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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클래식&차한잔]조지 거쉰 ‘썸머타임’(George Gershwin, ‘Summertime’)

 

긴장된 몸을 릴렉스하며 무심코 흘려듣기엔 재즈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듣다 보면 어느새 몸이 리듬을 타고 손가락이든 발가락이든 꿈틀거리며 바운스를 맞추곤 합니다. 요즘 제 인싸템이네요.

 

‘재즈’ 하면 다양한 악기를 즉흥으로 연주하는 연주자와 흐늘흐늘 리듬을 타는 흑인들의 자유로운 몸짓이 함께 연상이 됩니다.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그들만의 부드러운 흥이 매력적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을 죽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일이 불쏘시개가 되어 미국 전역에 시위가 벌어지고 인종차별에 대한 흑백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명작오페라 ‘포기와 베스’는 다문화 다인종의 콜라보입니다

 

〈포기와 베스〉는 흑인의 삶과 슬픈 사랑을 다룬 미국오페라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썸머타임’은 〈포기와 베스〉의 1막 1장에 나오는 노래로써 지금까지도 다양하게 편곡되어 사랑받고 있는 유명한 곡이죠.

 

작곡가인 ‘거쉰(Gershwin)’의 음악은 흑인의 재즈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실제로 찰스톤

 

근처에 살면서 그들의 음악과 생활방식을 모두 배워가며 작곡하였다고 합니다. 흑인의 블루스 어법을 가져와서 재즈와 클래식의 결합을 이룬, 이전에는 없던 독특한 음악극을 만들어내었지요.

 

‘포기와 베스’는 다양한 장르의 생소한 조합으로 인해 초연의 혹평도 있었지만, 결국 오페라와 뮤지컬 양쪽 모두에서 인정을 받는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이 오페라의 원작은 베스트셀러소설 〈포기〉인데 이 글의 작가 ‘헤이워드’는 유서 깊은 집안 출신의 백인입니다.

 

그는 노예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흑인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그것을 소설로 옮겨 〈포기〉라는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지요. 이에 유태계 러시아 이민자인 ‘거쉰’이 음악을 맡으면서 재구성하여 무대에 올리게 된 것입니다.

 

한편, 〈포기와 베스〉의 무대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등장인물은 모두 흑인으로 캐스팅되었습니다. ‘정통 백인 가문의 작가’, ‘러시아 이민자출신 작곡가’, ‘흑인 배우’들이 만들어낸 성공적인 콜라보입니다.

 

하지만 멋진 미국을 만든 주역이 어디 이 오페라 작품뿐이겠습니까, 음악 뿐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쳐 오늘날의 초강대국 미국은 다인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룩한 나라인 것을 인정하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인한 흑백갈등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 같습니다.

 

썸머타임

 

‘썸머타임’은 극 중 어부 ‘제이크’의 아내 ‘클라라’가 한 살짜리 아기에게 불러주는 자장가입니다. 술과 마약, 도박, 살인이 일어나는 빈민가의 비참한 삶이지만 자장가의 가사만큼은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여름날에는 사는 것이 편안하단다.

물고기는 튀어오르고

면화는 높게 자라지.

오! 네 아빠는 부자고

네 엄마는 미인이란다

그러니 쉿, 아가야. 울지 말아라

어느 날 너는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로 날아오를거야.

아침이 올 때까지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할거야

아빠와 엄마가 지켜줄게”

 

흑인엄마 클라라는 ‘아기가 어른이 되는 그 때에는 그들도 좀 더 날갯짓할 수 있는 세상이 되겠지’ 염원을 노래에 담아 부릅니다.

 

이번 사건으로 생을 마감했던 조지 플로이드가 마지막으로 외친 단어가 ‘어머니!’ 였다는 말에 가슴이 아렸습니다. 이 자장가를 들으며 편히 눈을 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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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