노 반주와 바이올린을 위한 곡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주 멜로디의 선율 자체가 단순하면서도 예뻐서인지 지금은 플롯이나 피아노 등 여러 악기로 편곡해 많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가보트’는 프랑스 궁정무곡
프랑스 춤곡인 가보트는 대부분 2박자의 곡이 많은데,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가보트는 D장조, 4분의 4박자로서 스타카토가 많고, 경쾌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입니다. 4비트의 반주부에 바이올린의 경쾌한 가락이 얹혀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처음의 멜로디가 재현되는 세도막 형식의 곡입니다.
원래 ‘가보트’라는 명칭은 ‘Pays de Gap’이라는 지역의 주민을 뜻하는 단어인 ‘가보츠(Gavots)’라는 단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에 17세기 프랑스의 궁정을 중심으로 궁정무곡을 칭하는 단어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교향곡의 아버지 고섹
고섹(Gossec)은 벨기에 출생입니다.
어릴 적부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던 그는 1751년에 파리로 이주하면서 음악의 나래를 펼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 순간 또한 프랑스 파리에서 맞이합니다.
타국생활이지만 프랑스에서 음악인으로서의 고섹은 “프랑스 교향곡의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그 위상의 표현이 가능할 듯 싶습니다.
고섹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곡가 장 필립 라모의 제자로서 바이올린과 베이스를 연주하였으며 교향곡과 오페라를 작곡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특히 그는 프랑스교향곡의 기초를 닦는 중요한 공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바로크 시대만 해도 작곡가 쿠프랭, 라모 등을 위시하여 남부럽지 않게 꽃피웠던 프랑스의 클래식 음악은 고전 시대에 들어와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프랑스 혁명’이라는 국가적인 위기에 봉착되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이 국가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가운데서 문화예술 방면의 발전은 당연히 기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프랑스혁명이 일어났을 때 군악대장으로서 군대음악, 애국음악 작곡 등의 활동을 하며 바로크에서 고전으로 이어가는 과도기음악의 가교를 놓았습니다. 그리고 혁명이 지난 후에는 파리음악원의 교수로서 후학양성에 힘쓰며 그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벨기에의 피가 흐르지만 프랑스인이었던 고섹의 음악활동은 그리하여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 이후 암흑에 처할 뻔했던 프랑스의 고전 시대 클래식음악의 양식을 확립하고 명맥을 이어나가는 큰 역할을 맡은 것입니다.
그의 음악은 대중성을 지향했습니다
‘근대 화성학의 아버지’라 칭함을 받았던 스승 라모의 영향을 받아 화성과 질감이 좋아 안정되고 깨끗함도 자랑합니다. 고섹이 지은 가보트는 나이 어린 어린이가 듣고 연주해도 어울릴만한 발랄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랑 받을 만 하지요?
수백 년이 지나도록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곡들 대부분은 멜로디가 단순하면서도 감정을 울리는 임펙트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무슨 분야이든 ‘진짜 오래도록 인정받는 가치는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다’라는 가치철학의 동일성도 고섹의 가보트가 주는 울림입니다.
[프로필] 김지연
•(현)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이레피아노원장
•(현)레위음악학원장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수석교육이사
•(현)아이러브뮤직고양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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