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국세청이 한국공항공사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졌다.
5일 사정기관과 세무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7월 말경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원들을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한국공항공사에 판견, 오는 9월 말까지 일정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014년 국세청 정기세무조사에서 법인세와 부가세 등 42억1천만원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번 세무조사도 2014년 이후 5년 만에 받는 정기세무조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주로 대기업을 대상으로 4~5년마다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를 추진하는 부서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세금 탈루 정황이 포착되거나 장부나 서류 등의 제출을 지연하여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 납세자보호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조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등 국내 14개 지방공항(인천 제외)을 관리·운영하고 항공 종사자 양성, 공항 개발, 항공기 정비, 비행장 신증설·개량, 항공교통 연계 교통시설 설치·운영, 공항 관련 조사 연구·기술 개발, 공항소음 대책 사업 등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그동안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는 공공기관 중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의 온상이었다. 지금까지 역대 사장 11명 중 내부 승진자는 당시 부사장이었던 성시철 사장 단 1명뿐이다. 그 외 공군·건설교통부 출신 등 업무 연관성이 있는 사장 3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모두 공항 업무와 관련이 없는 경찰청장 등 비전문가들이 자리를 독식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손창완 사장도 전 경찰대학 학장 출신으로 전임 사장들과 마찬가지로 ‘낙하산 인사’로 낙점됐다. 이번 세무조사는 손 사장 취임 후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매출액 9096억6천만원, 영업이익 1526억억3천만원, 당기순이익 1239억8천만원을 거둬 매출은 2017년 보다 3%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3%, 35% 감소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748억원으로 전년 동기 798억원 대비 6.2%(5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악화 원인은 인건비·협력업체용역비·감가상각비 등 인력과 시설에 대한 고정비용 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국내 공항 14곳 가운데 적자공항이 10곳이나 된다. 100억원 이상 적자를 낸 공항도 무려 5곳(무안, 여수, 양양, 울산, 포항)이나 된다. 이밖에 청주, 사천, 광주공항, 원주, 군산공항 등 5곳도 수십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반면 순이익을 낸 공항은 김포공항 1252억원, 김해공항 1239억원, 제주공항 810억원, 대구공항 111억원 등 4곳이 흑자를 내 다른 공항의 적자를 메우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기업 법령에 따라 정기적으로 받는 조사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세무조사 진행관련 확인은 수검기관 입장에서 따로 말씀드릴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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