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7 (일)

  • 맑음강릉 33.9℃
기상청 제공

문화

[클래식&차한잔] 겨울바람 – Chopin Etude op.25, No.11 in a minor ‘Winter Wind’-

 

‘겨울바람(부제)’은 1836년에 작곡된 쇼팽의 피아노 에튜드 중 한 곡입니다.

에튜드 중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곡이지요.

 

쇼팽은 에튜드를 작곡할 때 그저 테크닉을 기르기 위한 훈련곡으로서의 기능만이 아닌, 예술적 아름다움까지 겸비해놓고 어느 무대에서든지 연주곡으로도 손색이 없게 작곡하였습니다.

 

곧 겨울바람이 불어 닥칠 터이니 미리 마음준비 단단히 해놓으라는 듯 한 전주와도 같은 4마디의 Lento(매우 느리게), 그리고 그 후에 Allegro con brio(힘차고 빠르게)로 이어지는 오른손의 거침없는 질주는 곡이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쉴 틈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연주자도 청중도 정신을 못 차리게 합니다. 오른손이 바삐 휘몰아치는 동안 왼손은 무겁고 웅장한 저음부에서 노래를 만들어 갑니다. 의미심장하면서도 농도 짙은 유연성이 필수인 왼손의 노래는 오른손의 16분음표의 부서지는 듯 한 빠른 진행과 대비가 됩니다.

 

쇼팽(Fryderyk Franciszek Chopin,<br>
1810~1849)
▲ 쇼팽(Fryderyk Franciszek Chopin,
1810~1849)

쇼팽의 겨울

‘겨울바람’이라는 제목은 대부분의 쇼팽곡들이 그렇듯 쇼팽이 애초에 제목을 지어놓고 만든 것이 아니고, 곡의 느낌을 살려 후대의 음악인들에 의해 붙여진 것입니다.

 

하지만 유독 폐가 약해서 겨울의 추위와 바람을 두려워했던 쇼팽이기에 겨울바람을 연상시키는 이 속주곡을 작곡하며 어떤 쾌감을 느끼진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그것이 거센 바람이든, 결코 평탄치 않은 자신의 힘든 운명이든 정면대결하며 음악으로라도 다스려 보려 하진 않았을까. 시기적으로 이때는 쇼팽이 사랑했던 여인과의 결혼이 무산된 직후이며, 운명의 여인 조르주 상드를 만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즈음입니다. 아이가 있는 여류소설가와의 사랑으로 세간의 질타를 받고 두려움에 빠진 그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미리 선전포고를 하는 듯 합니다.

 

날씨도 춥고 경제도 춥고… 춥고 추운 사건사고가 가득했던 1년이지만 쇼팽의 음악에 의지하여 일어나 보시지요. 단조이지만 은근히 쾌감이 있습니다. 세파가 아무리 거세게 다가오더라도 평정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용감한 노래를 이어가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쇼팽의 이 겨울바람을 들려드립니다.

 

쇼팽의 ‘겨울바람’ 듣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격동과 혼동을 이기는, 통통정정기기직직학학(統統政政企企職職學學)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작년 12월에 느닷없이 터진 비상계엄, 그리고 탄핵, 대선, 그에 따라 벌어진 국민 간의 분열과 혼란은 그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을 격동의 아수라장으로 내몰리게 했다. 이 여파로 경제는 곤두박질, 어려워진 민생과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모든 국민들의 마음 속은 불안과 두려움으로 새까맣게 타고 들었다. 누구를 만나던 정치 얘기 끄집어내면 서로 얼굴을 붉히고 가족 간에도 정치 얘기로 언쟁이 높아지고 사람들 간의 교류가 화기애애보다는 앙앙불락의 분위기가 드세다. 드디어 새로운 정치권력을 선택하기 위한 대선의 여정이 바야흐로 끝나 엄정한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 새정부가 들어섰다. 새정부의 과제는 무엇일까? 독립투사인 김구 선생은 평소 얘기한 나의 소원으로 첫째 독립, 둘째도 독립, 셋째도 완전한 독립이라 천명했다. 이 시국에 우리 국민들의 소원도 첫째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안정된 민생이라 천명하고 싶을 정도로 국민들 개개인의 생활안전과 소득이 대내외적의 변수로 인해 앞날을 가름하길 힘들 정도로 암울하다. 온갖 학자와 정치가들이 짖어대는 경제회복의 전략을 보면 하늘의 뜬구름 잡는 미사여구의 입방아에 불과하다. 필자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