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0.3℃
  • 맑음강릉 6.6℃
  • 맑음서울 1.0℃
  • 맑음대전 4.4℃
  • 맑음대구 4.4℃
  • 맑음울산 5.0℃
  • 맑음광주 5.7℃
  • 맑음부산 6.6℃
  • 구름조금고창 4.5℃
  • 구름많음제주 8.7℃
  • 맑음강화 1.3℃
  • 맑음보은 2.2℃
  • 맑음금산 3.3℃
  • 맑음강진군 6.6℃
  • 맑음경주시 4.9℃
  • 맑음거제 5.5℃
기상청 제공

문화

[클래식&차한잔]‘라 트라비아타’ 中 ‘축배의 노래’

La Traviata. 'Brindisi'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이른 봄추위가 코끝에 남아 아직도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추위를 무릅쓰고 붉게 피어 올라오는 동백꽃이 기특하고 사랑스럽더군요.


하지만 제 딴에는 안간힘을 써서 추위를 뚫고 꽃을 피웠을 텐데, 일주일도 채 살지 못하고 바로 저버리는 모습을 보니 짠한 맘이 드네요.


겨우 일주일 살 거면서 그리 화려하고 붉었나! 아니, 짧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화려함을 뽐내었어야만 했나!


동백꽃의 여자 ‘춘희(椿嬉)’를 아시지요.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 1824-1895)’ 의 소설에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입니다. 동백꽃을 항상 몸에 지니고 있어서 생긴 별명인데 동백꽃만큼이나 화려하고 짧게 생을 살고 간 여인이지요.


뒤마의 작품 ‘춘희(椿嬉)’는 소설로서 성공한 후 ‘베르디(Giuseppe Verdi)’에 의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로 재탄생되어 오늘날도 여러 차례 무대에서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걸작이 되었습니다.


소설 ‘춘희’는 고급 매춘부 ‘마르그리트 고티에’와 프랑스 상류층의 청년 ‘아르망’과의 아픈 사랑을 그린 자전적 소설입니다.


작가인 ‘뒤마’는 그 자신이 당시 지성과 교양, 아름다움을 두루 갖춘 고급 매춘부 ‘마리 뒤플레쉬’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되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고 결별했다가, 마리가 죽은 이듬해에 이루지 못한 자신의 사랑을 추억하고 단숨에 이 소설을 완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후에 ‘베르디’는 이 이야기에 감명을 받아 오페라 작품으로서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를 재탄생시킵니다. ‘라 트라비아타’라는 뜻은 ‘타락한 여인’, 즉 ‘창녀’라는 뜻입니다.


이 소설을 접했던 당시 베르디 또한 소프라노 가수 ‘주세피나 스트레포니’와 사회 관습적으로 허락받지 못한 사랑을 하고 있던 터라 더 깊은 공감이 되었던 것이 작곡동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여주인공 ‘비올레타’를 가수경력의 매춘부로 설정한 것에서 베르디의 숨은 속뜻을 헤아려 볼 수 있겠지요.


당시 프랑스사회의 위선으로 인해 본인의 사랑이 희생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만든 시대 반항적인 작품이었던 만큼, 이 공연이 초연될 당시에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고 합니다.


당시 귀족중심사회의 허세와 관습을 은근히 비꼬는 듯한 설정들과, 무엇보다도 여주인공인 ‘비올레타’ 가 그 당시 사회가 대중적인 공감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매춘부였기 때문이었지요.


초연의 실패 후 베르디는 극의 시간적 배경을 100년 전으로 돌리고 대본을 다시 수정하여 막을 올렸고, 그 결과 ‘라 트라비아타’는 ‘리골레토’와 함께 베르디의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로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연된 ‘유럽 오페라’라는 (1948년 명동 시공관) 기록을 남기기도 했던 의미있는 작품입니다.


‘라 트라비아타’는 여주인공이 계속해서 무대에 등장하며 큰 축을 담당하는 형태의 오페라입니다.


‘비 올레타’를 맡은 가수는 ‘콜로라투라(coloratura)’, ‘스핀토(spinto)’, ‘드라마틱(dramatic)’ 소프라노가 모두 요구되는 어려운 역이고 고난도 테크닉을 모두 구사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노래실력뿐 아니라 큰 폭으로 변화되는 감정선까지 모두 표현해내는 연기력까지 요구하기 때문에 여배우의 캐스팅이 공연의 성패를 좌우하는 절대적인 조건이 되었습니다.


특히 1958년 런던 왕립오페라극장의 ‘라 트라비아타’에서는 내면의 격정과 비브라토를 뿜어내는 창법으로 유명한 ‘마리아 칼라스’가 그 비운의 여주인공역을 담당해 갈채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축배의 노래’는 제1막에서 등장하며 비올레타를 남몰래 짝사랑하는 알프레도가 파티장에서 처음으로 그녀를 대면하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프랑스 상류층의 남자들이 술 마시며 즐기는 파티장이 무대인데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에게 술을 마시며 관심을 표현하고 비올레타는 그를 살짝 외면하는 그런 설정이죠.


“마시자, 마시자, 즐거운 잔 속에
참 고운 꽃 피어오른다.
덧없이 흐르는 살 같은 세월,
이 잔으로 즐기자.
사랑의 잔, 흥분 속에서
이 잔을 마셔보세
참 고운 그대 눈앞에
모든 근심 사라지네
마시자, 사랑의 잔 속에
참 행복 얻으리”.


요즘은 만남도 헤어짐도 너무나 쉬운 것 같습니다. 심지어 간결한 인스턴트식 사랑이 ‘세련’되고 ‘쿨’하다는 인식을 주기까지 하지요.


오래된 소설 속의 신파적인 사랑처럼 비춰질지 모르지만, 꽃들이 만발한 봄기운 탓인지 낭만감정에 빠져 들다보니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순애보가 무척 귀해 보입니다. 음악을 들으며 ‘촌스러운’ 사랑소설이나 한 권 읽어야겠습니다.

 

 

‘라 트라비아타’ 줄거리


귀족청년 알프레도는 사교계의 꽃 고급 매춘부인 비올레타를 사랑하게 되어 마음을 고백하지만 비올레타는 계속해서 그를 외면한다. 그녀는 자신의 결핵이 위중함을 알프레도가 알았음에도 더욱 구애하며 매달리는 그의 진심을 깨닫고 마침내 마음을 열어 사랑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알프레도 아버지의 반대로 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의 행복을 위해 거짓으로 자신의 변심을 알리며 그를 떠난다. 비올레타의 진심을 알지 못하는 알프레도는 모진 말로 비올레타를 비난하고 결국 그녀는 그 충격으로 쓰러진다. 아버지의 뒤늦은 고백으로 그제서야 일의 내막을 알게 된 알프레도는 죽어가는 비올레타를 찾아가 속죄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의 품에서 죽게 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